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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기호 글자체 디자인의 공업상 이용가능성 요건에 관한 판결(확정)-특허법원 2020. 5. 8 선고 2019허6273 판결- 조국현 변리사

    조회수
    327
    작성일
    2022.12.19
1. 들어가며 

 

 
기고자는 2019. 9월 특수기호 글자체 디자인의 공업상 이용가능성 요건을 부정한 특허심판원의 심결(2018원2732 거절결정불복)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 심판청구인(출원인)은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이에대한 특허법원의 판결이 있었으므로 이에 대해 추가로 소개하고 검토하고자 합니다.
 
2. 이 사건의 개요
 
출원인(미국 A회사)은 2017. 6. 30. 아래와 같은 “지정글자 도면”, “보기문장 도면”, “대표글자 도면”으로 대한민국 특허청에 “특수기호 글자체 디자인”을 출원하였고, 심사관은 이 사건 출원디자인의 “지정글자 도면”에 도시된 특수기호가 디자인보호법 시행규칙 [별표 1]에 규정된 특수기호와 일치하지 않아 출원된 디자인은 공업상 이용가능성 요건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거절결정을 하였으며, 출원인은 이에 불복하여 거절결정불복심판을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은 이를 2018원2732 사건으로 심리하여 2019. 7. 24. 청구를 기각하는 심결을 하였습니다. 그 이후 출원인은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특허법원은 2019허6273 사건으로 심리하여 2020. 5. 8. 특허심판원과는 다르게 이 사건 출원디자인의 공업상 이용가능성 요건이 충족된다고 판단하여 심결을 취소하였습니다(확정).
 
[출원인이 출원한 특수기호 글자체 디자인의 도면]

 

[디자인보호법 시행규칙 별표 1에 규정된 특수기호 글자체 도면]

 

 
즉, 출원인이 특수기호 글자체 디자인을 출원하면서 “보기문장”과 “대표글자”의 특수기호는 디자인보호법 시행규칙 [별표 1]에 규정된 특수기호와 일치되게 도시하였으나, “지정글자(119자)”의 특수기호는 [별표 1]에 나열된 특수기호 중 61개 기호(* 、 。 ‥ ∥ 〈〉《》「」『』【】∴ ° ℃ Å ♂ ♀ ∠ ⊥ ⌒ ∂ ∇ ≡ ≒ ※ ☆ ○ ◎ □ △ → ← ∝ ⊂ ⊃ ∨ ∀ ∃ ′ ː ∮ Σ Π ¤ ℉ ‰ ◁ ◀ ⊙ ◈ ▣ ◐ ♭ ♩ ♪ ♬ ㉿ Ω)를 도시하지 않았고, [별표 1]에 나열되지 않은 특수기호(뒤집힌 물음표, 세계 각국의 환율 단위 등) 44개를 추가로 도시하여 출원한 사안에 대하여 특허청 심사관과 특허심판원은 글자체의 구체성과 성립요건 결여로 공업상 이용가능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으나, 특허법원은 공업상 이용가능성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상반된 판단을 하였습니다.
 
