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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 보호 수단으로서 특허와 영업비밀의 활용

    조회수
    229
    작성일
    2022.11.22
흔히들 이야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전을 토대로 하는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라 할 수 있다. 초연결사회에서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혁신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러한 혁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에 대한 지속적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기술, 즉 특허나 영업비밀 등 무형자산의 가치가 기업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에 대해서, 특허평가업체인 오션토모(Ocean Tomo)가 2020년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S&P500기업들의 경우 21조 달러 이상으로 총자산의 90%에 달한다.


그러나 기업의 경쟁력 유지에 있어서 더욱 중요한 것은 개발한 혁신기술을 어떻게 보호하고 관리할 것인가 이다. 기업이 보유 기술을 보호하고 관리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유출되는 경우, 막대한 비용을 들여 오랜 시간 동안 힘들게 개발한 기술을, 경쟁회사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짧은 시간만에 쉽게 개발하거나 베껴서 사용할 수 있고, 그렇게 절약한 비용을 시설확장이나 마케팅에 활용하는 규모의 경제를 이용함으로써 오히려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을 철저하게 보호하고 관리하지 않는 경우,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원천기술을 개발한 것이 오히려 경쟁에서 탈락하게 될 위험을 초래하는 이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모 기업의 경우 수백억원을 들여 개발한 특허가 기술유출로 경쟁사를 통해 헐값에 대기업에 넘어가서 스스로 개발한 특허와 싸우고 있다고 하는데1),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론 기업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개발 기술의 보호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종래 기업들이 기술을 보호하는 방안으로 생각한 주요 수단은 특허로 출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여 시장이 변화되고 경쟁이 치열해 지는 현실 속에서 모든 기술을 특허로 출원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또한 시장에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해야 하는 기업입장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예를 들어, 제품 수명주기가 짧고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Red Ocean)의 시장에서 제품 또는 서비스의 단계가 성숙기에 있는 경우에, 기술을 보호받기 위한 수단으로 특허를 출원한다면, 어쩌면 출원 이후 2~3년이 경과하여 등록을 받을 시점에는 해당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시장에서의 수요가 쇠퇴하여 더 이상 그 기술을 보호받을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오히려 그 기술을 특허로 출원하여 공개하기 보다는 영업비밀로 보유 관리하여 경쟁 기업이 그 기술을 쉽게 인식하지 못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제품 수명주기에서 도입기에 있거나 제품에 대한 역설계가 어려운 경우에는 영업비밀로 유지하기 보다는 기술 정보가 공개된다 하더라도, 경쟁 기업의 시장 진입을 차단하고 독점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특허로 출원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기업의 기술보호 방법으로는 특허로 출원하는 방법과 영업비밀로 관리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종래 기업들은 기술보호전략으로 특허출원전략 또는 영업비밀보호를 택일적으로 선택하는 방법을 사용하곤 하였다.

그러나, 위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기업의 기술보호전략으로 특허전략과 영업비밀보호전략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제품의 수명주기나 비밀관리 가능성 등을 고려한 기업의 기술경영 전략 아래에서 특허와 영업비밀을 상호 보완적으로 연계하여 활용할 필요
가 있으며, 나아가 실용신안, 디자인, 저작권 등 다양한 기술보호 수단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IP-MIX 전략을 수립하여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허는 기술정보에 대한 공개를 대가로 출원일로부터 20년간 보호를 받으나, 영업비밀은 비밀로 관리된 정보에 대해서는 그 비밀성이 유지되는 한 계속하여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가 있다.

이로 인하여 기술내용을 공개하고 싶지 아니하거나(부품설계를 위한 계산식 등), 특허로 등록할 수 없거나(기술 노하우, 실험데이터, 원가정보, 고객정보 등), 침해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공정관련 기술(분해, 조립, 도금 등 처리공정 관련 기술이나 제조방법 등), 기술 공개시 모방이 용이하거나(성분비, 소스코드 등), 역설계(Reverse Engineering)가 가능한 기술(물품의 조립방법이나 구성요소 등) 등은 영업비밀로 관리하고, 그 반대의 기술은 특허로 출원하는 경향에 있다.

