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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제품 수출의 간접침해 여부

    조회수
    203
    작성일
    2016.04.22
І. 사실관계

원고 甲은 이 사건 대상 물건(N95, N96)의 특허권자이고, 피고 乙는 N95 완성품, N95 및 N96의 각 반제품을 생산하여 수출하는 자이다. 이 사건 대상 물건인 N95 및 N96은 ‘양방향 멀티슬라이드 휴대단말기’이며 이러한 물건의 특허발명 특허권자인 甲은 휴대전화 단말기를 생산 및 수출한 乙 주식회사를 상대로 乙 회사의 제품이 甲의 특허권의 보호범위에 속한다고 주장하면서 특허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피고 乙은 N95 완성품을 국내에서 생산하여 수출함과 동시에 N95 및 N96의 각 반제품을 국내에서 제작하여 해외에 수출하고 해외에서 나머지 부분을 조립하여 N95 및 N96의 완성품을 생산하고 있다. 원고 甲은 이러한 피고의 행위가 원고의 특허권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침해한다면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한편 이 사건 피고 乙이 N95 완성품을 국내에서 생산하여 수출한 행위에 대하여 원심법원은 원고의 해당 특허권이 진보성이 결여되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권리남용으로 배척하고 대법원은 이 부분을 파기 환송하였으나, 이 사건 판결의 주요 쟁점은 피고가 각 특허발명품의 반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수출한 행위가 특허권의 간접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므로 이하에서는 특허권의 간접침해 성립여부에 관한 쟁점을 중심으로 판례의 태도를 검토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다시 요약하면 이 사건 원고는 N95 및 N96 ‘양방향 멀티슬라이드 휴대단말기’의 특허권자로서 이 사건  원고의 특허권은 특허발명 청구범위 제1항 발명 및 제2항 발명으로 구성된다. 피고는 N95 및 N96의 각 반제품(완성품의 일부)을 국내에서 생산하여 해외로 수출한 자이며 피고의 수출된 반제품과 결합하여 해외에서 이 사건 N95 및 N96의 각 완성품의 제작이 이루어졌다. 이에 원고는 피고의 행위가 원고의 특허권을 침해한다면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Ⅱ. 판결의 요지
1. 원심판결(서울고등법원 2014.5.29. 선고 2013나70790 판결)의 요지 
서울고등법원은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서 피고가 N95 및 N96의 각 반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하여 해외에 수출한 행위는 원고의 특허권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피고가 N95 및 N96의 각 반제품을 국내에서 제작하여 해외에 수출한 행위는 원고의 특허권 청구범위 제1항 및 제2항의 구성요소 일부를 갖추지 못하였다고 보아 반제품의 생산만으로 특허권의 직접침해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리고 특허권의 간접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특허가 물건의 발명인 경우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을 생산・양도・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그 물건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을 하는 행위를 업으로서 하는 경우에는 특허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한 것으로 본다’는 규정(특허법 제127조 제1호)의 해석에 있어서 그 물건의 「생산」의 의미를 국내에서의 생산으로만 한정하여 해석하여 생산이 국외에서 일어나는 경우에는 그 전단계의 행위가 국내에서 일어나더라도 특허권의 간접침해가 성립할 수 없다고 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N95 및 N96의 각 반제품을 제작하여 수출하고 해외에서 완성품을 생산한 행위는 동법의 ‘간접침해’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2. 대법원 판결의 요지
가. 반제품의 수출행위가 특허권의 직접침해인지 여부
대법원은 피고가 생산하여 수출한 N95와 N96의 각 반제품은 명칭을 ‘양방향 멀티슬라이드 휴대단말기’로 하는 이 사건 특허발명의 청구범위 제1항(이하 ‘이 사건 제1항 발명’이라고 한다) 및 제2항(이하 ‘이 사건 제2항 발명’이라고 한다)의 구성요소 일부를 갖추고 있지 아니하여 이를 생산하는 행위는 이 사건 제1항 및 제2항 발명의 각 특허권에 대한 직접침해로 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반제품의 수출행위가 특허권의 간접침해인지 여부

