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방송 ‘다시 보기 링크 사이트’에 대한 저작권 침해 여부 -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도19025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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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2.09.19
위 사안에서 대법원은, 종래 인터넷 링크를 게시하는 행위는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웹페이지 등의 위치 정보나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여, 인터넷 이용자가 링크 부분을 클릭함으로써 불법 저작물을 송신하는 등의 방법으로 저작권을 침해하는 웹페이지 등에 직접 연결된다고 하더라도, 침해행위의 실행 자체를 용이하게 한다고 할수는 없기 때문에, 이러한 링크 행위만으로는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의 방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던 대법원의 태도(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13748 판결 등)를 변경하였다.
구체적으로 위 사안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인은 이 사건 사이트를 개설 · 운영하면서, 드라마 · 영화 · 예능 등 영상저작물의 종류별로 카테고리를 구분하고 그 게시판에, 성명불상자가 저작권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지 아니한 채 해외 인터넷 공유 사이트인 'E'에 게시한 다수의 영상저작물 위치정보를 직접 링크하는 글을 게시하고(이하 '이 사건 링크행위'라고 한다), 이 사건 사이트 이용자들이 위와 같이 구분된 카테고리나 검색창을 통해 열람하고자 하는 영상저작물이 게시된 링크 글을 찾아 이를 클릭함으로써 위 해외 인터넷 공유 사이트의 서버에 저장된 영상저작물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위 사안에 대하여 1심과 2심에서는 종전 대법원 판례의 태도에 따라, 이 사건 링크는 심층링크 또는 직접링크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저작물의 웹 위치 정보 내지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고, 인터넷 이용자가 링크 부분을 클릭함으로써 저작권자의 복제권이나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웹페이지 등에 방문하여야 비로소 해당 게시물에 접속할 수 있게 되는 점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저작권 침해행위의 실행 자체를 용이하게 한 것이 아니라 그와 무관한 지위에서 단순히 전송권이 침해되고 있는 상태를 이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어서 이를 방조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이 사건 링크행위가 저작권 침해의 방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였고, 종전에 방조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하였습니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링크는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웹페이지나 웹사이트 등의 서버에 저장된 개개의 저작물 등의 웹 위치 정보 또는 경로를 나타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인터넷 이용자가 링크 부분을 클릭함으로써 침해 게시물 등에 직접 연결되더라도, 이러한 연결 대상 정보를 전송하는 주체는 이를 인터넷 웹사이트 서버에 업로드하여 공중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측이지 그 정보에 연결되는 링크를 설정한 사람이 아니다. 링크는 단지 저작물 등의 전송을 의뢰하는 지시나 의뢰의 준비행위 또는 해당 저작물로 연결되는 통로에 해당할 뿐이므로,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이나 그 게시물이 위치한 웹페이지 등(침해 게시물)에 연결되는 링크를 한 행위라도, 전송권(공중송신권) 침해행위의 구성요건인 '전송(공중송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전송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으며, 종래의 위와 같은 확립된 대법원 판례는 타당하다.
인터넷 등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링크 행위에 대해서까지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를 쉽게 인정하는 것은 인터넷 공간에서 표현의 자유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과도하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으나, 링크 행위가 어떠한 경우에도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종전 판례는 방조범의 성립에 관한 일반 법리 등에 비추어 볼 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범이 침해 게시물을 인터넷 웹사이트 서버 등에 업로드하여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이용에 제공하면, 공중에게 침해 게시물을 실제로 송신하지 않더라도 공중송신권 침해는 기수에 이른다. 그런데 정범이 침해 게시물을 서버에서 삭제하는 등으로 게시를 철회하지 않으면 이를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이용에 제공하는 가벌적인 위법행위가 계속 반복되고 있어 공중송신권 침해의 범죄행위가 종료되지 않았으므로, 그러한 정범의 범죄행위는 방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저작권 침해물 링크 사이트에서 침해 게시물에 연결되는 링크를 제공하는 경우 등과 같이, 링크 행위자가 정범이 공중송신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그러한 침해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인터넷 사이트에 영리적ㆍ계속적으로 게시하는 등으로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침해 게시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의 링크 행위를 한 경우에는 침해 게시물을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정범의 범죄를 용이하게 하므로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범이 성립한다.
