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원 2023. 2. 7. 선고 2020허121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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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8.22
국내 중소기업 K 주식회사가 자사의 등록상표 “”의 등록무효여부 두고 세계적 유명기업 C사와 벌인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였습니다. 특허법원은 K 주식회사(원고)가 C사(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등록 무효심결 취소소송에서 2023년 2월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하는 원고 승소 판결을 하였습니다. 이하 사건의 경위 및 쟁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대상 상표
2. 사건의 개요
1) 피고의 이의신청
- 2017. 06. 02. 이의신청
- 2018. 02. 14. 이의결정 (등록결정)
피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가 출원공고 되자 피고의 주지 저명한 선등록상표 “COCO”와 동일 또는 유사하다는 이유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7호, 제12호 및 제13호에 해당하여 등록이 거절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이의신청을 제기하였습니다. 그러나 특허청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 따라 이의신청을 기각하고 등록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사건 등록상표는 공간적으로 분리됨이 없이 알파벳이 일체로 나열되어 있고 “코코도르”칭호 또한 4음절로 발음하기 쉬운 점 등을 더하여 살펴보면,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국내의 일반수요자나 거래자들이 상표를 보고 받는 직관적인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하더라도 이 사건 등록상표가 “coco” 부분과 “d’or”의 부분으로 약칭되거나 분리 관찰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중략)...이 사건 등록상표는 전체적으로 인식되고 호칭 될 것이고 그럴 경우 피고의 선등록상표와는 외관 및 칭호가 비유사하므로 지정상품의 유사 여부 및 선등록상표의 주지저명성에 대해 더 살필 필요가 없이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7호, 제12호 및 제13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2) 피고의 무효심판 청구 (2019당1273)
- 2019. 04. 23. 심판청구
- 2019. 12. 03. 청구 인용 (무효 심결)
피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가 2018. 2. 23.에 등록되고 1년 2개월 정도 경과한 시점에 이의신청의 이유와 동일한 내용으로 무효심판을 청구하였는데, 특허심판원은 매우 짧은 심리 기간을 거쳐(약 8개월) 위 이의결정이 내려진 지 만 2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혀 상반되는 심결을 내렸습니다.
『1) 이 사건 등록상표인 “cocod’or”는 ‘황금의’, ‘황금색의’ 등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단어“d’or”와 특별한 뜻을 갖지 않는 “coco” 부분이 결합된 표장으로 인식될 수 있고, 위 두 단어가 결합됨으로 인하여 새로운 관념이 형성되는 것도 아니며, 이들을 분리하여 관찰하면 거래상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불가분하게 결합되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2) 생략
3) 한편, ① 비록 상당수 수요자들은 사전 등을 찾아보고서야 ‘d’or’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수요자들이 ‘d’or’의 사전적인 의미를 알게 되는 순간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인 '방향제 등'의 성질을 나타내는 것으로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점, ② '황금의'등을 의미하는 'd'or'는 화장품류와 관련하여 품질이 좋거나 등급이 높은 제품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어 식별력이 미약한 점, ③ 이 사건 등록상표의 등록 이전에 제3류의 화장품류에 'd'or' 부분이 포함된 다수의 표장들이 선등록되어 공존하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화장품류의 지정상품에 사용된 “d’or”는 식별력이 강하지 않다고 봄이 타당하고,
4) 이를 종합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 중 “coco” 부분이 요부에 해당하여 “d’or” 부분에 비해 상대적인 식별력이 강하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등록상표가 요부인 “coco” 부분만으로 약칭될 경우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는 모두 한글로 ‘코코’라고 호칭될 수 있으므로, 양자는 그 호칭이 동일·유사하다.』
3) 원고의 심결취소 소송 (2020허1212)
- 2020. 01. 13. 소장제출
- 2023. 02. 07. 심결취소 판결 (원고 승)
원고는 피고와 다툰 이의신청에서 이기고 이 사건 등록상표를 등록받았으며 등록된 이후에도 이 사건 등록상표 “” 그대로 디퓨저 방향제 제품에 대해 평온하게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 등록상표가 등록된지(이의결정이 난지) 2년도 안 되어 이 사건에 대해 전혀 다른 결론을 내린 특허심판원의 결정에 승복할 수 없었고, 무엇보다 등록된 이후 수출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해외 상표 출원 및 등록도 추진하였기 때문에 특허법원에 제소가 불가피하였습니다.