3. 특허법원 판결(확정) 요지
 
가. 디자인보호법 시행규칙 [별표 1]은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고 대외적 구속력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시행규칙은 디자인보호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 기하여 제정된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서 그 규정의 위임 근거인 상위법령의 위임 범위와 취지를 벗어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하여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법규적 효력을 가지는 것이나, 디자인보호법 시행규칙 [별표 1]은 디자인보호법 제2조 제2호(글자체 정의)나 같은 법 제33조 제1항(공업상 이용가능성)으로부터 “글자체 디자인의 공업상 이용가능성”에 관한 구체적인 의미나 정의 등 디자인 등록요건에 관한 사항을 위임받은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지 않고 단지 특허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여 출원디자인의 도면이 [별표 1]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바로 공업상 이용가능성 요건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 설령 [별표 1]이 디자인등록 요건에 관하여 모법(디자인보호법)의 위임을 받은 것이라 하더라도, [별표 1]은 “글자체 디자인의 공업상 이용가능성”에 관한 예시적 규정으로 해석할 수 있을 뿐이다.
설령 [별표 1]이 공업상 이용가능성 요건에 관하여 모법(디자인보호법)의 위임을 받은 것이라 하더라도, 관련 규정의 문언에 비추어 볼 때 글자체 디자인이 [별표 1]이 정한 지정글자, 보기문장 및 대표글자를 포함하는 경우 그 등록요건을 판단하는 데 충분한 글자체가 적힌 것으로 간주해 주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 [별표 1]에서 정한 119자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특수문자가 기록이나 표시 또는 인쇄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 [별표 1]의 제정 경위를 보면, 위 [별표1]의 특수문자의 지정글자를 정하는 데 있어서 전체 특수기호 924자 중 국내 글자체 개발사가 기본적으로 디자인하는 특수기호를 참고하여 119자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 이후 개정된 디자인보호법 시행규칙 [별표 1]의 지정글자는 119자에서 16자로 대폭 축소하였는데, 이는 출원 시 사용 의사와 무관하게 불필요한 기호까지 과도한 도시를 요구하여 출원인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하였기에 거래실정 및 출원인 희망에 따라 지정글자 도면상 기호 개수를 최소화하여 출원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 개정된 디자인보호법 시행 규칙에 의하면 지정글자 16자가 적힌 경우 등록요건을 판단하는 데 충분한 글자체가 적힌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종합하면 [별표 1]은 “글자체 디자인의 공업상 이용가능성”요건에 관한 예시적 규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 이 사건 출원디자인은 통상의 디자이너가 경험칙에 의하여 디자인의 요지를 충분히 특정할 수 있을 것으로서 공업상 이용가능성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출원디자인을 [별표 1]과 대비할 때 누락되거나 추가된 글자가 있다고하여 바로 공업상 이용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고, 글자체의 형태 및 특징을 볼 때 한 벌 전체로서의 글자꼴이 같은 경향, 같은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어 통상의 디자이너가 경험칙에 의하여 디자인의 요지를 충분히 특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 개정된 디자인보호법 시행규칙 [별표 1]의 지정글자는 16자로 이루어져 있고, 보기문장은 위 지정글자와 같으며, 대표글자는 6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사건 출원디자인은 개정된 디자인보호법 시행규칙 [별표 1]에서 규정하는 지정글자, 보기문장 및 대표글자를 모두 포함하고 있으므로 개
정된 디자인보호법 시행규칙을 근거로 등록요건을 판단하는 데 충분한 글자체가 적힌 것으로 볼 수 있고, 글자체의 공통적인 스타일, 서법을 도출해내는 것 역시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출원디자인은 통상의 디자이너가 경험칙에 의하여 디자인의 요지를 충분히 특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공업상 이용가능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4. 시사점
 
1) 디자인보호법 시행규칙 [별표 1]은 특허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한 것으로서 글자체(한글 글자체, 영문자 글자체, 숫자 글자체, 특수기호 글자체, 한자 글자체) 디자인의 공업상 이용가능성 요건을 판단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예시적 규정에 해당하므로 글자체 디자인을 출원하는 경우 반드시 [별표 1]에 나열된 모든 글자를 도시하여 출원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2) [별표 1]에 나열된 모든 글자의 글자체를 개발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기록이나 표시 또는 인쇄 등에서 사용될 수 있는 글자체” 일부만을 개발하여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3) 글자체 디자인의 공업상 이용가능성 요건을 판단함에 있어, [별표 1]에 나열된 모든 글자가 도시되어 있는지 여부는 고려사항이 아니고 도시된 글자체만으로 통상의 디자이너가 경험칙에 의하여 글자체 디자인의 요지를 충분히 특정할 수 있는지 여부와 기록이나 표시 또는 인쇄에 사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공업상 이용가능성 요건의 충족 여부를 판단하여야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끝.

 

변리사 조국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