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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저작물의 사용과 일시적 복제

    조회수
    136
    작성일
    2014.10.27

I. 들어가며
현행 저작권법 제2조 제22호 1)는 저작물의 “복제”에 대하여 정의하고 있습니다. 위 규정은 2011. 12. 2. 한미자유무역협정2)의 이행을 위해 소위 “일시적 복제”의 개념이 포함되도록 일부 개정된 후 2012. 3. 15.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일시적 복제”와 관련하여 많은 논의가 있을 수 있으나, 이하에서는 컴퓨터프로그램 저작물3)을 컴퓨터에서 사용할 때 프로그램의 일부가 RAM에 일시적으로 저장되는 것이 저작권법상 “일시적 복제”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미국 연방순회법원의 판례를 중심으로 간단히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4)

II. 저작권법상 “일시적 복제”에 대하여
1. 컴퓨터프로그램의 실행과 저작권법상 “일시적 복제”
프로그램은 컴퓨터에서 실행되는 과정에서 그 프로그램의 전부 혹은 일부가 RAM에 탑재되고,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시간은 보통 컴퓨터의 전원을 켠 후 전원을 끌 때까지 사이일 것이므로 일시적인 것이 보통입니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의 사용태양이, 컴퓨터프로그램 저작물을 1인쇄•사진촬영•복사•녹음•녹화 그 밖의 방법으로 2일시적으로 2유형물에 고정하는 것이라면, 저작권법 제2조 제22 호의 “일시적 복제”에 해당하게 됩니다.
컴퓨터에서 디지털 파일 형태의 복제는 “그 밖의 방법”에 속한다고 볼 수 있고, 저작물이 RAM에 저장되는 시간은 “일시적”이며, 컴퓨터의 RAM은 하드디스크5) 와 마찬가지로 “유형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정”의 사전적 의미는 「한곳에 꼭 붙어 있거나 붙어 있게 함」입니다.6) 그러나 RAM은 하드디스크와 달리 임시적인 작업공간에 불과하여 RAM에 저장된 파일은 컴퓨터 전원의 차단과 동시에 사라지거나, 컴퓨터 프로그램이 일정한 작업을 끝내면 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프로그램의 사용이 “일시적 복제”에 해당하는 지 여부의 쟁점은 결국 프로그램 저작물이 RAM에 어느 정도의 시간만큼 저장되었 다가 사라져야 RAM에 “고정”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라고 할 것입니다.

2. 관련 미국 연방순회법원 판례
가. MAI v. Peak사건7)
MAI System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제조•판매하는 회사이고, Peak Computer는 컴퓨터의 보수 및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서, Peak사의 기술자가 MAI사의 컴퓨터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MAI사의 운영체계 프로그램이 Peak사 기술자의 컴퓨터 RAM에 일시적으로 복제되었음을 이유로, MAI사가 Peak사를 상대로 저작권침해 등을 이유로 소를 제기한 사건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 제9연방순회법원은, Peak사가 컴퓨터프로그램을 실행하여 RAM에 적재한 것을 “극히 순간(transitory duration)인 것보다는 오랜 기간 지각되거나 복제되거나 전송되는 것을 허용할 만큼 충분히 영구적이거나 지속적”8)이라고 판단하여, 저작권법상 복제권을 침해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 Cartoon v. CSC 사건9)
CSC사는 케이블방송 회사로서 고객에게 Cartoon사의 저작물을 RS-DVR10) 시스템을 이용하여 스트리밍(streaming) 서비스 11)로 제공하였고, 이에 Cartoon사가 CSC사의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소를 제기한 사건입니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CSC사가 저작물을 버퍼(buffer)12)에 일시적으로 저장하였으므로Cartoon사의 복제권을 침해하였다고 인정하였지만, 항소 법원은 1심 판결과 달리 저작물을 버퍼에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것은 원고의 복제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선고하였습니다.
즉 미국 제5 연방순회법원은 MAI v. Peak 사건에서의 “극히 순간인 것보다는 오랜 기간(a period of more than transitory duration)”과 관련하여, 전체 저작물 중 일부가 순차적으로 피고의 RS-DVR 버퍼(buffer)에 저장된 1.2초 이하의 시간은 “극히 순간”인 경우에 해당하므로 저작물이 복제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 로, 이 사건은 MAI v. Peak 사건과 달리 복제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입니다.13)