대법원은 ‘특허가 물건의 발명인 경우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을 생산·양도·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그 물건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을 하는 행위를 업으로서 하는 경우에는 특허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한 것으로 본다.’는 특허법 제127조 제1호 이른바 간접침해 규정에 관하여 이는 발명의 모든 구성요소를 가진 물건을 실시한 것이 아니고 그 전 단계에 있는 행위를 하였더라도 발명의 모든 구성요소를 가진 물건을 실시하게 될 개연성이 큰 경우에는 장래의 특허권 침해에 대한 권리 구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하여 일정한 요건 아래 이를 특허권의 침해로 간주하려는 취지라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동 조항을 해석함에 있어서 여기서 말하는 ‘생산’이란 발명의 구성요소 일부를 결여한 물건을 사용하여 발명의 모든 구성요소를 가진 물건을 새로 만들어내는 모든 행위를 의미하는 개념으로서공업적 생산에 한하지 아니하고 가공·조립 등의 행위도 포함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런데 간접침해 제도는 어디까지나 특허권이 부당하게 확장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실효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으로 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상 물건의 발명에 관한 특허권자가 그 물건에 대하여 가지는 독점적인 생산·사용·양도·대여 또는 수입 등의 특허실시에 관한 권리는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의 영역 내에서만 그 효력이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특허법 제127조 제1호의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에서 말하는 ‘생산’이란 국내에서의 생산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따라서 이러한 생산이 국외에서 일어나는 경우에는 그 전 단계의 행위가 국내에서 이루어지더라도 간접침해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결국 피고가 국내에서 생산하여 수출한 N95와 N96의 각 반제품은 모두 국외에서 완성품으로 생산되었으므로 이 사건 제1항 및 제2항 발명의 각 특허권에 대하여 특허법 제127조 제1호에 정한 간접침해 제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원심과 동일한 취지로 판결하였다.


특히 이 사건에서 전용품 생산의 장소적 제한이 국내로 한정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이에 대해서 대법원은 법리적으로 중요한 설시를 하였다간접침해를 구성하는 행위태양으로서의 생산이 이루어지는 장소적인 제한과 관련하여대법원은 “간접침해 제도는 어디까지나 특허권이 부당하게 확장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실효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그런데 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상 물건의 발명에 관한 특허권자가 그 물건에 대하여 가지는 독점적인 생산·사용·양도·대여 또는 수입 등의 특허실시에 관한 권리는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의 영역 내에서만 효력이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특허법 제127조 제1호의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에서 말하는 ‘생산’이란 국내에서의 생산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보았다이런 법리에 따라서 대법원은 생산이 국외에서 일어나는 경우에는 그 전 단계의 행위가 국내에서 이루어지더라도 간접침해가 성립할 수 없다고 보았다.


권리남용 여부에 대한 판단(특허무효의 명백성)

  대법원은 한손으로 기능키를 조작하는 사용방식을 전제로 하는 2개의 비교대상발명(이하 ‘비교대상발명 1’ 및 ‘비교대상발명 4’라 한다)에는 청구범위 제2(이하 ‘제2항 발명’이라 한다)의 구성 중 ‘상부본체가 하부본체에 대해 하측으로 상대 슬라이딩될 때디스플레이 창의 양쪽에 대칭이 되어 양손 조작이 가능하게 상부본체의 하측부에 제1기능 키패드부를 구비’하는 구성과 동일한 구성이 나타나 있지 않고비교대상발명 1의 본체와 비교대상발명 4의 폴더부를 결합하면 제2항 발명의 위 구성에 이를 수 있다는 암시·동기 등이 제시되어 있다거나통상의 기술자가 ‘상부본체가 하부본체에 대해 하측으로 상대 슬라이딩될 때디스플레이 창의 양쪽에 대칭이 되어 양손 조작이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용이하게 결합에 이를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비록 제2항 발명의 위 구성을 제외한 나머지 구성들이 비교대상발명 1, 4에 나타나 있다고 하더라도 비교대상발명 1, 4에 의해 진보성이 부정되어 특허가 무효로 될 것이 명백하다고 할 수 없는데도이와 달리 제2항 발명의 특허권에 기초한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보아 선택적으로 병합된 청구범위 제1항 및 제2항 발명에 기초한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함께 파기환송하였다.2)


III. 반제품 수출의 간접침해 여부

1. 특허법 제127조의 규정형식

가. 간접침해 제도의 의의

특허권의 침해란 정당한 권원이 없는 제3자가 특허발명에 대하여 독점배타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하며간접침해란 특허발명의 구성요소의 모든 것을 충족한 실시행위자에게 가담하거나 방조하는 등의 간접적으로 특허발명을 실시하는 행위를 의미한다.3) 한편 특허법 제2조 제3호에서는 특허권의 실시행위를 물건의 발명인 경우에는 그 물건을 생산·사용·양도·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그 물건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양도 또는 대여를 위한 전시를 포함한다이하 같다)을 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특허발명의 구성요소전부가 실시되는 경우에는 특허권 침해가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만약 특허발명의 구성요소일부만 실시하는 경우 그런 행위가 특허권침해가 아니라고 하면 그 부품을 생산하여 소비자가 이를 조립하게 되면 침해를 면할 수 있게 되므로 규정한 것이 간접침해제도이다특허권의 직접침해는 정당한 권원이 없는 제3자가 특허발명 자체를 업으로서 실시하는 행위를 의미하는데이와 달리 간접침해는 침해행위의 전단계로 볼 수 있는 예비적인 행위를 말한다.4) 예를 들어 특허권의 실시행위자에게 부수하여 그 물건의 생산에 사용하는 물건을 생산하거나 양도 하는 등 특허발명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가 간접침해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다.