다만 행위자가 링크 대상이 침해 게시물 등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경우에는 방조가 성립하지 않고, 침해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영리적ㆍ계속적으로 제공한 정도에 이르지 않은 경우 등과 같이 방조범의 고의 또는 링크 행위와 정범의 범죄 실현 사이의 인과관계가 부정될 수 있거나 법질서 전체의 관점에서 살펴볼 때 사회적 상당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공중송신권 침해에 대한 방조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위 사안에서 원심은 종래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여, 피고인의 행위는 저작권 침해행위의 실행 자체를 용이하게 한 것이 아니어서 이를 방조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우선, 링크는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웹페이지나 웹사이트 등의 서버에 저장된 개개의 저작물 등의 웹 위치 정보 또는 경로를 나타낸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링크를 설정한 행위는 전송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종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범이 침해 게시물을 서버에서 삭제하는 등으로 게시를 철회하기 전까지는 방조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하면서, 링크 대상이 침해 게시물 등임을 알면서 그러한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영리적ㆍ계속적으로 제공한 자는 정범의 행위가 공중송신권 침해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침해 게시물을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행위를 용이하게 하고, 이로써 저작권 침해물을 이용에 제공하는 정범의 실행행위가 용이하게 되고 공중송신권이라는 법익의 침해가 강화ㆍ증대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방조범 성립에서 요구되는 방조행위와 정범의 범죄 실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즉 대법원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전송권 침해행위와 그 방조행위를 명백히 구별하고, 일반적인 형법상의 방조행위에 대한 법리를 설시하면서 저작권자의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웹페이지 등으로 링크를 하는 행위만으로는 어떠한 경우에도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한 종전 판례(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13748 판결 등)를 명시적으로 변경하였다.
위 사안은 피고인이, 제3자가 해외에 서버가 있는 동영상 공유사이트에 이 사건 저작물을 임의로 업로드하고 이를 계속 게시하여 이용에 제공함으로써 전송권을 침해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약 4달간 총 450회에 걸쳐 자신이 개설하여 운영하면서 광고 수익을 얻는 이른바 ‘다시보기 링크 사이트’ 게시판에 이 사건 저작물과 연결되는 링크를 게시하고, 위 사이트 이용자들이 링크를 클릭하면 이 사건 저작물의 재생 준비화면으로 이동하여 개별적으로 송신이 이루어지게 한 사안이다.
즉 위 사안은 무단으로 전송되는 방송, 영화 등 침해 게시물로 연결되는 링크를 공중에 제공하면서 배너 광고 등을 통해 광고수익을 얻는 이른바 ‘다시보기’ 사이트나 모바일앱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최근의 상황에서 구체적인 타당성을 고려하여 일정한 경우 방조죄의 성립을 인정한 것입니다. 다만 대법원의 견해 변경으로 종래 무죄로 판단되었던 사안들이 유죄로 판단된다는 점에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른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에 혼란을 가져온다는 측면과, 구체적인 사안에서 어떠한 경우에 방조범이 성립하는지에 대한 실무상 사례의 축적이 필요하다는 점은 있을 수 있으나,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웹페이지 등으로 링크를 하는 행위만으로는 어떠한 경우에도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종전 판례의 태도는 방조범 성립에 대한 일반론으로 보더라도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되며, 영리적으로 운영되는 다시보기 사이트에 대한 법적 제재가 필요한 현 상황을 고려한 합리적인 판결이라고 보여진다.
따라서 대법원의 판례 변경으로 이제는 불법 게시물을 직접 전송하지 않고 단지 불법 게시물로 연결되는 링크만을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 형사처벌이 가능하므로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