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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엄마”의 법률행위대리권을 상실시킨 실 무례

    조회수
    171
    작성일
    2014.10.23
1. 서론
가. 민법 제836조의 2 제4항에 의하면, 부부가 협의이혼을 할 때 양육하여야 할 자(子)가 있는경우 자의 양육과 친권에 관한 협의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규정에 의하여 친권자로 지정된 부나 모가 나중에 사망한 경우 친권행사자로 지정되지 않았던 부나 모의친권이 되살아나는가 하는 의문이 있고,

나. 나아가 새로이 친권자가 된 부나 모에게 친권의 중요한 내용인 법률행위대리권 및 재산관리권를 행사하는데 중대한 하자가 있어 이를 박탈할 필요가 있을 때 실무적으로 어떻게 접근하는 것 이 좋은가 하는 문제와 관련해서 최근에 승소한 사례가 있어 친권에 관한 일반론과 실무처리경험을 소개하고자 한다.

2. 단독친권자의 사망에 따른 미성년자녀에 대한 친권
가. 민법 제909조 제4항 본문은, 혼인외의 자가 인 지된 경우와 부모가 이혼하는 경우에는 부모의 협의로 친권자를 정하여야 하고, 협의할 수 없거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에는가정법원은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청구에 따라 친권자를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 문제는 위 규정에 따라 친권자로 지정된 부모의 일방이 이혼 후 사망한 경우에 친권자로 지정되지 않았던 상대방의 친권이 당연히 회복되는가 하는 점에 관하여 해석상 이견이 있다.

다. 협의이혼 당시 친권자로 지정된 부나 모만이 친권자이고 친권자로 지정되지 않은 부나 모는 친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친권자로 지정된 부나 모가 사망하면 친권자가 없는 결과가 되므로 민법 제928조의 규정에 의하여 후견이 개시되고, 사망한 친권자가 유언으로 후견인을 지정하지 않았다면 법정 후견인의 순서에 따라 친권자로 지정되지 않은 부나 모가 후견인이 된다는해석론이 유력하다. 즉 생존한 부나 모가 당연히 친권을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미성년자녀의 직계 존속으로서 후견인이 될 뿐이고, 이렇게 해석함으로써 자를 위한 중요한 법률행위를 대리할 경우 친족회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한 민법 제950 조에 의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라. 그러나 대법원 호적예규 <449-1호 10>에 의하면, 인지와 관련해서(인지의 경우에도 인지된 미성년자녀에 대한 친권을 부와 생모 중 누가 행사할 것인지 문제가 된다) 생부의 인지 후단독친권자로 되어 있던 자가 사망한 경우 친권행사자로 지정되니 않은 부나 모가 당연히 친권을 행사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고, 호적관서의 실무 처리도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당사자 간에 분쟁이 발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혼 후 자에 대한 친권과 양육을 행사하던 모가 사망하고, 그때까지 자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한 채 전혀 별도로 살아오던 부가 갑자가 나타나친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할 때 자에 대한 재산관리와 복리문제가 대두되는 것이다.

마. 위에서 본 해석론에 따른다면 위와 같은 사례에서 부가 당연히 친권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후견인으로 취임할 수 있을 뿐이고 후견인으로서 권리행사에 친족회의 통제를 받게 되겠지만호적 실무례에서는 그동안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했던 부나 모가 곧바로 친권과 양육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자의 재산관리와 복리에 중대한 혼란이 따르게 된다.

3. 실무례
가. 남편과 이혼하면서 자녀들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하고 연락조차 없던 생모가 남편의갑작스런 사망 후 친권이 당연히 회복되었음을 이유로 미성년자녀들이 상속한 남편(미성년자녀들의 부)의 재산을 함부로 좌지우지하려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조부모가 의뢰한 사안인데, 남편과 이혼한 후 생모는 미성년자녀들과 따로 살면서 별다른 재산이 없이 유흥업에 종사하고 있었고 미성년자녀들은 남편의 친권에 복종하면서 조부모가 양육하고 있었다.

나. 이에 우선 조모를 신청인으로, 생모를 상대방으 로 하여, 법률행위대리권 및 재산관리권 행사정 지를 구하는 사전처분신청을 하여 인용결정을 받음으로써 자녀들의 상속재산을 임의로 처분 하려는 생모의 행동을 제지하였다.

다. 친권상실이나 법률행위대리권 및 재산관리권상실의 확정심판을 받기까지 상당한 시일이소요되고 그 사이에 친권을 회복한 생모가 미성년자녀들의 상속재산을 처분해 버리면 나중에 위와 같은 확정심판을 받는다 하여도 헛수고에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사전처분신청절차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라. 위 사전처분에 대한 본안 심판청구로서, 주위적으로 생모의 친권상실심판을, 예비적으로 법률 행위대리권 및 재산관리권상실심판을 각 구하여 심리한 결과 주위적 청구는 기각되고 예비적 청구가 인용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친권은 생모가 행사하게 되었으나 그 실질적 내용인 법률행위대리권 및 재산관리권은 후견인이 행사하는 성과를 얻음으로써 결과적으로 미성년자녀들에 대한 복리후생에 기여하는 보람이 있었다.

마. 민법 제925조는 “법정대리인인 친권자가 부적당한 관리로 인하여 자의 재산을 위태하게 한 때”에 법률행위대리권과 재산관리권의 상실을 선고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어, 문언상으로 보면 친권자가 실제로 미성년자녀의 재산을 위태롭게 하였다는 증명이 있어야 하는 것으로볼 여지가 있으나 그렇게 해서는 이미 미성년자녀들의 재산을 위태롭게 한 결과를 회복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실제 적용에 있어서는 “위태롭게 할 염려가 있을 때”에도 법률행위 대리권 및 재산관리권의 상실을 선고할 필요가 있고, 본 사건에서도 그러한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어서 승소판결을 받은데 의의가 있다.

4. 결론
최근 늘어나는 이혼율과 미성년자녀들의 상속재산관리와 관련하여 이혼한 부모 중 어느 한 쪽이 장기간 동안 자녀들을 방치하다가 친권을 행사하던 부모 일방이 사망한 후 친권자임을 내세워 미성년 자녀들의 재산을 전횡하려는 시도가 빈발하고 있는 실정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새로운 사회적 현상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하거나 민법 관련규정을 손 볼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