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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3. 22 선고 2014두43110 전원합의체 판결 취득세등부과처분취소 [공2018상,751]

    조회수
    229
    작성일
    2018.04.24

판시사항

매수인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등기에 앞서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한 경우, 사실상의 잔금지급일에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에서 규정한 ‘사실상 취득’에 따른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및 그 후 사실상의 취득자가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 등기일에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1항에서 규정한 ‘취득’을 원인으로 한 새로운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 이는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여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한 자가 3자간 등기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가 그 후 해당 부동산에 관하여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다수의견] 구 지방세법(2010. 1. 1. 법률 제9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05조 제1항, 제2항, 제111조 제7항, 구 지방세법 시행령(2010. 7. 6. 대통령령 제222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3조 제1항, 제3항 본문 규정의 문언 내용과 아울러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에서 규정한 ‘사실상 취득’이란 일반적으로 등기와 같은 소유권 취득의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는 못하였으나 대금의 지급과 같은 소유권 취득의 실질적 요건을 갖춘 경우를 말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매수인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등기에 앞서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한 경우 사실상의 잔금지급일에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에서 규정한 ‘사실상 취득’에 따른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고, 그 후 그 사실상의 취득자가 부동산에 관하여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더라도 이는 잔금지급일에 ‘사실상 취득’을 한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 취득의 형식적 요건을 추가로 갖춘 것에 불과하므로, 잔금지급일에 성립한 취득세 납세의무와 별도로 등기일에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1항에서 규정한 ‘취득’을 원인으로 한 새로운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법리는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여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한 자가 3자간 등기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가 그 후 해당 부동산에 관하여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 김신,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조재연의 반대의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명의수탁자가 3자간 등기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매도인으로부터 부동산의 등기를 이전받은 경우에도 등기의 효력과 관계없이 명의수탁자에게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1항에서 규정한 ‘취득’을 원인으로 한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에는 명의신탁자가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더라도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에서 규정한 ‘사실상 취득’에 따른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고, 그 후 명의신탁자가 무효인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를 말소하고 당초 매매계약에 기하여 자기 앞으로 소유권등기를 이전받거나 또는 명의수탁자로부터 직접 자기 앞으로 소유권등기를 이전받는다면 그 등기 시에 명의신탁자에게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1항에서 규정한 ‘취득’을 원인으로 한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


참조법령

구 지방세법(2010. 1. 1. 법률 제9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5조 제1항(현행 제7조 제1항 참조), 제2항(현행 제7조 제2항 참조), 제111조 제7항(현행 제10조 제7항 참조), 구 지방세법 시행령(2010. 7. 6. 대통령령 제222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3조 제1항(현행 제20조 제2항 참조), 제3항(현행 제20조 제13항 참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민법 제186조


참조판례

대법원 2005. 1. 13. 선고 2003두10343 판결대법원 2007. 5. 11. 선고 2005두13360 판결(공2007상, 915)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두28151 판결(공2013상, 668)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두18018 판결


전 문

【원고, 피상고인】 한◑엔컴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화 담당변호사 김순 외 3인)