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특허와 영업비밀을 활용하거나 선택하는 기준 또는 방법론에 대해서는 다양한 선행연구들이 있는데, 기업 현장에서 용이하게 활용하기에는 쉽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 인식하에 기업 현장에서 보다 쉽게 특허와 영업비밀을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준을 아래와 같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먼저 특허 또는 영업비밀로 보호가 가능한 기술인지, 보호가 필요한 정도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기술인지, 공공연히 알려진 기술인지 여부를 판단하고, 다음으로, 특허로서 등록이 가능한지 여부, 영업비밀로서 보호관리가 가능한지 여부, 제3자가 동일 기술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역설계가 용이한지 여부, 장차 기술을 제3자에게 이전하는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역설계가 가능한지 여부, 제품 또는 기술의 수명주기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여부, 제3자가 침해하였을 때 그 입증이 용이한지 여부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만일 특허로서만 또는 영업비밀로서만 보호가 가능한 기술에 대해서는 더 이상 판단할 필요없이 해당 방법에 의해서만 기술을 보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X기술이 특허로서도 출원이 가능하고, 영업비밀로서도 보유 관리가 가능한 경우에, 제3자가 동일 기술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으나(이러한 경우 통상적으로 특허로서 보호받는 경향에 있다), 그 개발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역설계도 쉽지 않은 경우(이러한 경우 통상적으로 특허출원하지 않고 영업비밀로 관리하는 경향에 있다)에는 그 X기술에 대해서는 특허전략보다 영업비밀관리전략을 선택하여 비밀로 관리하는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그 X기술에 대한 자료를 납품 또는 기술이전을 위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여야 할 필요가 있거나 그 제공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부득이 특허전략을 채택하여 기술을 보호하게 된다.

또 다른 예로, Y제품의 제조를 위한 기술발전 단계가 여러 단계로 구분될 수 있고, 기업이 그 단계별로 기술을 개발할 경우, 기술발전 단계 초기에는 그 기술을 영업비밀로 관리하다가, 내부의 기술이 축적되어 초기 단계의 기술을 넘어선 기술발전 단계에 있는 경우에는 초기 단계의 기술은 특허로 출원하고 보다 발전된 기술은 계속하여 영업비밀로 관리하는 방법을 채택함으로써 보유 기술의 일부는 특허로써 보호받는 동시에 고급 기술은 영업비밀로써 보호받게 되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계속하여 유지하는 방법을 채택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기술에 대한 보호전략은 그 보호방법 실행의 용이성을 포함한 기업의 기술경영전략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는데, 기술보호전략의 수립 및 실행은 단순하게 기업의 연구팀, 특허팀, 기획팀, 법무팀 또는 전산팀 등의 개별 팀의 개별적인 업무가 아니라 기술 보호를 위한 기업의 역량이 모두 집결됨으로써 그 성과가 나타나는 업무이다. 특허출원 업무를 담당하는 특허팀 담당자와 기술정보를 보호하는 법무팀 담당자 그리고 기업의 장래 경영전략을 수립 및 실행하는 기획팀 담당자 등이 함께 특허전략과 기술정보 보호를 위한 영업비밀 관리전략을 고민하여 결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기업이 개발한 혁신기술을 가장 합리적으로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혁신기술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특허제도와 영업비밀보호제도는 모두 유용한 제도적 수단이다. 그러나 그 제도들을 단편적으로만 활용하는 것은 오히려 각 제도의 단점만이 부각될 우려가 있으므로, 개별 기업이 창출하는 기술 및 관련 시장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내부 의사결정 구조를 합리적으로 구축하여 특허전략과 영업비밀 관리전략을 수립실행하는 것은 결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유효한 수단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