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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변경 의약품에 대한 존속기간연장된 특허권의 효력

    조회수
    145
    작성일
    2019.06.21

Ⅰ. 들어가며


의약품 발명의 경우 실시를 위해 허가 등을 받아야 하고 이 허가 등을 받기 위한 안정성 등의 시험 등으로 인하여 소요된 기간을 연장시켜 주어 특허발명을 실시할 수 없었던 기간을 보상해주고, 이렇게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은 허가 등의 대상이 된 물건에 관한 특허발명의 실시에 대해서만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특허법 제95조의 ‘그 연장등록의 이유가 된 허가 등의 대상물건’의 ‘대상물건’의 해석에 따라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범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대상물건’의 해석이 중요한 문제가 되는데, 이에 관련한 판결이 나와 소개드립니다.



Ⅱ. 사안의 경위 


 대상특허: 특허번호 제10-386487호, 발명의 명칭 : 신규한 퀴누클리딘 유도체 및 이의 약제학적 조성물)
 
 이 사건 특허발명은 ‘과민성 방광증상 등에 치료효과를 가지는 특정 기본골격을 갖는 화합물’을 특징으로 하는 물질특허로,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는 암모늄염 외에 숙신산, 푸마르산 등을 유효성분인 솔리페나신과 염을 형성할 수 있는 선택 가능한 유기산으로 기재하고 있음.

 원고는 이 사건 특허발명과 관련한 이 사건 허가대상 의약품인 “베시케어정 5밀리그램(숙신산 솔리페나신)”에 대해 원료약품 및 분량을 “전체단위 1정(154mg) 중 주성분 숙신산솔리페나신 5.0밀리그램 외 부형제, 제피제, 결합제 등”으로 하여 의약품 수입품목허가를 받았음.

 원고는 허가대상 의약품의 수입품목허가를 받는 데 소요된 기간만큼 존속기간 연장등록출원을 하여 1년 6월 16일 연장하는 내용의 존속기간 연장등록결정이 되고, 이에 상기 특허의 존속기간 말일은 2015.12.27 에서 2017.7.13로 연장.

 피고는 2016. 7. 25.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부터 전문의약품 “에이케어정 4.98mg 및 9.96mg(솔리페나신 푸마르산염)”에 관하여 의약품 제조‧판매 품목허가를 받았는데, 이는 이 사건 특허발명과 유효성분이 “솔리페나신”으로 동일하고 염만 “숙신산”에서 “푸마르산”으로 변경한 ‘염 변경 의약품’에 해당함. 

 피고는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 시험에서 피고 제품을 투여한 후 유효성분인 솔리페나신의 혈중농도가 이 사건 허가대상 의약품인 베시케어정을 투여했을 때와 대등한 수준임을 확인하는 내용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자료를 제출하여 제조‧판매품목허가를 받았음.

 이에 원고는 피고의 피고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행위는 존속기간 연장된 이 사건 특허권을 침해하는 것임을 이유로 피고 제품의 제조,판매 행위 등의 금지와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하였으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음(서울중앙지법 2016.11.3 선고 2016가합525317 판결).


Ⅲ. 특허법원의 판단 (특허법원 2017. 6. 30. 선고 2016나1929 판결)

특허법이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등록제도를 인정하면서도 그와 같이 존속기간이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범위를 제한하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존속기간이 연장된 특허발명에 대한 특허권의 효력은 당해 특허발명의 전 범위에 미치는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그 연장등록의 이유가 된 허가 등의 대상물건에 관한 그 특허발명의 실시행위, 즉 그 연장등록의 이유가 된 약사법 등에 정한 “제조판매·수입품목허가를 받은 범위”에만 미친다고 보아야 하고, 존속기간이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은 위 제조·수입품목 허가사항에 의하여 특정된 의약품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동일한 품목으로 취급되어 하나의 제조·수입품목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된 의약품 또는 이미 의약품 제조·수입품목 허가를 받은 의약품과 "실질적으로 동일하여 별도로 의약품 제조·수입품목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는 의약품 등에도 미친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의약품 등의 안전성․유효성 심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염류가 변경되어 유효성분이 새로 조성된 의약품은 안전성․유효성심사 대상인 자료제출의약품에 해당하여 제조․수입품목 허가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실질적으로 동일한 품목으로 취급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취지의 규정 등은 없으므로, ‘솔리페나신 푸마르산염’을 주성분으로 하는 피고 제품은 원고가 특허발명 실시를 위하여 받은 수입품목허가의 대상물건인 ‘솔리페나신 숙신산염’을 주성분으로 하는 의약품과는 별도의 제조․판매품목허가를 받아야 하는 의약품에 해당하므로, ‘솔리페나신 숙신산염’을 주성분으로 하는 의약품에 대한 수입품목허가를 이유로 존속기간이 연장된 이 사건 특허발명의 특허권 효력은 그 대상물건에 관한 특허발명의 실시행위와는 무관한 피고 제품에는 미치지 아니한다고 하여, 그 연장된 효력 범위를 제한해석하였다.


