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집행을 면하기 위한 공탁금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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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4.10.27
1. 들어가며
하급심에서 피고가 패소하고 상소하면서 원고의 가집행을 막기 위하여 강제집행 정지 신청을 하였고 인용되어 일정액의 현금을 공탁한 경우, 피고가 최종적으로 상급심에서 승소하면 법정이율과 공탁금 이율의 차액에 상당하는 금액만큼 원고 에게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는지 문제가 됩니다.
2. 민사소송법 규정 제215조(가집행 선고의 실효,가집행의 원상회복과 손해배상)
①가집행의 선고는 그 선고 또는 본안판결을 바꾸는 판결의 선고로 바뀌는 한 도에서 그 효력을 잃습니다.
②본안판결을 바꾸는 경우에는 법원은 피고의 신청에 따라 그 판결에서 가집행 의 선고에 따라 지급한 물건을 돌려 줄 것과,가집행으로 말미암은 손해 또는 그 면제를 받기 위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것을 원고에게 명하여야 합니다.
3.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0.11.11. 선고 2009 다 18557 판결)
가집행선고가 실효된 경우가집행채무자의 손해에 대한 가집행채권자의 배상책임을 규정하는 민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의 입법 취지는 가집행선고부 승소판결에 의한 가집행은 그 본안판결의 확정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권리의 때이른 실현을 허용하는 것으로서 가집행채권자에게 이익을 주나, 반면 가집행 후에 그 기초가 되는 판결이 상소심에서 취소되고 이로써 그 가집행선고가 실효되었다면 그 가집행선고는 결과적으로 가집행채무자에게 실체적으로 정당화되지 아니 하는 불이익을 주는 것이 되므로,위와 같은 가집행으로 인한 당사자들 사이의 이해관계를 공평하게 조정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집행의 면제를 받기 위하여 입은” 가집행채무자의 손해에 대한 가집행채권자의 배상책임은 가집행채권자 의 고의 또는 과실 유무를 묻지 아니하고 인정되고,그 손해배상의 범위에는 가 집행과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모든 손해가 포함하게 됩니다. 위와 같은 점들에다가 우리 민사소송법이 당사자의 신청이 없어도 이를 붙이지 아니할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법원으로 하여금 가집행선고를 붙여야 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 점( 같은 법 제213조 제1항 참조) 등을 종합하여 고려하여 보면,위 법조항에 기하여 “가집행의 면제를 받기 위하여 입은 손해’’에 대한 가집행채권자의 배상책임이 발생하는 데에는 개별적인 사안에서 가집행채무자가 가집행채권자의 집행을 예기하여 그 집행을 면하기 위한 조치에 나아가는 것이 사회관념상 불합리하지 아니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합니다. 따라서 가집행채무자가 가집행 선고부 판결에 대하여 상소하면서 그 강제집행의 정지를 구하는 과정에서 그 담보로 일정한 금전을 공탁한 경우(민사소송법 제5이조, 제500조 제1항 등 참조)에 있어서도, 가집행선고부 승소판결이 있었으나 그 후 가집행선고가 실효되었다는 것만으로 그 공탁으로 인한 가집행채무자의 손해에 대한 가집행채권자의 손해배상 책임이 바로 긍정된다고는 할 수 없고,가집행채권자가 집행문을 부여 받거나 미리 가압류 등의 보전처분을 하여 두는 등으로 집행절차에 착수하거나 준비한 경 우 또는 그 전이라도 가집행채권자가 가집행채무자에 대하여 임의의 이행이 없으면 강제집행에 들어가겠다는 태도를 보인 경우이거나 적어도 가집행채무자가 가 집행채권자의 집행을 예기하여 위와 같은 공탁으로써 강제집행의 정지를 구하는 것이 구체적인 분쟁의 경위나 성질,당사자들의 관계,경제적 지위 또는 재산상황, 가집행선고부 판결 및 그 상소심 판결의 내용이나 이유 또는 당해 소송에서 현출된 소송자료의 내용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회관념상 수긍할 만한 것으로 평가 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합니다.
4. 사안별 검토
1심에서 승소한 원고가 가집행할 의사가 없었으므로 피고의 공탁금에 대해 손해 배상 책임이 없다고 다투는 경우에는 위 대법원 판결이 실시하는 제반사정 상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한 것이 합리적이었다는 것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가. 손해배상 등 금전 청구 사건에서 금전을 공탁한 경우 원고가 부동산 등에 가압류를 하였거나 당장 돈을 지급하지 않으면 강제집행에 착수하겠다고 한 경우에는 손해배상 등 청구가 인정됩니다. 원고가 재력이 없어 미리 지급하면 나중에 승소하더라도 반환 받는 것이 어려울 경우에도 인정될 것 입니다.
그러나 원고가 재력이 충분하다면 미리 지급하더라도 나중에 승소하여 반환 받는 것이 용이하고,가집행에 착수한 후라도 금전적 만족을 얻기 위해서는 강제경매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피고가 원고의 강제집행 절차에 착수한 것을 확인하 고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하더라도 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상대방의 강제집행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서 집행정지를 신청한 데 합리성이 인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금전청구 사건에서 공탁한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강제집행정지신청을 하기 전 원고의 가집행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 제조판매 등 금지 청구 사건에서 금전을 공탁한 경우 특허권침해금지 사건과 같이 청구가 인용되면 피고의 해당 물품에 대한 제조 판매를 금지시킬 수 있는 경우 원고는 신속하게 가집행에 착수하게 됩니다. 집행은 단시일 내에 이루어져 제조시설까지 폐기되므로 경쟁 회사를 합법적으로 도태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고의 입장에서는 영업을 할 수 없는 심각한 위험에처하므로 보통 신속하게 강제집행정지신청을 하게 됩니다. 만약 원고가 집행에 착 수한 것을 확인하고서 집행정지신청을 한 경우에는 집행이 마무리된 후에 집행정지신청이 인용될 가능성이 높아 피고가 영업상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조판매 등 금지청구인 경우에는 분쟁의 성질상 피고 입장에서 신속하게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으므로 원고가 강제집행을 하 지 않겠다는 의사를 미리 표시한 경우 외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5. 결론
피고가 패소한 1심 판결에 불복하고 이어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하여 법원이 명하는 일정 금액을 공탁한 경우 나중에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승소하더라도 공탁금 이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사례가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므로 강제집행정지 신청 시 상대방의 집행의사를 확인하고 그 증거를 확보하는 절차를 거 치는 것이 필요하다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