【피고, 상고인】 용인시 처□▲청장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4. 9. 19. 선고 2013누5162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취득세 납세의무의 성립 여부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구 지방세법(2010. 1. 1. 법률 제9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05조는 제1항에서 취득세는 부동산 등의 ‘취득’에 대하여 그 취득자에게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부동산 등의 취득에 있어서는 민법 기타 관계 법령에 의한 등기·등록 등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사실상 취득’한 때에는 이를 취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지방세법 제111조 제7항의 위임에 따른 구 지방세법 시행령(2010. 7. 6. 대통령령 제222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3조는 취득세 과세물건의 취득 시기에 관하여 제1항에서 유상승계취득의 경우에는 사실상의 잔금지급일(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계약상의 잔금지급일)에 취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제3항 본문에서 제1항에 의한 취득일 전에 등기 또는 등록을 한 경우에는 그 등기일 또는 등록일에 취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관련 규정의 문언 내용과 아울러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에서 규정한 ‘사실상 취득’이란 일반적으로 등기와 같은 소유권 취득의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는 못하였으나 대금의 지급과 같은 소유권 취득의 실질적 요건을 갖춘 경우를 말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매수인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등기에 앞서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한 경우 사실상의 잔금지급일에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에서 규정한 ‘사실상 취득’에 따른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고( 대법원 2005. 1. 13. 선고 2003두10343 판결, 대법원 2007. 5. 11. 선고 2005두13360 판결, 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두18018 판결 참조), 그 후 그 사실상의 취득자가 그 부동산에 관하여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더라도 이는 잔금지급일에 ‘사실상 취득’을 한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 취득의 형식적 요건을 추가로 갖춘 것에 불과하므로, 잔금지급일에 성립한 취득세 납세의무와 별도로 그 등기일에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1항에서 규정한 ‘취득’을 원인으로 한 새로운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두28151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여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한 자가 3자간 등기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가 그 후 해당 부동산에 관하여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명의신탁자가 소유자로부터 부동산을 양수하면서 명의수탁자와 사이에 명의신탁약정을 하여 소유자로부터 바로 명의수탁자 명의로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는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신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로서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을 지급하며, 매매계약에 따른 법률효과도 명의신탁자에게 귀속된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은 매도인과 명의신탁자 사이의 매매계약의 효력을 부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그 매매계약이 효력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이렇듯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의 매수인 지위는 일반 매매계약에서 매수인 지위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명의신탁자에게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볼 만한 법적 근거도 없다. 따라서 명의신탁자가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다면 잔금지급일에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의 ‘사실상 취득’에 따른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


(2) 명의신탁자가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한 이후 자신의 명의가 아니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더라도, 이는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 이후에 발생한 사정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1항 및 제2항 본문에 의하여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는 무효이다. 따라서 명의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이유로 이미 성립한 명의신탁자의 취득세 납세의무가 소급하여 소멸한다거나 성립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3)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등기는 무효인 반면 매도인과 명의신탁자 사이의 매매계약은 유효하므로, 명의신탁자는 매도인에게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고, 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매도인을 대위하여 무효인 명의수탁자 명의 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도 있다( 대법원 2002. 3. 15. 선고 2001다61654 판결 참조). 이는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는 이유만으로 명의신탁자의 ‘사실상 취득’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4)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한 다음 그 부동산에 관하여 매도인으로부터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더라도, 이는 당초의 매매를 원인으로 한 것으로서 잔금지급일에 ‘사실상 취득’을 한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 취득의 형식적 요건을 추가로 갖춘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명의신탁자가 당초의 매매를 원인으로 매도인으로부터 소유권등기를 이전받는 것이 아니라 명의수탁자로부터 바로 소유권등기를 이전받는 형식을 취하였다고 하여 위와 달리 평가할 수도 없다. 따라서 어느 경우이든 잔금지급일에 성립한 취득세 납세의무와 별도로 그 등기일에 새로운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판단하였다.

(1) 원고는 2006. 12. 18. 동▽▽미콘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각 토지를 매수하고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한 후, 3자간 등기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2007. 12. 27. 그 직원인 소외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2008. 1. 10. 소외인 명의로 취득세 등을 납부하였다.

(2) 피고는 원고가 위 각 토지의 실제 취득자라는 이유로 2011. 11. 8. 원고에게 취득세 등을 부과하였고, 원고는 2011. 11. 30. 위 취득세 등을 납부하였다.

(3) 원고는 2012. 5. 10. 위 각 토지에 관하여 ‘2012. 4. 13.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피고에게 취득세 등을 신고ㆍ납부하였다.

