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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공존동의제도의 도입과 유의할 점 - 이금호 파트너 변리사

    조회수
    5497
    작성일
    2024.06.26

  이금호 파트너 변리사

 

1. 상표공존동의제도 도입 (2024. 5. 시행)

 

상표공존동의제도는 먼저 등록하거나(선등록상표) 먼저 출원한(선출원상표) 자의 동의가 있으면, 타인의 동일, 유사한 후출원상표도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어떤 상표를 출원하였는데, 그보다 앞선 선등록상표나 선출원상표가 있고 그 후출원상표와 선행상표가 동일하거나 유사하고 지정상품까지 서로 동일하거나 유사하면 후출원상표는 등록을 받을 수 없는 게 원칙입니다. 그런데 상표공존동의제도는 이러한 경우에도 선행상표의 권리자가 동의를 해주면 후출원상표도 등록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입니다. 

 

2. 상표공존동의제도의 장점 

 

1) 이전에는 후출원상표가 선행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하다고 거절될 경우 일시적 양도를 통해 권리자를 일치시켜서 후출원상표의 등록을 받은 다음에 다시 원래대로 권리를 되돌리는 방법으로 해결하였습니다. 그런데, 상표공존동의제도가 시행됨으로써 일시적 양도나 등록 후 재양도 등의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게 되었으며, 선행권리자 입장에서도 (일정한 대가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일시적 양도나 재양도 등의 절차를 밟는 게 당사자간의 신뢰가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매우 부담스럽고 번거로울 수 있었는데, 상표공존동의제도에 따라 절차대로 진행하면 부담이 줄어드는 면이 있어서 후출원의 출원인이 제안해 오면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2) 또한 주요 상표를 공유하는 대기업의 경우에는 더욱 효용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기업의 대표적인 명칭이나 로고가 포함된 상표를 계열사나 자회사에서 후출원하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선등록상표의 권리자인 모기업이 등록을 받은 후 계열사 등에 양도해주는 방식으로 상표를 등록받았는데, 이제는 선행권리자(모기업)가 상표공존동의를 해주면 자회사나 계열사들도 무난하게 모회사인 대기업 대표 명칭이 포함된 상표를 등록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3. 상표공존동의제도를 운용함에 있어서 유의할 점 

 

1) 동일상표, 동일상품에 대해서는 적용이 제외됩니다. 

 

공존동의에 의해 후출원상표가 등록되면 수요자에게 오인이나 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상표권의 효력범위가 “동일한 경우” (동일상표 및 동일상품)는 상표공존동의제도 적용이 제외됩니다. 서로 다른 권리자간에 동일한 상표를 동일한 상품에 대해 상표등록과 사용이 허락할 경우, 소비자들의 상품출처에 대한 오인, 혼동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상표공존동의제도는 권리범위가 중복되지 않는 경우, 예를 들어 선행상표와 동일한 상표는 동일한 상품이 아닌 유사한 상품에 대해서, 선행상표와 유사한 상표는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대해서 적용 받을 수 있습니다. 

 

2) 상표공존동의제도에 의해 등록된 후 상표를 부정경쟁목적으로 사용하여 상품의 품질오인, 상품출처의 혼동을 야기하는 경우에는 공존동의로 등록된 후출원상표 뿐만 아니라 공존에 동의를 해준 선행상표까지도 취소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상표공존동의제도에 의해 상표등록이 된다 하더라도, 공존동의에 의해 등록된 상표권자 또는 공존동의를 해준 선행상표권자 중 1인이 자기의 등록상표를 지정상품과 동일, 유사한 상품에 부정경쟁을 목적으로 등록상표를 사용함으로써 수요자에게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게 하거나 타인의 업무와 관련된 상품과 혼동을 불러일으키는 경우에는 개정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5호의 2에 의해 ‘누구든지’ 상표등록취소심판을 청구하여 해당 상표등록을 취소시킬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4. 공존동의서의 주요 사항

 

1) 공존동의서 제출가능시기 및 대상. 

출원과 동시 또는 의견서 제출시, 출원공고결정 전의 보정기한 내(제40조), 출원공고결정 후의 보정기한 내 (제41조)에 제출가능하며, 상표등록 이후에 공존동의서 제출은 절차상 불가합니다.