간접침해는 발명의 모든 구성요소를 가진 물건을 실시한 것이 아니고 그 전 단계에 있는 행위를 하였더라도 발명의 모든 구성요소를 가진 물건을 실시하게 될 개연성이 큰 경우에는 장래의 특허권 침해에 대한 권리 구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하여 일정한 요건 아래 이를 특허권의 침해로 간주하려는 입법취지를 가지고 있는 조항이다간접침해 제도는 특허권이 부당하게 확장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실효성을 확보하는 양자의 균형이 실무상 중요하다.

  계쟁 형식과 관련하여법원은 “구 특허법(2006. 3. 3. 법률 제78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135조는 특허권자 또는 이해관계인은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를 확인하기 위하여 특허권의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같은 법 제127조 제2호는 특허가 방법의 발명인 때에는 그 방법의 실시에만 사용하는 물건을 생산·양도·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그 물건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을 하는 행위를 업으로서 하는 경우에 특허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한 것으로 본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으므로특허권자 또는 이해관계인은 그 방법의 실시에만 사용하는 물건과 대비되는 물건을 심판청구의 대상이 되는 발명으로 특정하여 특허권의 보호범위에 속하는지 여부의 확인을 구할 수 있다.”고 하여 권리범위 확인심판에서도 간접침해를 주장하여 권리범위에 대한 속부 판단을 할 수 있다고 한다.5)


나. 특허법 제127조 제1호

특허법 제127조 제1호는 이른바 간접침해에 관하여 “특허가 물건의 발명인 경우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을 생산·양도·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그 물건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을 하는 행위를 업으로서 하는 경우에는 특허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우리 특허법은 일본이나 미국에 비하여 전용물 침해(“-에만” 요건)를 요구하고 있어서 간접침해의 인정범위가 좁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태도는 일본의 구법과 같은 태도(소위 “のみ” 요건)로서 일본법은 전용물침해 이외에도 다른 유형의 간접침해를 입법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전용물 침해만을 인정하고 있어 특허의 간접침해는 인정되기 어렵다.이러한 간접침해에 관하여 특허법은 ‘특허가 물건의 발명인 경우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을 생산・양도・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그 물건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을 하는 행위’로 정의하고(특허법 제127조 제1호), ‘방법의 발명인 경우에는 그 방법의 실시에만 사용하는 물건을 생산・양도・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그 물건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을 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특허법 제127조 제2호).


2. 사안의 경우

이 사건 판례는 “간접침해 제도는 어디까지나 특허권이 부당하게 확장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실효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으로 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상 물건의 발명에 관한 특허권자가 그 물건에 대하여 가지는 독점적인 생산·사용·양도·대여 또는 수입 등의 특허실시에 관한 권리는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의 영역 내에서만 그 효력이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특허법 제127조 제1호의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에서 말하는 ‘생산’이란 국내에서의 생산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따라서 이러한 생산이 국외에서 일어나는 경우에는 그 전 단계의 행위가 국내에서 이루어지더라도 간접침해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판례는 특허권이 미치는 범위를 고려하여 간접침해 규정의 ‘생산’ 의미를 축소하여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이에 관하여 본 조항의 생산은 국내국외를 불문하고 그 물건의 생산에 사용하는 물건이면 가능하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이는 제품의 일부를 제작하여 이를 국외에서 조립하여 완성품을 생산한다면 이 또한 간접적으로 특허권자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이 사건 판례는 피고가 반제품의 형태로 N95, N96 제품을 생산하여 국외에서 완성품을 생산한 경우는 특허권이 국내에서만 효력을 미치는 것을 고려하여 특허법상 ‘생산’의 의미를 축소하여 해석하고 피고의 행위가 특허권의 간접침해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생각건대 특허 물건의 일부를 제작하여 구성부분 별로 해외에 판매하여 해외에서 조립하게 하는 행위도 사실상 특허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아야 특허권자가 폭넓게 보호될 수 있다고 본다또한 법률상으로도 생산의 범위에 관하여 국내국외 구분을 하고 있지 않으므로 판례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이미 현행 우리 특허법은 외국의 다른 법제와는 달리 간접침해의 범위를 축소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까지 그 범위를 축소하는 것은 우리법상 간접침해의 성립범위를 현저하게 축소하는 해석으로 귀결된다이 사건 판례의 태도는 특허권자의 보호에 충실하지 못하고 피고가 N95, N96의 각 반제품을 생산하여 외국으로 수출한 행위를 원고의 특허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포섭하기 위한 해석을 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IV. 판결의 의의와 과제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4다42110 판결은 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상 물건의 발명에 관한 특허권자가 그 물건에 대하여 가지는 독점적인 생산 등의 특허실시에 관한 권리는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의 영역 내에서만 그 효력이 미치는 것이므로, 특허법 제127조 제1호의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에서 말하는 ‘생산’ 역시 국내에서의 생산만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고, 이러한 생산이 국외에서 일어나는 경우에는 그 전단계의 행위가 국내에서 이루어지더라도 간접침해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일본의 동경지방재판소 등의 하급심 판결례와 같은 것이다. 