(4) 원고는 2012. 10. 19. 피고에게 ‘위 각 토지의 취득에 따른 취득세 등을 이중으로 납부하였다’는 이유로 마지막으로 신고ㆍ납부한 취득세 등을 환급하여 달라는 내용의 경정청구를 하였는데, 피고는 2012. 10. 23. 위 경정청구를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5) 원고가 위 각 토지에 관하여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것은 원고가 소외인으로부터 별도의 매매계약에 따라 위 각 토지를 새로 취득하였기 때문이 아니고, 그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여 이미 위 각 토지를 사실상 취득한 후에 소유권 취득의 형식적 요건을 추가로 갖춘 것에 불과하므로 새로운 취득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다. 앞서 본 규정과 법리에 따라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명의신탁자의 취득세 납세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이 사건 처분의 취소 범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의 요지는, 원고가 이 사건 각 토지를 사실상 취득한 후에 소유권 취득의 형식적 요건을 추가로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취득을 원인으로 하지 않는 등기가 이루어진 것이므로 등록세와 지방교육세 상당 금액 부분은 경정을 거부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 그런데 이는 상고심에 이르러 처음으로 하는 주장이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 김신,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조재연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김소영의 보충의견,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신의 보충의견이 있다.


4.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 김신,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조재연의 반대의견

이 사건의 결론은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종전 소유자로부터 명의수탁자 앞으로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경우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와 그에 따른 취득세 신고납부가 있었음에도 잔금지급일에 명의신탁자에게 ‘사실상 취득’을 원인으로 한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긍정하는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다음에서 보는 취득세의 유통세로서의 성격, 지방세법의 개정 경과,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지위,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의 적용 범위, 일반 국민들의 납세의식과 조세 행정의 효율성 등에 비추어 찬성할 수 없다.


가. 취득세는 재화의 이전이라는 사실 자체를 포착하여 거기에 담세력을 인정하고 부과하는 유통세의 일종으로서 부동산의 경우 취득자가 그 부동산을 사용ㆍ수익ㆍ처분함으로써 얻는 이익을 포착하여 부과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1항(현행법은 제7조 제1항에서 이와 유사하게 규정하고 있다)에 규정된 ‘부동산의 취득’이란 부동산의 취득자가 실질적으로 완전한 내용의 소유권을 취득하는지와 관계없이 소유권 이전의 형식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모든 경우를 포함한다( 대법원 2002. 6. 28.선고 2000두7896 판결등 참조). 이러한 취지에서 대법원은 돈을 빌려주고 그 채권에 대한 양도담보로 부동산의 소유권등기를 이전받는 것이나 부동산을 양도담보로 제공하여 채권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가 그 후 차용금을 갚고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는 것은 모두 취득세 과세대상이 되는 부동산 취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1980. 1. 29. 선고 79누305 판결, 대법원 1999. 10. 8. 선고 98두11496 판결등 참조). 위와 같이 취득세가 유통세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그와 더불어 민법이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로 인한 물권의 득실변경은 등기를 하여야 효력이 생기는 성립요건주의(민법 제186조)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부동산에 관한 취득세 납세의무의 성립 여부를 가릴 때에도 소유권 이전의 성립요건인 등기를 원칙적인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나. 등록세는 재산권 기타 권리의 취득ㆍ이전ㆍ변경 또는 소멸에 관한 사항을 공부에 등기 또는 등록하는 경우에 등기 또는 등록이라는 단순한 사실의 존재를 과세대상으로 하여 그 등기 또는 등록을 받는 자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다. 이러한 등록세는 등기 또는 등록의 유ㆍ무효나 실질적인 권리귀속 여부와는 관계가 없는 것이므로, 등기 또는 등록명의자와 실질적인 권리귀속 주체가 다르다거나 일단 공부에 등재되었던 등기 또는 등록이 뒤에 원인무효로 말소되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유는 그 등기 또는 등록에 따른 등록세 납세의무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두7896 판결 참조). 지방세법은 당초 이와 같은 등록세와 취득세를 별개의 세목으로 규정하고 있었는데, 2010. 3. 31. 법률 제10221호로 전부 개정되면서 등록세 중 취득을 전제로 한 부분을 취득세로 통합하고 그 세율도 기존의 등록세율과 취득세율을 합한 것으로 조정하였다. 지방세법의 위와 같은 개정은 세목 체계를 간소화하여 조세 행정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것인데, 이로써 취득세는 등기ㆍ등록행위를 과세대상으로 하는 종전의 등록세에 해당하는 부분까지 포함하게 되어 유통세로서의 성격이 더욱 강해졌다고 할 수 있다. 취득세 납세의무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이러한 지방세법의 개정 경과도 마땅히 참작하여야 한다.


