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블로그의 선행적격성에 대한 판단
- 조회수
- 278
- 작성일
- 2018.08.23
І. 들어가며
요즘 인터넷 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개인 SNS 및 블로그 등에는 많은 정보들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정보들은 사실에 입각한 것 일수도 있으며, 구체적인 근거가 없는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이 반영된 정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인터넷 상에 공개된 정보는 특허법에서 규정된 신규성 거절이유 및 진보성 거절이유의 판단 근거가 되는 '선행문헌'의 자격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인터넷 상에 공개된 내용(예를 들면, 개인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으로 인해 특허출원한 발명이 특허등록까지 이어지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존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인터넷 상에 공개된 정보의 선행발명 적격여부는 개별 사안에서 구체적으로 판단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지만, 최근 개인 블로그에 게재한 글에 대한 선행발명 적격여부를 판단한 특허법원 판례가 존재하여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Ⅱ. 2017허7937 거절결정(특) 판결
1. 이 사건 심결의 경위
1) 원고의 이 사건 출원발명에 대하여 특허청 심사관은 2015. 8. 19. “선행발명 1과 이 사건 출원발명은 고욤나무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한다는 점에서 동일하고 용도에 있어서 차이가 있으나 선행발명 2에 고욤나무 잎을 재취하여 증차로 만든 것이 치매, 뇌졸중 등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개시되어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출원발명의 출원명세서상 청구항 1 내지 9는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하 ‘통상의 기술자’라 한다)이 선행발명 1, 2를 결합하여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어서 진보성이 부정된다.”라는 취지의 의견제출통지를 하였고, 이에 원고는 2015. 10. 14. 이 사건 출원발명의 청구항 2, 3의 오기를 정정하는 취지의 보정서 및 ‘이 사건 출원발명은 선행발명 1과 용도가 다르고, 선행발명 2는 선행기술로서의 적격성이 없으므로, 선행발명 1, 2에 의하여 이 사건 출원발명의 진보성을 부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특허청 심사관은 원고의 이러한 보정서 및 의견서 제출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제1항 내지 제9항 출원발명은 선행발명 1 및 2에 의하여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출원발명에 대하여 거절결정을 하였다.
2) 원고는 2016. 1. 8. 특허심판원 2016원118호로 위 거절결정에 대한 불복심판청구를 하였다. 그러나 특허심판원은 2017. 10. 26. 이 사건 제5항 출원발명은 다음과 같은점에서 선행발명 1 및 2의 결합에 의하여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이유로 원고의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심결(이하 ‘이 사건 심결’이라 한다)을 하였다.
① 이 사건 제5항 출원발명은 선행발명 1과 고욤나무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식품 조성물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② 이 사건 제5항 출원발명은 용도가 뇌질환 예방 또는 개선이지만 선행발명 1은 용도가 주로 비만 예방 또는 개선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나, 이 사건 제5항 출원발명의 이러한 용도는 선행발명 1에 기재된 고욤나무에 대한 최근 보고사항 및 선행발명 2의 기재내용으로부터 용이하게 도출할 수 있으며, 그 효과도 예상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
2. 특허법원의 판단
가) 선행발명 2의 선행발명 적격 여부
(1) 선행발명 2(갑 제11호증, 을 제2호증)는 ‘야생 녹차밭에 자생하는 고욤나무 잎을 채취하여 증차로 만든 감잎차’를 판매하는 사람이 자기의 네이버 블로그에 자기가 생산ㆍ판매하는 고욤나무 잎차를 광고하기 위하여 게재한 글로 보인다. 이처럼 개인 인터넷 블로그에 게재된 광고성 글인 선행발명 2에는 고욤나무 잎차의 효능에 관하여 아무런 근거 없이 “비타민 C 다량함유로 레몬의 20배 이상입니다. 칼슘과 타닌 성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고혈압, 동맥경화, 치매, 뇌졸중에 좋다고 합니다. 질병의 저항력을 높이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줍니다. 어린이, 임산부(태아의 골격형성에 도움), 여성의 피부미용에 좋다고 합니다.”라고 하여 막연히 전언(傳言)하는 취지로만 기재하였을 뿐 그러한 효과에 대한 아무런 근거나 전거(典據 典據 )를 제시하지 아니하였고, 선행발명 2의 작성자가 직접 그러한 효과를 실험 등을 통하여 확인하였다는 것도 아니며, 그러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실험자료 등이 함께 게재된 것도 아니다. 