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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 vs. 특허

    조회수
    186
    작성일
    2014.10.23
기업이나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유용한 기술 내지 정보는 특허 또는 영업비밀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특허는 산업 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으로서 신규성과 진보성이 인정되면 (특허법 제29조 참조) 특허출원을 통하여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등록을 받아야 특허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하여 영업비밀은 별도의 출원이나 등록절차가 필요 없이,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비공지성)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경제적 유용성),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비밀관리성)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에 해당하면 영업비밀로서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참조).

특허는 특허출원 절차를 거쳐서 해당 발명이 특허청구범위와 명세서의 기재를 통하여 구체적으로 특정되고, 특허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 여부도 특허청의 심사를 거쳐서 등록여부가 결정되므로 그 내용 및 성립여부를 명백하게 알 수 있는 반면, 영업비밀의 경우에는 그 해당 여부를 따로 심사하는 기관이 존재한다거나 별도의 등록을 요하지 않는데 다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법정의 성립요건도 불확정적이고 상대적인 개념으로 규정되어있어,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선 영업비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정보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아야 하는데(비공지성), 이는 그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그 정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보유자가 비밀로서 관리하고 있 다고 하더라도 당해 정보의 내용이 이미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을 때에는 영업비밀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2다 60610 판결).

여기에서 요구되는 비공지성은 절대적 비밀성이 아닌 상대적 비밀성으로, 종업원에게 제한적으로 공개되어 있다거나 특정 제3자에게 영업비밀이 공개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영업비밀 유지의무를 부과하여 비밀성이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는 비공지성이 유지됩니다.

또한 영업비밀은 특허와 달리 동일한 영업비밀을 독자적으로 취득하였다면 복수의 주체가 모두 각자 영업비밀의 보유자로서 권리를 갖게 됩니다. 특허는 자신의 발명을 공개하여 기술의 발전에 기여한데 대한 보상으로서 국가가 설정해 주는 독점적.배타적 권리이나, 영업비밀을 보호하는 것은 공정한 거래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타인의 영업비밀을 부정한 수단으로 취득하는 행위를 금지시키고 비밀로 유지되고 있는 사실상태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영업비밀에서 요구되는 비공지성은 특허에서 요구되는 신규성보다 완화된 개념입니다.

다음으로 영업비밀이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경제적 유용성)은 그 정보의 보유자가 그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또는 그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합니다(대법원 2008. 2. 15. 선고 2005도 6223 판결).
영업비밀을 사용함으로써 이미 그로 인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앞으로 경제적 가치를 발휘할 수 있 는 잠재적 가능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경제적 유용성을 인정할 수 있으나, 단순히 구상단계이거나 추상적 아이디어에 머물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인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실패한 실험 데이터 등 소극적인 정보(Negative Information) 의 경우에도, 경쟁사가 이를 입수한다면 반복된 실패를 회피할 수 있고 그만큼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으므로 역시 경제적 유용성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업비밀로 보호되기 위해서는 그 보유자가 당해 정보를 비밀로 유지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비밀로 유지하려는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비밀관리 성).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그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ᆞ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합니다(대법원 2008.7.10. 선고 2008도3435 판결).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물리적으로 해당 영업비밀이 기재되어 있는 문서에 외부에서 알 수 있도록 ‘대외비’ 표시를 한다거나,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을 특정하여 제한하고 영업비밀 유지의무를 부과한다거나(사규, 약정, 각서 등), 해당 영업비밀이 보관되어 있는 장소에 시정장치를 설치하고 권한 있는 사람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의 경우는 비밀번호를 설정하여 권한 있는 사람만 볼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기업에서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영업비밀로 보호할 것인지 또는 특허로 보호할 것인지는 영업비밀로 보호하는 경우와 특허로 보호하는 경우의 각 장.단점을 검토해보고 결정해야 하는 정책적인 문제입니다(특허로 출원하는 경우 출원일로부터 1년 6개월이 경과하면 공개되어 비공지성을 상실하므로 영업비밀로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당해 정보가 양자의 성립요건 중 하나만을 만족시킬 때는 당연히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무엇인지에 따라 결정하면 될 것입니다.

다만 어떤 정보가 특허 및 영업비밀의 성립요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경우에 무엇으로 보호받는 것이 더 유리할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여야 할 것입니다. 특허를 선택하는 경우에는 발명을 공개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대신 나중에 동일한 발명을 독자적으로 발명한 제3자에 대해서도 특허권을 행사할 수 있는 등 독점적.배타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고, 특허가 무효로 되지 않는다면 20년 동안은 안정적으로 제3자에게 실시권을 설정하는 등으로 발명에 투자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으며, 해당 특허가 무효라는 사실은 이를 주장하는 제3자가 입증해야 하는 한편 특허 출원 및 등록, 유지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영업비밀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공개되지 않고 영업비밀로서 유지되고 있는 한 시간의 제약 없이 언제까지라도 영업 비밀로서 보호받을 수 있고(코카콜라의 배합비율은 100년이 넘게 영업비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별도의 등록, 유지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반면, 제3자가 독자적으로 동일한 영업비밀을 취득하게 된 경우에는 그 제3자에게 자신의 영업 비밀임을 주장하여 사용을 금지시킬 수 없고, 이는 그 제3자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영업비밀 보유자의 제품을 역설계(Reverse Engineering)의 방법으로 당해 제품에 화체된 영업비밀을 취득하게 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며 (따라서 해 당 기술이 어차피 역설계의 방법으로 취득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면, 차라리 출원 이후 기술이 공개더라도 독점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특허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영업비밀이 침해되었다는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영업 비밀 보유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