다. 한편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의 형식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당초부터 원인무효인 경우 유효한 취득행위가 있다고 볼 수 없어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으나( 대법원 2013. 6. 28. 선고 2013두2778 판결 등 참조),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는 일반적인 원인무효의 등기와는 달리 보아야 한다.

부동산실명법은 제4조 제2항본문에서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행하여진 등기에 의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을 무효라고 하면서도 제3항에서 그 무효를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제3자의 선의ㆍ악의는 묻지 아니하므로 무효인 명의 신탁등기의 명의자 즉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 그 제3자가 명의신탁 사실을 알았더라도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 반면 일반적인 원인무효 등기의 경우에는 그 명의자가 등기된 부동산을 처분하더라도 상대방은 그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는 일반적인 원인무효의 등기와 확연히 다르다. 이처럼 명의수탁자에서 제3자 앞으로의 재산권 이전이 유효한 것으로 되는 범위에서는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유효하게 처분할 수 있는 지위를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취득세가 포착하여 담세력을 인정하는 ‘재화의 이전’이라는 영역에서는 명의수탁자가 해당 부동산을 유효하게 취득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명의수탁자가 등기의 명의를 보유한다는 사실 자체에 기초하여 제3자가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는 만큼, 명의수탁자의 취득세 납세의무 성립 여부도 유통세로서의 취득세 고유의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라. 명의수탁자가 제3자에게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제3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므로 취득세 납세의무도 당연히 성립한다. 그런데 다수의견과 같이 명의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더라도 명의수탁자에게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게 되면,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에 기초하여 부동산을 취득한 제3자에게는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함에도 그와 같은 취득의 전제가 되는 등기를 보유한 명의수탁자에게는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지 않는 이상한 결과가 된다. 이러한 모습은 재산이 유통되는 과정에서 재산이 이전될 때마다 그 이전 자체에 담세력을 인정하고 부과하는 취득세의 유통세로서의 성격에도 반한다.


마.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은 취득세 과세물건인 부동산 등의 취득에 관하여 민법 기타 관계 법령에 의한 등기ㆍ등록 등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사실상으로 취득한 때에는 이를 취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은 매도인과 매수인 양자 간 거래에서 매수인이 대금을 다 치르고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만 마치면 그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음에도 취득세 납세 의무의 성립 시기를 임의로 조절하거나 그 밖에 다른 의도로 등기를 미루거나 회피할 경우 취득세 과세를 하지 못하는 불합리를 방지하기 위하여 등기와 같은 소유권 취득의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더라도 대금의 지급과 같은 소유권 취득의 실질적 요건을 갖춘 경우를 ‘사실상 취득’으로 보아 취득세 과세대상으로 규정한 것에 불과하다. 다시 말하면, 위 조항은 취득세 법률관계에서도 민법상의 성립요건주의를 일관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불합리를 막기 위하여 취득세 납세의무의 성립 시기를 원칙적인 모습인 등기 등을 갖춘 때보다 앞당긴 규정이지 취득세 납세의무의 성립 여부나 납세의무자가 누구인지를 정하기 위한 규정이 아니다. 이는 구 지방세법의 위임에 따른 구 지방세법 시행령 제73조가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잔금지급의무와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일반적으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사실상의 잔금지급일 등을 취득의 시기로 정하고 있는 점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신탁자는 취득세 납세의무의 성립 시기를 조절하기 위하여 자신 명의의 등기를 미루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고, 명의수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면서 명의수탁자가 납부하는 취득세 역시 명의신탁자가 부담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명의신탁자에게는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이 적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바. 부동산 등기 실무상 매매 등 취득을 원인으로 등기를 하려는 경우에는 등기를 하기 전까지 취득세를 신고납부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면서 그의 명의로 취득세를 신고납부하고, 이후 명의신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때도 명의신탁자가 취득세를 신고납부하고 있다. 이처럼 납세자들도 명의수탁자와 명의신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때 각 등기의 명의자에게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이 명의수탁자와 명의신탁자 명의로 등기할 때 각 등기의 명의자에게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 부동산 등기 실무나 취득세를 납부하고 있는 일반 국민들의 납세의식에도 부합한다. 나아가 그와 같이 보아야 취득세 법률관계가 등기를 기준으로 간명해져서 납세자의 납세 편의에 도움이 되고, 지방자치단체가 별도로 취득세를 부과하거나 징수하는 데 드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그것이 취득세와 등록세를 통합한 지방세법의 개정 취지에 들어맞는 해석이기도 하다.


