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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법 조항의 위헌성

    조회수
    113
    작성일
    2014.10.23
등록무효심결이 확정된 선 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의 등록을 금지하거나 후 출원된 등록상표를 무효로 하는 내용의 상표법 조항의 위헌성

- 헌법재판소 2009.4.30. 2006헌 바113, 114(병합) 결정-

1. 들어가며
1997. 8. 22. 법률 제5355호로 개정된 상표법 제7조 제3항 본문에는 『제1항 제7호 및 제8호의 규정은 상표등록출원 시에 이에 해당하는 것(타인의 등록상표가 제71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무효로 된 경우에도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에 대하여 이를 적용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는 바, 종래에는 괄호 부분 중 제7조 제1항 제7호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이라고 합니다)이 적용되어 선 출원상표의 상표등록 무효심결이 확정되더라도 그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의 등록이 금지되며, 후 출원된 등록상표를 무효로 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 2009. 4. 30. 2006헌바113, 1149(병합) 판결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이후 출원 상표권자의 재산권 및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전기침대 등을 제작하는 회사로서, 1987. 경 ‘장수’를 상표로 출원. 등록하였는데,청구 외박00이 1998. 경 ‘장수’와 유사한 상표를 출원. 등록하였으며, 그 후 청구인은 다시 2001. 경 ‘장수 ★★★★★’를 상표로 출원. 등록하였습니다.
청구인은 위 박00의 상표에 대하여 청구인의 등록상표 ‘장수’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고 2004. 7. 23. 무효심결이 내려져 확정되었습니다.
한편, 이해관계인 이00은 2006. 경 청구인의 등록상표 ‘장수 ★★★★★’가 소멸된 박00의 상표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여 역시 무효심결이 내려졌습니다.
이에 청구인은 특허법원에 위 무효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면서 선 등록상표의 상표등록무효심결이 확정 되더라도 그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의 등록을 금지하는 내용의 상표법 제7조 제3항 본문 중 괄호부분에 대하여 위 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다가 기각되자, 2006. 12. 2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고, 헌재는 2009. 4. 30.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고하였습니다.

3. 헌법재판소 결정의 요지
가. 법정의견
선 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의 등록을 막는 입법 목적은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선 등록상표권자의 상표권을 보호하는 것인 한편, 둘째는 동종 상품에 대하여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가 중복 등록되면 수요자에게 상품의 출처에 관한 오인. 혼동을 일으켜 상품의 유통질서를 저해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미 선 등록상표가 무효로 확정되었다는 것은 선 등록상표의 보호 가치가 없음이 확인된 것이므로, 입법목적 중 선 등록상표권자의 상표권에 대한 보호는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의 목적으로 인정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의 입법목적은, 결국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의 공존으로 인한 소비자의오인. 혼동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과 같이 후 출원상표의 출원 후에 선 등록상표를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된 경우에도 후 출원상표의 등록을 거절하거나 후 등록상표에 대한 무효심결을 하도록 하는 것이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은 합리적인 제한인가를 본다.
(1) 상표등록출원의 경우
특허청은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과 관계없이, 후 출원상표의 출원 시에 이와 동일 또는 유사한 타인의 선 등록상표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후 출원상표의 등록을 거절할 수 있다.
다만, 선 등록상표가 무효로 확정되어 소멸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일정한 기간 동안 그 상표에 대한 기억과 신용이 남아 있을 것이고, 이러한 상태에서 곧바로 후 출원상표의 등록을 허용한다면 소비자에게 상표에 대한 오인. 혼동을 줄 우려가 있으나,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8호 및 같은 조 제4항 제1호는 상표권이 소멸한 날부터 1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는 그 등록을 거절할 수 있되, 타인의 등록상표가 상표권이 소멸된 날로부터 소급하여 1년 이상 사용되지 아니하여 소비자의 오인. 혼동의 우려가 없는 경우에만 등록을 허용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고 있다. 그러므로 상표등록출원 시에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을 적용하여 상표등록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의 공존을 억제하여 소비자의 오인. 혼동을 방지한다는 입법목적에 기여하는 바가 거의 없다고 할 것이다.
(2) 등록무효심판의 경우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으로 인하여 선 등록상표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된 후라도 후 등록상표를 무효로 심결할 수 있게 되는데, 이 경우에는 선 등록상표의 무효심결 확정시 이미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가 공존하고 있었으므로, 그 확정 이후에 새로이 후 등록상표를 무효로 한다고 하여, 소비자의 오인. 혼동을 방지한다는 입법목적에 기여할 여지가 없다. 오히려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은 ‘무효의 소급효’(상표법 제71조 제3항)에 배치되어 전체 상표법 체계에 혼란을 야기 시킬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이미 상표등록을 마친 후 출 원자는 선 등록상표가 무효로 확정된 이후에도 후 등록상표가 무효로 됨으로써, 정당한 이유 없이 재산권인 상표권과 당해 상표를 이용하여 직업을 수행할 자유를 침해받게 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에 따라 후 등록상표권자의 상표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면 후 등록상표권자는 선 등록상표 의 무효 시부터 1년이 경과한 후 다시 그 상표를 등록할 수 있으나, 이는 정당한 상표권자에게 상표의 재출원이라는 무용한 절차의 반복을 강요하는 결과가 된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은 소비자의 오인. 혼동 방 지라는 입법목적에 기여하는 바는 거의 없는 반면, 정당한 후 출원상표권자의 재산권과 직업의 자유를 합리적 이유 없이 침해한다.

