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형 발명의 진보성 판단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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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0.03.25
결정형 발명의 진보성 판단 기준
화합물은 화학식이 동일하더라도 그 내부 구조에 따라 무질서하게 배열되는 무정형, 3차원적인 배열로 공간을 반복적으로 점유하는 결정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결정형이 존재하는 경우 결정의 기본단위가 되는 결정격자 내의 배열이 2 이상의 상이한 결정 상태로 존재하는 현상을 다형성이라고 하며 이러한 결정형들을 결정다형이라고 하며, 선행발명에 공지된 화합물과 결정 형태만을 달리하는 특정 결정형의 화합물을 특허청구범위로 하는 발명을 ‘결정형 발명’이라고 한다.
의약활성을 갖는 많은 유기 화합물들은 다형성을 나타내고 결정다형 간에는 녹는점, 용해도, 흡습성, 안정성 등과 같은 물성의 차이가 존재하고 이에 따라 의약물질의 생체이용률, 저장안정성 등이 달라질 수 있고 제품으로서의 가치가 크게 변하기 때문에 다형체 기술은 의약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기술 가운데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약화합물의 결정다형의 존재 여부를 결정하고 만약 결정다형이 존재한다면 어떤 결정형이 가장 적절한 용해도, 안정성 등을 나타내는 것인지 검토하는 것은 의약화합물의 제제 설계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행해지게 된다.
대법원은 결정형 발명의 진보성 판단 기준에 관하여 “동일한 화합물이 여러 결정 형태를 가질 수 있고 결정 형태에 따라서 용해도, 안정성 등의 약제학적 특성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은 의약화합물 기술분야에서 널리 알려져 있어 의약화합물의 제제설계(製劑設計)를 위하여 결정다형(結晶多形)의 존재를 검토하는 것은 통상 행해지는 일이므로, 의약화합물 분야에서 선행발명에 공지된 화합물과 결정 형태만을 달리하는 특정 결정형의 화합물을 특허청구범위로 하는 이른바 ‘결정형 발명’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행발명에 공지된 화합물이 갖는 효과와 질적으로 다른 효과를 갖고 있거나 질적인 차이가 없더라도 양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고, 이때 결정형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는 선행발명과의 비교실험자료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효과가 있다는 것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어야만 진보성 판단에 고려될 수 있으며, 만일 그 효과가 의심스러울 때에는 출원일 이후에 출원인 또는 특허권자가 신뢰할 수 있는 비교실험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방법에 의하여 효과를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0후2865, 판결).”라고 최초로 판시하였다.
한편, 대법원은 선택발명의 효과에 의한 진보성 판단 기준에 관하여 “선행 또는 공지의 발명에 구성요소가 상위개념으로 기재되어 있고, 위 상위개념에 포함되는 하위개념만을 구성요소 중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는 선택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기 위해서는, 선택발명에 포함되는 하위개념들 모두가 선행발명이 갖는 효과와 질적으로 다른 효과를 갖고 있거나, 질적인 차이가 없더라도 양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후3664 판결 등 참조). 선택발명에 여러 효과가 있는 경우에 선행발명에 비하여 이질적이거나 양적으로 현저한 효과를 갖는다고 하기 위해서는 선택발명의 모든 종류의 효과가 아니라 그 중 일부라도 선행발명에 비하여 그러한 효과를 갖는다고 인정되면 충분하다(대법원 2012. 8. 23. 선고 2010후3424 판결 등 참조).”라고 설시한 바 있는데, 위 판결에서 제시한 결정형 발명 진보성에 있어 효과의 현저성 판단기준은 선택발명의 효과에 의한 진보성 판단기준과 대체로 동일하다.
즉, 결정형 발명에 있어서도 명세서에 이질적이거나 양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는 효과만을 진보성 판단의 고려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결정형을 만들 수 없었던 화합물이라던가 통상적인 결정화 방법으로는 오랫동안 결정화가 되지 않았던 화합물 등과 같이 통상의 기술자가 결정다형을 고려하는 것에 특별한 곤란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 진보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효과에 있어 이질적이거나 양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어야 하며, 이러한 이질적이거나 양적으로 현저한 효과는 명세서에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는 것만 진보성 판단에 고려될 수 있다.
결정형 발명은 용도 그 자체가 구성인 의약 용도발명과 달리 효과는 구성이 아니므로 효과가 의심스러울 경우 출원일 이후에 구체적인 비교 실험자료 등의 제출 등으로 효과의 구체적 주장, 입증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타당하다. 다만, 추후 데이터로 입증할 수 있는 효과는 명세서에 명확히 기재된 것에 한하므로, 결정형 발명이 선행발명의 공지된 화합물이 갖는 효과와 질적으로 다른 효과를 갖고 있거나 질적인 차이가 없더라도 양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 명세서 기재를 통해 통상의 기술자가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히 기재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