다. 소결
위와 같은 미국 연방순회법원의 판결에 의하면, 프로그램 저작물의 실행으로 저작물의 전부 또는 일부가 RAM에 “극히 순간인 것보다는 오랜 기간” 저장된 것이라면 저작물이 유형물에 “고정”된 것이므로 “일시적 복제”에 해당하고, 그렇 지 않고 “극히 순간” 저장된 것이라면 저작물이 유형물에 “고정”된 것이 아니므로 “일시적 복제”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때 “극히 순간”인지 여부는 1.2 초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III. 나가며
프로그램 저작물을 사용하는 경우 프로그램이 초기에 실행되는 시간,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시간을 모두 합하면 통상 1.2초 이상이 소요되므로, 미국 연방순회법원의 판결에 의하면 프로그램 저작물을 사용하는 행위는 저작권법상 프로그램 저작물을 “일시적 복제”한 행위에 해당하게 됩니다. 미국 연방순회법원의 판결 내용, 기준을 우리 저작권법에 그대로 적용하여 “일시적 복제”의 범위를 정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극히 순간”이라는 개념을 통해 “일시적 복제”의 범위를 결정한 미국 연방순회법원 판결의 논리는 우리 저작권법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 저작권법 제2조
22. "복제"는 인쇄•사진촬영•복사•녹음•녹화 그 밖의 방법으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것을 말하며, 건축물의 경우에는 그 건축을 위한 모형 또는 설계도서에 따라 이를 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

2) 한미자유무역협정 제18.4조 제1항
각 당사국은, 저작자•실연자 및 음반제작자가 어떠한 방식이나 형태로든 영구적 또는 일시적으로(전자적 형태의 일시적 저장을 포함한다) 그의 저작물•실연 및 음반의 모든 복제를 허락 하거나 금지할 권리를 가지도록 규정한다.

3) 저작권법 제2조
16. "컴퓨터프로그램 저작물"은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이하 "컴퓨터"라 한다) 내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사용되는 일련의 지시•명령으로 표현된창작물을 말한다.

4) 저작권법 제35조의2(저작물 이용과정에서의 일시적 복제), 저작권법 제35조의3(저작물의공정한 이용), 제101조의3(프로그램 저작 재산권의 제한)제2항 등 일시적 복제와 관련하여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권이 제한될 수 있는 경우를 배제하고 논의합니다.
5) 대법원은 mp3 파일을 p2p 방식으로 전송 받아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행위가 ‘유형물고정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2007. 12. 14. 선고2005도 872 판결).
6) 출처: 네이버 사전
7) 991 F.2d 511(9th Cir. 1993)
8) sufficientlypermanentorstable topermit it to be perceived, reproduced, orotherwisecommunicated foraperiod of more thantransitory duration.
9) 536 F.3d 121 (2d Cir. 2008)
10) RS-DVR(Remote Storage Digital Video Recorder system) : 중앙서 버저장식 디지털 비디오 저장장치
11) 스트리밍(streaming)에 의하여 버퍼(buffer)에 저작물의 일부가 잠시 복제(buffer copy)되었다가 자동으로 삭제되고, 그 다음 데이터가 그 자리에 저장되며, 이러한 과정이 순간적으로 반복하여 이루어집니다.
12) 버퍼(buffer): 컴퓨터의 주기억 장치와 주변장치 사이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둘 사이 의 전송속도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송할 정보를 임시로 저장하는 고속 기억장치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13) 일시적 복제와 관련되지 않은 다른 쟁점에 대한 판결은 생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