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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1두45008 판결 [시정명령처분취소] [공2022하, 2252]

    조회수
    146
    작성일
    2022.12.19
판시사항
대지 또는 건축물의 위법상태를 시정할 수 있는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지위에 있지 않은 자가 구건축법 제79조 제1항에 따른 시정명령의 상대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구 건축법(2019. 4. 23. 법률 제163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9조 제1항에 따른 시정명령은 대지나 건축물이 건축 관련 법령 또는 건축 허가 조건을 위반한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명하는 처분으로, 건축 관련 법령 등을 위반한 객관적 사실이 있으면 할 수 있고, 원칙적으로 시정명령의 상대방에게 고의ㆍ과실을 요하지 아니하며 대지 또는 건축물의 위법상태를 직접 초래하거나 또는 그에 관여한 바 없다고 하더라도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건축법상 위법상태의 해소를 목적으로 하는 시정명령 제도의 본질상, 시정명령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자, 즉 대지 또는 건축물의 위법상태를 시정할 수 있는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지위에 있지 않은 자는 시정명령의 상대방이 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시정명령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자에 대한 시정명령은 위법상태의 시정이라는 행정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고, 상대방에게 불가능한 일을 명령하는 결과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참조조문
구 건축법(2019. 4. 23. 법률 제163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9조 제1항

재판경과
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1두45008 판결
대전고등법원 2021. 6. 10 선고 2020누12443 판결

전 문
【원고, 상고인】 A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이형석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대전광역시 유성구청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정 담당변호사 김병구 외 2인)
【원심판결】 대전고법 2021. 6. 10. 선고 2020누1244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피난계단을 돌음계단으로 설치하였다.'는 처분사유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구 건축법(2019. 4. 23. 법률 제163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건축법'이라고 한다) 제79조 제1항은 '허가권자는 대지나 건축물이 건축법 또는 건축법에 따른 명령이나 처분에 위반되면 건축법에 따른 허가 또는 승인을 취소하거나 그 건축물의 건축주ㆍ공사시공자ㆍ현장관리인ㆍ소유자ㆍ관리자 또는 점유자에게 공사의 중지를 명하거나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건축물의 철거ㆍ개축ㆍ증축ㆍ수선ㆍ용도변경ㆍ사용금지ㆍ사용제한,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따른 시정명령은 대지나 건축물이 건축 관련 법령 또는 건축 허가 조건을 위반한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명하는 처분으로, 건축 관련 법령 등을 위반한 객관적 사실이 있으면 할 수 있고, 원칙적으로 시정명령의 상대방에게 고의ㆍ과실을 요하지 아니하며 대지 또는 건축물의 위법상태를 직접 초래하거나 또는 그에 관여한 바 없다고 하더라도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건축법상 위법상태의 해소를 목적으로 하는 시정명령 제도의 본질상, 시정명령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자, 즉 대지 또는 건축물의 위법상태를 시정할 수 있는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지위에 있지 않은 자는 시정명령의 상대방이 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시정명령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자에 대한 시정명령은 위법상태의 시정이라는 행정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고, 상대방에게 불가능한 일을 명령하는 결과밖에 되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나.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타 업체들과 공동이행방식의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2011. 12. 21. 시행자인 대전도시공사와 사이에 ○○지구 5블록 분양아파트(△△△△△ 5단지 아파트, 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의 건설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한 공사시공자인 사실,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2014. 6. 27. 사용검사가 완료되어 그 무렵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수분양자들의 소유권 이전등기 및 입주가 완료되었고,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와 사용자 등을 대표하는 자치의결 기구인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어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에 관한 사항을 결정해오고 있으며, 이 사건 아파트의 자치관리기구의 대표자인 관리사무소장이 공동주택관리법상 관리주체로서 이 사건 아파트를 실제로 관리하고 있는 사실, 한편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민원에 따라 진행된 감사 결과 이 사건 아파트에서 건축법 및 주택법 등 규정에 위반되어 시공된 부분이 확인된 사실, 이에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대전도시공사에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한 보완공사를 요청하였고, 대전도시공사는 다시 원고에게 해당 부분의 보완공사를 요청한 사실, 피고는 2018. 8. 30. 원고와 대전도시공사에 대하여 구 건축법 제79조 제1항 등에 근거하여 건축법 관련 법령 위반사항에 대하여 시정명령을 한 사실(이하 원고에 대한 부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협조 아래 이 사건 처분 사유 중 상당 부분에 대한 시정절차의 이행에 착수하여 이 사건 처분을 전후하여 보완공사계획을 제출하였고 일부 보완공사를 마친 사실, 그러나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이 사건 처분 사유 중 '피난계단을 돌음계단으로 설치하였다.'는 부분(이하 '이 사건 피난계단 부분'이라고 한다)에 대하여는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보완공사 계획을 승인하지 않아 원고가 공사를 시행하지 못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공사시공자인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의 공사가 완료되고 분양이 마쳐져 입주자 등이 이 사건 아파트를 소유ㆍ관리하고 있었던 이 사건 처분일인 2018. 8. 30.경에는 이미 이 사건 아파트를 처분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 사건 피난 계단 부분의 위법사항 시정 방안에 관하여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측과 이견이 있는 상태에서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 등의 협조 없이 임의로 이 사건 피난계단 부분에 관하여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지적된 위법사항을 시정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앞서 본 법리에 따르면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의 공사시공자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피난계단 부분의 시정을 명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할 당시 원고가 그 시정명령을 이행할 수 있는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지위에 있었는지를 심리ㆍ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공사 완료 후 건축물이 공사시공자의 관리를 떠나 건축주 또는 제3자의 관리하에 놓여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공사시공자는 구 건축법 제79조 제1항에 따른 시정명령의 상대방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으니, 이와 같은 원심판단에는 건축법상 시정명령의 상대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이 사건 피난계단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재연(재판장) 민유숙 이동원(주심) 천대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