사. 위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부동산실명법 시행 이후 명의수탁자가 3자간 등기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매도인으로부터 부동산의 등기를 이전받은 경우에도 그 등기의 효력과 관계없이 명의수탁자에게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1항에서 규정한 ‘취득’을 원인으로 한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에는 명의신탁자가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더라도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에서 규정한 ‘사실상 취득’에 따른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고, 그 후 명의신탁자가 무효인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를 말소하고 당초 매매계약에 기하여 자기 앞으로 소유권등기를 이전받거나 또는 명의수탁자로부터 직접 자기 앞으로 소유권등기를 이전받는다면 그 등기 시에 명의신탁자에게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1항에서 규정한 ‘취득’을 원인으로 한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아. 이처럼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는 명의수탁자와 명의신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때에 각 등기의 명의자에게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고, 잔금지급일에는 명의신탁자에게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등기 이후 명의신탁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사실상 취득’을 이유로 명의신탁자에게 취득세를 다시 부과할 수는 없다. 이러한 경우 부동산실명법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해당 법률에 따른 과징금이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여 제재하면 충분하다. 요컨대,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 앞으로 등기를 하였다가 이후 자신의 명의로 등기를 하는 경우에는 모두 두 번의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게 되는데, 등기 실무대로 각 등기를 마칠 때 해당 등기의 명의자가 이를 신고납부하면 되는 것이다. 반면 다수의견에 의하면,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를 거쳐 자신의 명의로 등기를 하더라도 취득세 납세의무는 잔금지급일에 명의신탁자에게 한 번만 성립한다. 위의 경우 등기가 명의수탁자와 명의신탁자 명의로 두 번 이루어지고 취득세 또한 두 번 신고납부됨에도, 취득세가 한 번만, 그것도 취득세가 실제로 신고납부된 때와는 다른 때에 성립한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자. 결국 원고가 그 명의로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때에 원고에게 그 등기에 따른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의 경정청구를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를 위법하다고 본 원심판결은 부동산 취득세 납세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으므로 파기되어야 한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에 찬성할 수 없음을 밝힌다.