또한, 선행발명 2의 작성자가 이 사건 출원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의 전문가 내지 통상의 기술자도 아닌 것으로 보이며, 달리 선행발명 2에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 2의 위와 같은 기재 를 신뢰할만한 아무런 근거도 나타나 있지 아니하다. 따라서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 2의 위와 같은 기재를 보고 고욤나무 잎차에 고혈압, 동맥경화, 치매, 뇌졸중 등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인식하거나 그러한 효과가 있다고 합리적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므로, 선행발명 2는 이 사건 출원발명의 진보성을 부정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이 사건 출원발명의 명세서 중 발명의 설명에 고욤나무 열매가 전통의료 분야에서 ‘진정제, 진해제, 항균제, 항당뇨제, 항암제, 수렴제, 완화제, 영양제 및 해열제’로 사용되었다거나 ‘설사, 마른기침, 고혈압’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었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으나, 이러한 고욤나무 열매의 약리적 적응증과 선행발명 2에 기재된 고욤나무 잎차의 약리적 적응증이 다른 점을 고려하면, 통상의 기술자로서는 이 사건 출원발명의 명세서의 위와 같은 기재를 참작하더라도 선행발명 2의 위와 같은 기재로부터 고욤나무 잎차에 고혈압, 동맥경화, 치매, 뇌졸중 등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인식하거나 그러한 효과가 있음을 합리적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 이에 대하여 피고는, 선행발명 1(갑 제10호증)에 ‘고욤나무 추출물은 플라보노이드 성분을 함유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뇌세포 보호작용, 항산화 및 항암 효과 등이 있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고, 플라보노이드가 항산화 효과 및 뇌세포 보호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은 통상의 기술자에게 잘 알려진 기술상식이므로, 통상의 기술자로서는 선행발명 2의 위와 같은 기재를 보고 고욤나무 잎차에 고혈압, 동맥경화, 치매, 뇌졸중 등에 좋은 효과가 있음을 인식할 수 있으며, 따라서 선행발명 2는 이 사건 출원발명에 대한 선행발명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주장과 같이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항산화 효과 및 뇌세포 보호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 통상의 기술자에게 잘 알려진 기술상식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 2의 위와 같은 기재로부터 고욤나무 잎차에 고혈압, 동맥경화, 치매, 뇌졸중 등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인식하거나 그러한 효과가 있음을 합리적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선행발명 1로부터의 용이 도출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선행발명 1(갑 제10호증)에 ‘고욤나무 추출물은 플라보노이드 성분을 함유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뇌세포 보호작용, 항산화 및 항암 효과 등이 있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는바, 이러한 선행발명 1의 기재에 피고 주장과 같이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항산화 효과 및 뇌세포 보호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 통상의 기술자에게 잘 알려진 기술상식이라는 점을 보태어 고려하더라도, 그러한 점만으로는 통상의 기술자가 고욤나무 추출물이 뇌질환 예방 또는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인식하거나 그러한 효과가 있음을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 1로부터 위와 같은 차이점을 극복하고 이 사건 제5항 출원발명을 쉽게 발명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Ⅲ. 결어
본 판례에서는 개인 블로그에 게재된 광고성 글에 대하여, i) 막연히 전언(傳言)하는 취지로만 기재하였을 뿐 그러한 효과에 대한 아무런 근거나 전거(典據 )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 ii) 블로그에 글을 게재한 작성자 구체적으로 효과를 확인하였다고 볼 수도 없고, 그러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실험자료 등이 게재되지 않았다는 점, iii) 작성자가 해당 기술분야의 전문가 내지 통상의 기술자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의 통상의 기술자가 상기 블로그의 기재를 신뢰할만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상기 블로그에 게재된 글을 진보성을 부정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아 선행발명의 적격성을 부정하는 취지로 판시하였습니다.
생각건대, 현재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정보들의 출처 및 근거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와 같은 정보들을 무조건적으로 선행발명으로 인정하기보다는, 인터넷에 게재된 정보를 신뢰할만한 합리적 근거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적극적으로 판단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