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권침해금지 가처분집행과 가집행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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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4.10.24
1. 들어가며
특허권침해금지 가처분집행 및 가집행은 법원의 재판에 근거하여 행해지고 특허권자는 만족을 얻게 되며 반대로 후속 소송에서 결론이 바뀌면 손해배상이 문제되는 집행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몇 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2. 차이점
가. 주문의 차이
특허권침해금지 가처분 인용결정의 주문은 보통 채권자가 일정액의 금전을 공탁하거나 그 금액에 해당하는 보험증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침해제품의 생산·판매 금지 및 이미 생산된 제품, 반제품, 설비 등의 보관을 명하는 형태입니다. 생산·판매 금지 등 부작위의무 부과는 본안소송의 주문과 같으므로 만족적 가처분이라고 합니다. 가처분은 본안 판결 전에 하는 임시적·잠정적 처분이므로 본안 소송에서 결론이 바뀔 가능성이 있어 채무자의 손해에 대한 담보를 요구하는 것이며 설비 등을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보관을 명하는 처분을 하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본안소송의 판결 주문은 침해제품의 생산·판매 금지 및 이미 생산된 제품, 반제품, 설비 등의 폐기를 명하고 이러한 침해금지 판결을 가집행할 수 있다는 문구를 부가하는 형태입니다. 가집행선고시 원고에게 담보를 제공하게 할 것인지는 법원의 재량이나, 본안 소송에서는 원고와 피고에게 공격 또는 방어에 필요한 주장 및 자료를 제출할 충분한 시간을 부여하고 구두변론 절차를 거쳐 판결을 하므로 가집행 시 담보를 조건으로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나. 강제집행신청 여부
특허권침해금지는 생산·판매 행위의 금지가 핵심인데, 이는 채무자 또는 피고의 침해제품의 생산·판매를 하지 말라고 하는 부작위의무를 부과하는 것입니다. 부작위의무 부과는 통지만으로 충분하므로 가처분 사건에서는 채권자가 담보제공명령을 이행하고 결정문이 채무자에게 송달되면, 즉시 그 침해금지명령의 효력이 발생하므로 채무자의 침해제품에 대한 생산·판매는 금지됩니다. 다만, 보관명령의 집행을 위해서는 집행관이 채무자의 사무실 또는 공장을 방문하여 물건을 수거하여야 하므로 강제집행신청이 필요합니다.
이에 반해 가집행선고부 판결을 집행할지 여부는 원고의 선택사항이므로 판결문이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하더라도 부작위의무가 바로 발생하지 않고 원고가 가집행 절차를 밟아야 그 효력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원고가 가집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면 상소심에서 결론이 바뀌더라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손해배상책임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다. 집행 후 결론이 바뀌는 경우 손해배상 여부
가처분 집행 후 본안소송에서 또는 가집행 후 상소심에서 각 결론이 뒤집어지고 그것이 확정된 경우 원상회복절차가 진행됩니다. 가집행에 대해서는 민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이 명문으로 가집행선고가 효력을 잃은 경우 법원은 ‘가집행의 선고에 따라 지급한 물건을 돌려 줄 것과, 가집행으로 말미암은 손해 또는 그 면제를 받기 위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것을 원고에게 명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가집행채권자(원고)의 손해배상책임을 무과실책임(고의·과실이 없어도 배상책임 인정)이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이에 반해 가처분 결정이 효력을 잃은 경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에 대한 법규정이 없으나, 대법원은 이 경우 가처분 집행행위를 일반 불법행위로 보고 채권자의 과실이 있어야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면서 다만 채권자의 과실은 추정되므로 채권자가 가처분 집행 시에 과실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보통 특허권자는 후속 손해배상소송에서 특허청의 심사를 거쳐 특허권으로 등록되었고 법원의 유효 판단을 받은 후 집행하였으므로 특허권이 유효하다고 믿을 수밖에 없어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나, 법원은 과실 추정을 엄격하게 관철하여 과실 추정이 번복된 사례는 별로 없습니다. 과실추정이 번복된 사례를 보면, 법원은 ① 가처분 집행 후 해당 특허권이 무효가 된 사안에서, 특허권의 무효증거가 특허분쟁이 시작된 지 6년여가 경과한 시점에 제출되었고 객관적으로 보아 쉽게 찾을 수도 없는 경우 특허권이 유효하다고 믿은 데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② 특허권 양도계약(양도인에 의해 기능이 보완되는 경우에도 양수인에게 귀속) 후 양도인이 특허권과 유사하게 물품을 제작하여 판매하자 양수인이 특허권침해금지 가처분을 집행한 사안에서, 양수인이 그 물품이 특허권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믿은 데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어 과실 추정이 번복된다고 하면서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한 사례가 있습니다.
결국 가집행 후 결론이 바뀌는 경우에는 과실여부에 상관 없이 그 가집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고, 가처분 집행 후 결론이 바뀌는 경우에는 채권자의 과실이 추정되나 무효증거가 가처분 집행전에 법원 등에 제출되었는지, 무효증거를 쉽게 찾을 수 있었는지, 특허심판원 또는 특허법원의 특허권 유효 판단 후에 집행한 것인지, 당사자 사이에 계약관계가 있었는지 등을 따져 예외적으로 채권자의 과실이 부정된다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3. 결론
특허권침해금지 가처분집행 및 가집행은 법원의 판단을 받은 후에 하게 되나 후속소송에서 결론이 바뀌는 경우에는 손해배상을 하여야 합니다. 다만, 가처분 집행에서는 여러 정황으로 보아 특허권이 유효하다고 믿을 수밖에 없는 경우 등 극히 예외적으로 과실추정이 번복되어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