5.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김소영의 보충의견

이 사건에서는, 부동산을 매수하고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한 명의신탁자가 3자간 등기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를 마쳤다가 그 후 해당 부동산에 관하여 자신의 명의로 등기를 마친 경우, 명의신탁자에게 언제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지가 문제된다.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에 따라 잔금지급일에 성립한다는 것이 다수의견이고, 등기일에 성립한다는 것이 반대의견이다. 명의신탁자의 매수인 지위는 일반 매매계약의 매수인 지위와 다르지 않으므로, 잔금지급일에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고 등기일에는 새로운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일반 매매계약에서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 다수 의견의 논리임은 이미 살펴보았다. 그러므로 나아가 반대의견이 내세우는 논거들이 타당한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가. 등기는 법률행위에 의한 부동산 물권변동의 효력발생요건이므로 등기를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부동산소유권의 이전이라는 법률효과가 발생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등기를 갖추지 않아 사법상으로는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취득의 실질이 있다면 조세법 영역에서는 그 실질에 따라 담세력이 있는 곳에 과세함으로써 과세의 형평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구 국세기본법(2010. 1. 1. 법률 제99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1항이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ㆍ수익ㆍ재산ㆍ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는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한다고 하여 실질과세원칙을 규정하고, 구 지방세법 제82조가 위 원칙을 지방세에 관한 법률관계에 준용하는 것도 같은 취지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구 지방세법은 제105조 제2항에서 부동산의 취득에 있어서는 민법에 의한 등기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사실상으로 취득한 때에는 이를 취득한 것으로 본다고 특별히 규정하여 취득세의 과세대상에 실질주의가 적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따라서 위 조항이 단순히 취득세 납세의무의 성립 시기만을 정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고, 오히려 실질과세원칙을 반영하여 취득세의 과세요건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한편 명의신탁자가 부동산을 매수하여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를 마친 경우,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는 무효이므로 그 소유권은 여전히 매도인에게 있고, 명의신탁자는 매도인에게 해당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 이러한 명의신탁자의 지위는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나 등기를 하지 않고 있는 일반 매매계약에서의 매수인 지위와 전혀 다르지 않다. 따라서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은 명의신탁자에게도 당연히 적용된다.

반대의견에 따르면, 부동산 매수인이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한 경우, 그 매수인이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명의신탁자라면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아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를 하는 때에 비로소 명의수탁자에게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고, 명의신탁자가 아니라 일반 매수인이라면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에 따라 잔금지급일에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 그런데 예컨대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고도 등기를 하지 않고 있던 매수인이 취득세를 부과한 과세관청에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할 예정이므로 자신에게는 취득세 납세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 반대의견은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중 누구에게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볼 것인가 하는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 경우 명의신탁자에게는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지 않고, 과세관청으로서는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를 기다려 명의수탁자로부터 취득세를 납부받아야 한다는 것이 반대의견의 입장이라면, 매수인의 미등기 이유가 그 주장대로 명의신탁 등기를 예정하고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미등기 전매 등과 같은 다른 목적 때문인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하는 또 다른 문제에도 직면할 수 있다. 나아가 매수인이 그 주장과 같이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를 마치지 않는다면 언제 취득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나. 취득세가 재산의 이전이라는 사실에 담세력을 인정하고 부과하는 유통세의 성격을 가진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취득세는 등록세와는 달리 등기 또는 등록이라는 단순한 사실의 존재를 과세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재산의 취득을 과세대상으로 한다. 즉, 취득세는 재산이 이전 내지 유통되는 국면에서 과세된다는 의미에서는 유통세로 분류할 수 있지만, 그러한 이전을 통한 재산의 취득을 과세대상으로 하므로, 취득행위로 인하여 취득세 부과를 정당화하는 담세력이 발생하였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런데 외견상 취득행위가 있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 원인행위가 무효인 경우에는 담세력 발현의 전제가 되는 유효한 취득행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취득세의 과세요건이 충족될 수 없고, 취득세 납세의무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취득의 원인행위나 그에 터 잡은 등기의 효력에 관한 고려 없이 유통세로서의 성격만을 내세워 등기를 갖추기만 하면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보는 것은 이와 같은 취득세의 본질에 정면으로 반한다.

한편 대법원이 채권에 대한 양도담보로 부동산의 소유권등기를 이전받는 등의 경우에 취득세 납세의무의 성립을 긍정한 것은 양도담보설정계약과 그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가 유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는 이와 달리 효력이 없으므로 양도담보의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판례를 들어 명의신탁관계에서도 등기를 갖추었는지 여부에 따라 취득세 납세의무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아울러 민법이 부동산 물권변동에 관하여 성립요건주의를 채택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민법에 의한 등기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한 때에는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명시적으로 과세요건을 정하고 있는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을 무시하고, 등기만을 기준으로 그 납세의무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

