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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조 제1항 제11호에서의 상표의 유사 판단(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9후12179 판결) - 박세은 변리사

    조회수
    252
    작성일
    2020.07.21

1. 시안의 개요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등록상표에는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 10, 11, 12호의 무효사유가 있으므로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2017당2329호), 특허심판원은 이 사건 등록상표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무효사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기각하는 심결을 하였다. 원고는 위 심결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2019허3106호) 특허법원도 이 사건 등록상표에는 무효사유가 없다고 하며 기각하는 판결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9. 12. 30. 대법원에 상고하였다.

 

2. 원심 판결의 요지

 

선등록상표

이 사건 등록상표

 

피고는 자신의 명칭을 '믹맥랩'으로 부르면서 영업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피고 제품의 수요자 또한 그러한 호칭으로 부르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이 사건 등록상표의 1행 부분 ''은 M과 C사이에 점들이 배치되어 있어 '엠씨엠씨' 그대로 읽기보다는 아래 줄의  'MICMACLAB' 부분을 참고하여 읽을 개연성도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는 '엠씨엠씨' 보다는 '믹맥' 또는 '믹맥랩'으로 호칭될 개연성이 더 크므로, 양 상표는 호칭면에서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에는 제7조 제1항 제7, 10, 11, 12호의 무효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3. 대상판결의 요지

 

 

- 선등록상표는 이 사건 등록상표 출원일 당시 수요자들에게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저명상표이다. 

- 이 사건 등록상표 상단의 ""는 하단의 " "에 비해 상당히 크며 굵은 글씨로 되어 있어 수요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고 전체 상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여 강한 식별력을 가진다. 수요자들이 중점적 식별력을 가지는 부분을 보고 특별한 어려움 없이 '엠씨엠씨'로 발음하게 되고 선등록상표는 '엠씨엠'으로 발음되므로 양 상표는 서로 유사하다.

- 피고가 영업활동을 하면서 '믹맥랩', 'MICMACLAB'이라는 상호를 사용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우리나라 수요자들 대부분이 이 사건 등록상표를 '믹맥' 또는 '믹맥랩'으로 널리 호칭·인식한다고 볼 수 없다. 

-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수요자들이 선등록상표를 쉽게 연상하여 출처에 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으므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0호에 해당하여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 

 

4. 검토

 

법원은 "2개의 상표가 상표 자체의 외관·칭호·관념에서 서로 유사하여 일반적·추상적·정형적으로는 양 상표가 서로 유사해 보인다 하더라도 당해 상품을 둘러싼 일반적인 거래실정, 즉, 시장의 성질, 고객층의 재력이나 지식 정도, 전문가인지 여부, 연령, 성별, 당해 상품의 속성과 거래방법, 거래장소, 고장수리 등 사후관리 여부, 상표의 현존 및 사용상황, 상표의 주지 정도 및 당해 상품과의 관계, 수요자의 일상 언어생활 등을 종합적·전체적으로 고려하여, 거래사회에서 수요자들이 구체적·개별적으로는 상품의 품질이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할 염려가 없을 경우에는 양 상표가 공존하더라도 당해 상표권자나 수요자 및 거래자들의 보호에 아무런 지장이 없으므로, 그러한 상표의 등록을 금지하거나 등록된 상표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한바, 저명상표의 경우 상표유사 판단에 있어서 실제거래현실을 고려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실제로 상표권자뿐만 아니라 수요자도 이 사건 등록상표를 '믹맥', '믹맥랩'으로 호칭하고 있었음에도, 이것이 널리 호칭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일반적·형식적 상표유사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등록상표에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하는 이유는 상품의 식별표지로서의 기능에 주목하여 상표권자의 신용을 보호하고 수요자의 상품혼동 방지를 위한 것이므로, 양 상표가 현재 거래사회에서 사용되고 있다면 구체적 사정까지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타당할 것이다. 특히 저명상표의 경우 거래사회에서 이미 널리 알려져 있으므로 거래 관계자에게 손해를 줄 염려가 적으므로 법적 안정성을 해칠 가능성도 낮다. 따라서, 상표품이 현실로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고 그 상표품에 대한 구체적인 거래실정에 비추어 동일 출처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상표 사용자도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 수요자 신뢰보호와 거래질서 유지라는 상표법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박세은 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