나. 반대의견(재판관이공현)
선 등록상표의 무효심결이 확정되면 그 상표등록은 소급 적으로 무효가 되나, 무효심결이 확정될 때까지 선 등록상표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므로 일반소비자들의 상품 출처의 오인. 혼동을 막기 위하여 무효의 소급효라는 일반 원칙에도 불구하고 상표등록 무효에 있어서는 예외를 둘 필요성이 인정된다. 또한 다수의견과 같이 무효심결의 소급효를 무한정 인정하게 되면 후 출원상표의 등록 심사시점 내지 등록거절결정에 대한 불복절차에서의심결(혹은 판결) 시점과 선 등록 상표의 무효심결 확정 시점의 선후에 따라 후 출원 상표의 운명이 완전히 달라지는 불합리한 상황이 초래되고, 상표등록관계가 장기간 불안정해 질 염려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에서 무효심결의 소급효에도 불구하고 무효로 된 선 등록상표를 상표등록 심사 시 인용상표로 삼을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합리성이 인정되어 입법자의 입법형성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의 재산권 및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 한다.

4. 결 어
헌재가 설립된 이래 지적재산권에 관련된 결정례는 매우 소수인데, 더구나 위헌으로 결정된 사례는 본 사건이 사실 상 처음입니다.
위 판례는 상표심사실무상의 편의성에서 벗어나 상표권과 같은 지적재산권이 개인의 중요한 재산권이라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수의 의견과 같이 해석하는 경우 출원상표의 등록 심사시점 내지 등록거절결정에 대한 불복절차에서의심결(혹은 판결) 시점과 선 등록 상표의 무효심결 확정 시점의 선후에 따라 후 출원 상표의 운명이 완전히 달라지는 불합리한 상황이 초래됩니다. 또한, 후 출원상표에 대한 거절결정이 확정된 후 혹은 무효심결이 확정된 후 비교대상상표가 등록무효로 되는 경우 위 거절사정이 재심 대상이 될 수 있는 지도 문제가 되므로, 특허청의 상표 심사의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문제의 소지가 상당합니다.
여하튼, 본 사건 헌재 판결로 인하여 선 출원상표의 상표 등록무효심결이 확정되는 경우 이를 비교대상상표로 하여 그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의 등록을 금지하거나 후 출원된 등록상표를 무효로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은 상표나 브랜드 관련 정책을 운영함에 있어 반드시 고려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