다.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자신의 명의로 등기를 마치더라도 부동산실명법에 의하여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요컨대,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경우에는 등기를 기준으로 취득세 납세의무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반대의견의 해석은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의 명문 규정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어서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다. 조세를 담세력을 나타내는 과세대상을 기준으로 분류할 경우 취득세와 등록세는 대체로 유통세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러한 분류가 거꾸로 해당 조세의 본질을 결정할 수는 없고, 유통세로 함께 분류된 각 조세도 그 과세요건은 서로 다르다. 따라서 조세의 성격은 개별 세목별로 그 과세요건 등을 고려하여 파악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등록세는 등기 또는 등록이라는 단순한 사실의 존재를 과세대상으로 하는 반면 취득세는 재산의 취득을 과세대상으로 하는 등 두 조세의 성격은 확연히 다르다. 대법원이 소유권이전등기가 원인무효인 경우 등록세 납세의무의 성립은 긍정하면서도 취득세 납세의무의 성립은 부정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지방세법이 2010. 3. 31. 개정되면서 종전의 등록세 중 취득을 전제로 한 부분과 취득세가 통합되고 그 세율도 기존의 등록세율과 취득세율을 합한 것으로 조정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개정은 부동산 취득의 경우 통상 등기가 수반된다는 점에 착안하여 세목 체계를 간소화한 것에 불과하고, 이와 달리 취득세의 성격을 과거와 다르게 규정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 이는 세율을 제외하고는 취득세의 과세요건에 변함이 없음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더군다나 지방세법은 취득세를 등록세에 흡수시키는 방법으로 양자를 통합한 것이 아니라 등록세를 폐지하고 취득세의 세율을 조정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취득세의 세율이 종전의 등록세율을 합한 세율로 조정된 사정만으로 취득세 본래의 성격을 무시하고 등록세의 성격만을 강조할 수는 없다.


라. 부동산실명법에 의하면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무효이므로 그 효력이 없다는 점에서는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와 일반적인 원인무효의 등기가 전혀 다르지 않다. 다만 명의수탁자가 제3자에게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는 경우 제3자는 유효하게 그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는데, 이러한 점에서는 일반적인 원인무효의 등기와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처럼 제3자가 신탁부동산을 유효하게 취득하게 되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이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등기의 무효를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결과일 뿐이다. 즉, 제3자는 위 규정으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는 반사적 이익을 누리는 것에 불과하므로, 그 소유권 취득의 전제로서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의 소유권 내지 이를 처분할 수 있는 지위를 취득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한편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에 기초하여 부동산을 취득한 제3자에게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하여 그 등기를 보유하였던 명의수탁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할 근거는 없다. 앞서 본 것처럼 제3자가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에 기초하여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더라도 명의수탁자까지 그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므로, 명의수탁자에게는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제3자에게 처분하는 일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도 없다. 이처럼 예외적인 경우의 법률효과를 근거로 명의수탁자에게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는 법리를 세우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마.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수탁자와 명의신탁자 명의로 등기를 할 때 취득세가 각 신고납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명의신탁의 관계자들이 명의신탁 사실을 감추기 위해 일반적인 거래의 외관을 갖추기 때문에 형성된 결과일 뿐이다. 즉, 일반적인 거래에서는 부동산 매수인이 등기를 함으로써 과세관청이 그 취득 사실을 인식하게 되고, 그 취득 또한 유효하다는 전제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등기를 할 때 취득세를 신고납부 받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불법적인 명의신탁관계에서까지 그러한 유사한 외형만을 근거로 취득세가 실제로 신고납부되고 있는 때에 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

취득세 납세의무의 성립 여부는 과세요건이 충족되었는지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지, 납세의무자의 위법한 의도에 따른 외관에 좌우될 것이 아니다. 명의수탁자 등이 위와 같이 취득세를 신고납부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 신고납부한 때에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보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불법행위를 조세법이 용인해 주는 결과가 되어 법질서 전체의 조화라는 관점에서도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할 때 객관적으로 취득세 납세의무가 없음에도 위법한 행위를 숨기기 위해 취득세를 신고납부하게 되는 문제는 일반원칙으로 돌아가 경정청구제도 등을 통하여 시정하면 충분하다.