동시에 미국에서 특허법 제271조(f) 개정 당시의 문제점으로 제기된 사항이 우리나라의 법에서도 제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아직 일본 특허법 정도의 간접침해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 이런 점에서 간접침해의 문제는 향후 입법적으로 미국, 일본, 독일 등의 입법상황을 고려하여 정비를 위한 개정논의를 진행할 가치가 있는 주제이다.


우리 특허법이 외국의 다른 법률과 달리 특허침해자의 주관적 요건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인 내용으로 특허권의 간접침해를 규정하고 다양한 형태의 특허침해 유형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이 문제는 대법원의 판례를 통해서 법리로 해결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그러나 대법원이 이 사건 판결을 한 이상, 우리 법원은 미국 대법원이 특허법 제271조(f) 입법 전의 법문의 해석으로는 해외에서 직접침해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부분만이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를 우리 특허법 제127조에 의한 간접침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이제 입법의 문제가 되었다. 따라서 향후 특허법 제127조의 개정과 관련된 입법논의가 이 사건 판결과 관련하여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러한 방향의 특허법 개정은 특허권자의 특허권 보호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구체적인 사정과 정황을 토대로 특허침해를 구성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될 것이다. 다만 일본, 미국의 입법례를 참고하되 이러한 국가에서도 많은 논쟁이 있는 특허 침해 혐의자의 주관적 인식의 범위를 법률상으로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1) 필자는 간접침해에 대해서 다음의 2편의 선행연구를 하였다. 미국법상 주관적 요건의 의미에 대해서 최승재, “특허간접침해의 성립여부와 주관적 요건의 판단”, 정보법학 제15권 제2호, 한국정보법학회, 2011 및 우리 특허법상 전용물침해에 대해서 최승재, “특허간접침해의 판단과 상업적, 경제적 용도의 의미”, 특허법원 특허소송실무연구 2014.


2) 이 사건은 일부 단순병합, 일부는 선택적 병합이므로 일부는 파기환송하고, 나머지는 상고를 기각하였다(대법원의 결론을 보면, “이 사건 청구는 N95 완성품, N95 반제품, N96 반제품 각각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가 단순병합된 것이고, 위 각 제품별로는 이 사건 제1항 또는 제2항 발명의 특허권에 기초한 손해배상청구가 선택적으로 병합된 것이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N95와 N96의 각 반제품이 이 사건 제1항 및 제2항 발명의 각 특허권에 대한 침해제품이 아니라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반면, N95 완성품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의 판단과 관련하여 이 사건 제2항 발명의 특허권에 기초한 원고의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선택적으로 병합된 이 사건 제1항 및 제2항 발명에 기초한 N95 완성품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대법원 2015.07.23. 선고 2014다42110 판결)


3) 윤선희, 「지적재산권법」, 세창출판사, 2014, 129면


4) 대법원 2001. 1. 30. 선고, 98후2580 판결.


5) 특허법원 2007. 5. 23. 선고 2006허6679 판결(명칭이 “수제비의 제조방법 및 장치”인 등록발명은 스크류와 압출다이가 설치된 수제비 제조장치를 이용하여 수제비를 제조하는 방법의 발명이고, 확인대상발명은 압송스크류와 압출다이가 설치된 수제비 제조장치라는 물건의 발명으로 발명의 범주를 달리하고 있는바, 확인대상발명은 위 등록발명의 방법에 대응하는 ‘일정한 방법에 의하여 생산된 물건’으로 특정되어 있지 않고 ‘일정한 물건’으로만 특정되어 있으므로, 이 경우에는 확인대상발명의 수제비 제조장치가 위 등록발명의 실시에만 사용되고 있는 물건과 동일 또는 균등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면 되는데, 양 발명의 과제해결원리가 동일하지 아니하여 확인대상발명이 위 등록발명의 실시에만 사용되고 있는 물건이라거나 그와 동일 또는 균등물이라고 할 수 없어, 결국 확인대상발명은 위 등록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