Ⅳ.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7다245798)

특허법이 존속기간이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를 규정하면서 청구범위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그 연장등록의 이유가 된 허가 등의 대상물건에 관한 특허발명의 실시’로 규정하고 있을 뿐, 허가 등의 대상 ‘품목’의 실시로 제한하지는 않는 법령의 규정과 제도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존속기간이 연장된 의약품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는 특허발명을 실시하기 위하여 약사법에 따라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과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는 특정한 유효성분, 치료효과 및 용도가 동일한지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을 설시하며, 이에 i) 염 등에서 차이가 있더라도 통상의 기술자라면 쉽게 이를 선택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고, ii) 인체에 흡수되는 유효성분의 약리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치료효과나 용도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면 존속기간이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이 침해제품에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본 사건에 대하여

i) 특허발명의 명세서는 숙신산, 푸마르산 등을 유효성분인 솔리페나신과 염을 형성할 수 있는 선택 가능한 유기산으로 기재하고 있고, 푸마르산염은 숙신산염과 함께 흔히 사용되는 약학적 염인 ‘클래스 1(Class 1)’로 분류되고, 솔리페나신 숙신산염의 체내 투여 및 흡수과정은 솔리페나신 푸마르산염의 경우에도 동일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으므로, 숙신산염을 푸마르산염으로 변경하는 것은 통상의 기술자라면 누구나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사항에 불과하고, 

ii) 피고 제품은 베시케어정과 화학적으로 기본골격이 동일하고 효능, 효과, 용법, 용량, 부작용, 약리작용 등이 허가된 의약품과 거의 동등하다고 추정되며 경구투여제로서 소화기관내에서 반드시 분해되어 국내에서 허가된 의약품과 동일한 성분으로 되어 흡수되는 것이 명확한 것으로서, 그 염류 등이 의약품으로 자주 사용되는 것’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제조·판매 품목허가 신청시 ‘베시케어정’에 대한 독성, 약리작용, 임상시험성적에 관한 자료 등 다수의 안전성·유효성 자료를 원용함으로써 독성에 관한 자료, 약리작용에 관한 자료들의 제출을 면제받았고, 푸마르산염과 숙신산염의 성질(융점, 물에서의 용해도 등) 이나 이 사건 허가대상 의약품과 피고 제품의 투여용량의 미세한 차이만으로 인체에 흡수되는 유효성분의 약리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치료효과가 다르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연장등록된 특허권의 효력이 피고 실시제품에 미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Ⅴ. 결

본 대법원 판결은 존속기간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을 “허가 받은 용도에 사용되는 물건”을 허가 받은 제품 자체 보다는 넓게 해석하여 허가 받은 의약품과 유효 성분, 치료 효과 및 용도가 동일한 것으로 해석되는 범위까지 확장하고, 이러한 허가 받은 용도에 사용되는 물건에 관해 특허발명을 실시하는 것까지 존속기간이 연장된 의약품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는 것으로 판단하여 구 특허법 제95조의 조문 내용을 충실히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에 미치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으로 염 변경의 용이성 및 용도, 치료 효과의 동일성을 제시하였으나, 통상적으로 염은 약물의 용해도와 흡수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치료효과나 용도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염 변경 의약품 자체가 오리지날 의약품과의 동등한 유효 성분을 사용하여 동등한 효능을 갖는 약물을 개발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고려할 때 오리지날 의약품의 연장된 효력 범위에 속하지 않는 염 변경 의약품의 개발이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연장특허권의 효력이 염 변경 의약품에 미친다고 선언한 본 대법원 판결은 신규약물 개발에 막대한 연구와 시간이 소요되는 의약품에 특허권이 연구개발에의 인센티브를 더욱 강화하는데 유용하지만, 개량신약 또한 국내 제약산업 특히, 중소 제약사의 신약 개발과 특허 도전 과정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중간단계라는 점을 고려시 산업 전반에 걸친 연구개발을 촉진할 수 있는 합리적인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