바. 반대의견은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를 거쳐 자신의 명의로 등기를 하는 경우 등기가 두 번 이루어지고 취득세 또한 두 번 신고납부됨에도 취득세 납세의무는 잔금지급일에 명의신탁자에게 한 번만 성립한다고 보는 것은 부당하다고 한다.

그러나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아무런 효력이 없는 등기만을 보유하고 있을 뿐인 명의수탁자는 신탁부동산을 유효하게 취득할 수 없으므로 명의수탁자에게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고, 이와 달리 명의신탁자는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까지 지급함으로써 해당 부동산을 실질적으로 취득하므로 취득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라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명의신탁자의 취득세 납세의무가 이를 신고납부하는 등기일이 아니라 잔금지급일에 성립한다고 보는 것도 실질주의에 바탕을 둔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의 명문 규정에 따른 것이므로 타당하다.

이와 같이 조세채무의 성립 여부는 조세법률주의의 요청으로 조세법이 정한 과세요건을 충족하였는지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행위의 위법 여부나 그에 대한 제재의 필요성에 따라 판단할 것이 아니다. 법을 위반한 행위가 있다고 하여 과세요건이 구비되지 않았는데도 조세를 부과할 수는 없는 것이다.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한 제재는 위 법이 정하는 과징금이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방법에 의하면 충분하다.


사. 반대의견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명의신탁이 수반된 매매계약의 경우에는 위법한 의도로 형성된 외관에 따라 취득세의 납세의무를 인정하는 반면에, 그 이외의 일반적인 매매계약의 경우에는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취득의 실질이 인정되는 때에 취득세의 납세의무를 인정함으로써 취득세 부과에 심대한 혼란을 가져온다는 점에 있다. 불법인 명의신탁의 경우에만 왜 취득세의 법리나 실질과세의 원칙을 허물어 따로 해석하여야 하는지에 관한 수긍할 수 있는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그 타당성을 주장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힌다.


6.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신의 보충의견

이 사건과 같은 3자간 등기명의신탁 사안에서는 부동산을 매수한 명의신탁자가 매매대금을 지급하는 국면(제1국면),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를 하는 국면(제2국면), 이후 명의신탁자 명의로 다시 등기를 하는 국면(제3국면)이 문제된다. 다수의견은 등기를 하지 않는 매매대금 지급 국면(제1국면)에서 명의신탁자에게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고, 명의수탁자나 명의신탁자 명의로 등기를 하는 국면(제2, 3국면)에서는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반대의견은 매매대금을 지급하는 국면(제1국면)에서는 취득세 납세의무가 없고, 등기를 하는 각 국면(제2, 3국면)에서 각 등기의 명의자에게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반대의견은 등기를 하는 사람은 당연히 취득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인식하고 이를 전제로 취득세를 신고납부하는 국민들의 납세의식과 납세현실에 정확히 부합하는 해석이다. 이에 따르면 취득세 법률관계가 등기를 기준으로 간명하여 납세의무의 성립여부를 다투는 분쟁의 발생이나, 과세당국이 취득세를 부과하거나 징수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과세실무에서의 장점뿐만 아니라 이론적으로도 타당하다는 점은 반대의견에서 취득세의 유통세로서의 성격,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지위,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의 적용 범위 등을 중심으로 이미 밝힌 바와 같다.

설사 다수의견에 다소 경청할 만한 면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의견을 취한 결과는 반대의견을 따를 때 얻게 될 장점들을 놓치고 과세현장에 혼란을 가져오는 것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더욱이 입법자가 등록세와 취득세를 통합함으로써 등기 시에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는 취지로 지방세법을 개정하였는데도, 그 개정 취지를 받아들이지 않고 굳이 과거의 선례를 고수하겠다고 하는 다수의견의 태도에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이상과 같이 반대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힌다.


대법원장 김명수(재판장) 대법관 고영한 김창석 김신 김소영 조희대(주심) 권순일 박상옥 이기택 김재형 조재연 박정화 민유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