 

공존동의서는 상표법 제34조제7항(선출원에 의한 타인의 등록상표)  및 제35조제1항 및 제2항(선출원상표) 에 따른 거절이유를 해소하기 위한 서류이므로 타거절이유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2) 공존동의서 기재사항 

- 공존동의대상 상표출원에 대해 특정: 출원번호를 기재하거나, 아직 출원번호가 없는 경우에는 ‘출원인, 상표(표장), 지정상품’ 등을 기재

- 공존내용을 명시: (특허청 예시 서식) “다음의 선등록(선출원) 상표권자는 출원인 OOO의 상표출원, 등록, 사용에 동의합니다.”

- 공존동의자(선행상표권리자)와 선행상표에 대해 특정

- 공존동의자(선행상표권리자)의 날인(서명)

- 대가 기재 불필요: 상표공존동의는 사실상 상표권의 일부양도를 포함하는 라이선스 계약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선행상표권자이 입장에서는 공존동의에 따른 대가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존동의서에 ‘금액’은 기재하지 않습니다. 

 

3) 공존동의 철회 등

후출원상표의 등록결정 전에 의견서, 보정서, 정보제공서 등을 통해서 공존동의 철회, 공존동의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면 심사관이 참고하여 심사에 반영하나, 아무런 사유없이 일방적인 공존동의 철회, 공존동의계약의 무효나 취소주장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등록결정 이후에는 공존동의 철회주장이 불가하며, 심판절차에 따라 진행해야합니다.

 

4) 공존동의에 의해 등록된 상표권의 효력범위

공존동의에 따라 등록된 상표는 선등록상표와 동일한 지위에 있는 상표에 해당하여 일반적인 등록상표와 동일한 효력이 인정됩니다. 따라서 후출원상표가 공존동의에 따라 등록된 이후 존속기간을 갱신하는 경우, 공존동의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공존동의에 따라 후출원상표가 등록된 이후, 공존에 동의해줬던 선행상표권자가 동일, 유사한 상표를 동일, 유사한 상품에 등록받고자 할 경우에는 후출원상표권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5) 공존동의에 의해 등록된 상표라는 점 및 공존에 동의해 준 상표라는 점을 공시

공존동의에 의해 등록될 경우, 공존동의에 의해 등록된 상표와 공존동의를 해준 상표의 등록원부에 모두 ‘공존동의’ 사실을 공시합니다. 

 

5. 결어

 

상표공존동의제도는, 상표출원의 심사과정에서 대상 당사자들의 자율적인 합의에 의해 상표의 공존 등록과 사용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국내외 기업들의 그간의 민원을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또한, 일반인의 경우에도 자기의 출원상표가 선행상표를 이유로 거절된 경우, 상표등록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 상표공존동의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상표공존동의를 해준 선행권리자에게 이후 상표관리상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여러 가지 발생 가능한 문제들에 대처할 수 있도록 당사자 사이의 공존동의 계약을 면밀히 마련, 검토하여 체결하여야 하겠습니다. 

 


ⅰ(2024. 5. 1. 시행) 개정법 제34조 제1항 제7호: 선출원(先出願)에 의한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ㆍ유사한 상표로서 그 지정상품과 동일ㆍ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상표. 다만, 그 타인으로부터 상표등록에 대한 동의를 받은 경우(동일한 상표로서 그 지정상품과 동일한 상품에 사용하는 상표에 대하여 동의를 받은 경우는 제외한다)에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

ⅱ 개정법 제35조 제6항: 제1항 및 제2항에도 불구하고 먼저 출원한 자 또는 협의ㆍ추첨에 의하여 정하여지거나 결정된 출원인으로부터 상표등록에 대한 동의를 받은 경우(동일한 상표로서 그 지정상품과 동일한 상품에 사용하는 상표에 대하여 동의를 받은 경우는 제외한다)에는 나중에 출원한 자 또는 협의ㆍ추첨에 의하여 정하여지거나 결정된 출원인이 아닌 출원인도 상표를 등록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