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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도19025 저작권법위반방조 사건 보도자료

    조회수
    139
    작성일
    2021.10.22


대법원(재판장 대법원장 김명수, 주심 대법관 김재형)은 2021. 9. 9.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하였음(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도19025 전원합의체 판결)
- 링크 행위자가 정범이 공중송신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그러한 침해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인터넷 사이트에 영리적∙계속적으로 게시하는 등으로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침해 게시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의 링크 행위를 한 경우에는, 침해 게시물을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정범의 범죄를 용이하게 하므로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범이 성립할 수 있음
- 링크를 하는 행위만으로는 공중송신권 등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의 실행 자체를 용이하게 한다고 할 수 없어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의 방조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종전 대법원 판결을 변경함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해서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노태악의 반대의견(3명)이 있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천대엽의 보충의견(2명),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조재연의 보충의견, 대법관 김선수의 보충의견, 대법관 노태악의 보충의견이 있음


1. 사안의 개요

가. 공소사실 요지
▣ 성명불상자들(정범들)은 저작권자의 이용허락 없이 드라마, 영화 등의 영상저작물을 해외 동영상 공유사이트에 업로드함
피고인은 자신이 개설하여 운영하는 이른바 ‘다시보기 링크사이트’인 A사이트 게시판에, 정범들이 해외 동영상 공유사이트에 업로드한 영상저작물에 연결되는 링크를 2015. 7. 25.부터 2015. 11. 24.까지 총 450회에 걸쳐 게시함 ☜ 이 사건 링크 행위
▣ 검사는 피고인을 저작권법위반 방조죄(정범의 공중송신권 침해행위를 방조)로 기소함
나. 소송경과
▣ 제1심(서울중앙지법): 무죄
▣ 원심(서울중앙지법): 항소기각
 ● 링크는 영상저작물의 웹 위치 정보 등을 나타낸 것에 불과하고, 인터넷 이용자는 링크 부분을 클릭함으로써 저작권자의 복제권이나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웹페이지 등에 방문하여야 해당 게시물에 접속할 수 있게 됨
 ●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는 저작권 침해행위의 실행 자체를 용이하게 한 것이 아니라, 그와 무관한 지위에서 단순히 전송권이 침해되고 있는 상태를 이용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방조행위로 볼 수 없음
▣ 검사 상고

2. 쟁점의 이해를 위한 배경지식


❒ 저작권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7. “공중송신”은 저작물, 실연ㆍ음반ㆍ방송 또는 데이터베이스(이하 “저작물 등”이라 한다)를 공중이 수신하거나 접근하게 할 목적으로 무선 또는 유선통신의 방법에 의하여 송신하거나 이용에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10. “전송(傳送)”은 공중송신 중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저작물등을 이용에 제공하는 것을 말하며, 그에 따라 이루어지는 송신을 포함한다.
제18조(공중송신권)
저작자는 그의 저작물을 공중송신할 권리를 가진다.
제136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倂科)할 수 있다.
1. 저작재산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제93조에 따른 권리는 제외한다)를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포, 대여, 2차적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
❒ 형법
제32조(종범)
①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는 종범으로 처벌한다.


공중송신권 침해
 ● ‘공중송신권’은 저작물을 공중송신할 수 있는 권리로 저작재산권의 일종임. ‘공중송신’은 저작물 등을 공중이 수신하거나 접근하게 할 목적으로 무선 또는 유선통신의 방법에 의하여 송신하거나 이용에 제공하는 것을 말함
 ● 공중송신은 방송(저작권법 제2조 제8호), 전송(저작권법 제2조 제10호), 디지털음성송신(저작권법 제2조 제11호)을 포함하는 상위개념임
 ● 저작재산권을 공중송신의 방법으로 침해하는 경우에는 저작재산권(공중송신권) 침해행위가 되어 처벌 대상이 됨(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
전송의 방법에 의한 공중송신권 침해
 ● ‘전송’(저작권법 제2조 제10호)은 공중송신 중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저작물 등을 이용에 제공하는 것을 말하며, 그에 따라 이루어지는 ‘송신’을 포함함
 ● 공중의 구성원에게 저작물을 실제로 송신하지 않더라도, 저작물을 업로드하여 공중의 구성원이 원하면 언제든지 저작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전송’에 해당함
 ● 이 사건에서는 정범들이 저작재산권자의 이용허락 없이 저작물을 전송함으로써 공중송신 중 전송의 방법으로 저작재산권(공중송신권)을 침해하였음
링크(hyperlink)
 ● 정보를 거미줄처럼 연결하기 위하여 월드와이드웹이 채택한 기술임
 ● 월드와이드웹은 인터넷에 존재하는 정보를 단일 자원 식별자(Uniform Resource Identifier, 이하 ‘URI’)로 표시하는데, 링크는 URI를 웹페이지 문서와 연결시켜 인터넷 이용자가 링크를 클릭하면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URI로 표시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줌

3. 대법원의 판단

가. 사건의 쟁점
링크 행위만으로는 공중송신권 침해를 방조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종전 판례를 유지할 것인지