원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는 “cocod’or” 전체로 관찰돼야 하므로 선등록상표와는 외관과 칭호가 달라서 비유사하며 양 표장의 지정상품도 유사하지 않다는 주장을 하였으며 피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는 “coco” 부분과 “d’or” 두 부분으로 분리 관찰되고 “d’or”는 성질표시여서 식별력이 미약한 반면 “coco”는 주지저명하여 주요부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는 피고의 선등록상표와 유사하고 지정상품에 있어서도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인 방향제는 피고의 지정상품 향수, 일반화장수와 유사하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특허법원은 『이 사건 등록상표는 ”coco“와 ”d’or“를 동일한 서체로 띄어쓰기 없이 횡서한 것으로 시각적인 분리가 없다....일반 수요자들로서는 이를 ‘코코도르’로 호칭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양 상표는 혼동의 여지가 없다...이와 결론을 달리한 이 사건 심결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라고 판결하였습니다.
3) 이 사건 등록상표의 요부관찰여부
이 사건 등록상표는 문자열 “coco” 부분과 “d’or” 부분이 결합된 것이다.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등록상표 중 “coco” 부분만으로 독립하여 상품의 출처표시기능을 수행하는 요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가) 이 사건 등록상표는 “coco”와 “d’or”를 동일한 서체로 띄어쓰기 없이 횡서한 것으로, 시각적으로 두 부분이 분리되지 않는다.
나) “d’or”는 프랑스어로 ‘~의’를 뜻하는 “de”와 ‘황금’을 뜻하는 “or”의 조합으로 전체적으로 ‘황금의’라는 의미를 갖는데, 우리나라의 프랑스어 보급 수준에 비추어 볼 때 일반 수요자들이 그 의미를 쉽게 인식하기 어렵다. 따라서 일반 수요자들로서는 동일한 서체로 띄어쓰기 없이 표시된 “cocod’or”를 굳이 “coco” 부분과 “d’or” 부분으로 분리하기 보다는 “cocod’or”의 일체로 인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다) 이 사건 등록상표의 호칭은 ‘코코도르’ 4음절에 불과하고, 그중에서 ‘코코’의 2음절 문자 부분이 ‘도르’라는 2음절 문자 부분에 비하여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일반 수요자들로서는 이를 ‘코코도르’로 호칭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라) 이 사건 등록상표 중 “coco” 부분이 “d’or” 부분에 비하여 강한 식별력을 갖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 피고의 광고 및 제품에는 선등록상표와 함께 피고의 주지저명한 상호가 병기 표시되었으므로 선등록상표 “coco” 독자적으로 수요자들에게 널리 인식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음.
- “d’or”라는 단어가 제품명에 사용된 방향제 제품의 개수는 3개에 불과하여 방향제 제품류에서 ‘금색’의 색채를 의미하는 단어로 일반적으로 사용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방향제, 디퓨저 등의 원액이 일반적으로 노란색을 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or” 부분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 중 일부인 방향제, 아로마, 디퓨저 등에 사용되는 경우 일반 수요자들에게 그 속성(색상), 원재료 등을 표시하는 것으로 직감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d’or” 부분의 식별력이 미약하다고 볼 수 없다.
4)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의 대비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는 문자열의 구성 및 서체가 달라 외관이 상이하고, 이 사건 등록상표는 ‘코코도르’로, 선등록상표는 ‘코코’로 각 호칭되어 호칭이 상이하며,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는 별다른 관념을 형성하지 아니하여 관념을 대비할 수 없다.
5) 결국 이 사건 등록상표는 선등록상표와 표장이 서로 유사하지 않고,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선등록상표와의 관계에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7호, 제12호 및 제13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3. 맺음말
특허법원 2020허1212 판결은 피고가 상고하지 않아 2023년 2월 24일 원고 K 주식회사의 승소로 확정되었고 순차적으로 특허심판원으로 환송되어 2023당(취소판결)12 심결이 내려졌습니다.
사업 초기 작은 중소기업에 불과했던 원고는 엄청난 규모의 세계적 기업과 맞서 자사의 상표권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등록상표에 대한 특허청의 심사 결과 및 이의 결정과 상반되는 잘못된 심결을 바로 잡았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한편, 피고는 “coco” 단어를 포함한 다수의 상표에 대하여 국내외에서 이의신청을 제기하거나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여 상당수의 사건에서 승소하였고, 이러한 승소사례를 이 사건 판단의 참고 자료로 제출하면서 상표의 유사성을 주장하였는데, 피고가 승소한 사건의 상당 부분은 출원인이 개인이거나 중소기업이고 이들 출원인은 세계적 기업인 피고와 다투는 것에 부담을 느껴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얻어진 결과임에도 이런 승소 심·판결례가 쌓이면서 새로운 사건에서도 피고에게 유리한 판단자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의신청, 심판이나 소송 등에서 상대가 유사 구조 상표의 승소 심결례를 제출하면서 상표의 유사성을 주장하더라도 출원인의 무대응에 따른 승소인지 여부를 파악하여 이러한 점을 심판부 또는 재판부에 적극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