나. 다수의견(10명): 링크 행위는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에 해당할 수 있음 (기존 판례 변경 ⇒ 파기환송)
링크 행위자가 정범이 공중송신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그러한 침해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인터넷 사이트에 영리적∙계속적으로 게시하는 등으로 공중의 구성원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침해 게시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의 링크 행위를 한 경우에는, 침해 게시물을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정범의 범죄를 용이하게 하므로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범이 성립할 수 있음
 ● 정범이 공중송신권 침해 게시물(이하 ’침해 게시물‘)을 인터넷 서버에 업로드하면 실제로 공중에게 침해 게시물을 송신하였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공중송신권 침해가 성립
 ● 정범이 침해 게시물을 서버에서 삭제하는 등으로 게시를 철회할 때까지는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이용에 제공하는 공중송신권 침해의 범죄행위가 계속됨 ➜ 정범의 범죄행위는 방조의 대상이 될 수 있음
 ● 저작재산권자의 이용허락 없이 전송되는 침해 게시물로 연결되는 링크를 공중에게 제공하는 이른바 ‘다시보기’ 사이트 등의 링크 사이트(이하 ‘저작권 침해물 링크 사이트’)에서 이루어지는 링크 행위와 같이, 링크 대상이 침해 게시물 등임을 알면서 그러한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영리적∙계속적으로 제공한 자는, 정범의 행위가 공중송신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침해 게시물을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정범의 행위를 용이하게 하여 공중송신권 침해를 강화∙증대할 의사로 링크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있음 ➜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음
 ● 저작권 침해물 링크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링크가 없었더라면 정범이 게시한 저작권 침해물을 발견할 수 없었던 공중의 구성원까지 그 링크를 통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쉽게 저작권 침해물에 접근할 수 있게 됨. 링크 행위로 말미암아 공중이 접근할 수 있도록 저작권 침해물을 이용에 제공하는 정범의 실행행위가 용이하게 되고 공중송신권이라는 법익의 침해가 강화∙증대됨 ➜ 링크 행위와 정범의 범죄 실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음
 ● 다만, 인터넷 등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링크 행위에 대해서까지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를 쉽게 인정하는 것은 인터넷 공간에서 표현의 자유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과도하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음
 ● 따라서 검사는 링크를 한 행위자가 링크 대상인 게시물이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게시물 등으로서 불법성이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는 점을 엄격하게 증명하여야
 ● 또한 링크 행위가 정범의 공중송신권 침해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그 법익침해를 강화∙증대하는 등의 현실적인 기여를 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행위라고 쉽사리 단정해서는 안 됨
▣ 판례 변경
 ● 링크를 하는 행위 자체는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웹페이지 등의 위치 정보나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여 공중송신권 등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의 실행 자체를 용이하게 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의 방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13748 판결 등을 변경

다. 반대의견(3명) : 링크 행위는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에 해당하지 않음(기존 판례 유지 ⇒ 상고 기각)
링크 행위만으로는 공중송신권 침해행위의 실행을 용이하게 하는 방조행위에 해당하지 않음 ➜ 종전 판례의 법리는 타당함
 ● 정범의 행위는 침해 게시물을 업로드함으로써 종료되므로, 그 이후의 피고인의 링크 행위는 침해 게시물을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정범의 행위를 용이하게 한다고 볼 수 없음
 ● 다수의견은 피고인의 링크 행위를 처벌하고자 방조의 개념, 링크 행위의 의미, 방조행위와 정범의 범죄 사이의 인과관계 등을 확장 해석함으로써 형사처벌의 대상을 확대함
 ● 다수의견은 방조범의 성립과 종속성, 죄수 등의 법리에 반하고,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음
 ● 현재 저작권 침해물 링크 사이트 등에 대한 처벌의 근거조항 마련을 위한 입법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대법원이 종전 견해를 바꾸어 방조 개념의 확장 등을 통해 형사처벌의 범위를 넓히는 것은 형벌불소급의 원칙 등과 조화되지 않음
 ● 저작권 침해물 링크 사이트의 영리적∙계속적 링크의 폐해에 대해서는 입법을 통해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함

라. 이 사건의 결론: 파기환송
▣ 피고인은 정범의 공중송신권 침해행위 도중에 그 범행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침해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이 사건 사이트에 영리적∙계속적으로 게시하여 공중의 구성원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침해 게시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함. 피고인은 링크 행위를 통해 침해 게시물을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정범의 범죄를 용이하게 하여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범 성립
▣ 이와 달리 피고인이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범이 아니라는 원심판단은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음

4. 판결의 의의
종래 대법원은 링크 행위만으로는 공중송신권 침해를 방조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링크의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방조가 될 가능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였음
이번 판결은 저작권 침해물 링크 사이트에서 침해 게시물에 연결되는 링크를 제공하는 경우 등과 같이, 링크 행위자가 정범이 공중송신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그러한 침해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인터넷 사이트에 영리적∙계속적으로 게시하는 등으로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침해 게시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의 링크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가 성립될 수 있다는 점을 밝혔음
다만 링크는 인터넷 공간의 본질적 가치인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을 위한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수단이라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 링크를 한 행위자가 링크 대상인 게시물이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게시물 등으로서 불법성이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는 점이 엄격하여 증명되어야 하고, 링크 행위가 정범의 범죄 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공중송신권 침해의 기회를 현실적으로 증대시켜 정범의 범죄 실현에 현실적인 기여를 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방조범 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여, 방조범 성립의 제한 법리를 선언
▣ 대법원은 이 판결을 통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링크 행위가 공중송신권침해의 방조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을 법리적으로 밝히는 한편, 방조범 성립을 위한 고의와 인과관계 요건 등에 대한 엄격한 적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선언하여 링크 행위에 대한 공중송신권 침해 방조범 성립의 한계를 명확히 설정함으로써 링크 행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저작재산권자의 보호를 함께 도모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