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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저한 지리적 명칭+대학교' 결합표장의 식별력 판단기준

    조회수
    196
    작성일
    2019.04.26

1. 들어가며 


최근 "서울대학교" 사건(대법원 2015. 1. 29. 선 고 2014후2283 판결)부터 "아메리칸 유니버시티" 사건(대법원 2018. 6. 21. 선고 2015후1454 판결)에 이르기까지 현저한 지리적 명칭을 둘러싼 법원 판결이 있었고, 특허청은 이를 심사기준에 반영함으로써 현저한 지리적 명칭의 식별력 판단에 관한 기준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2. 대법원 2018. 6. 21. 선고 2015후1454 판결


가. 사건의 경과


원고의 이 사건 출원서비스표(제41-2012-0019247호)는 상품류구분 제41류 '학교교육서비스업 등'을 지정서비스업으로 하는 "1556210402592_qq.jpg"와 같이 구성된 표장이다. 


원고가 운영하는 대학교는 1893년 설립된 미국 워싱턴 디시에 위치한 종합대학교로서, 2012. 6. 7. 에 한국특허청에 해당 교명을 출원하였으나, 특허청 심사관은 구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 4, 7호로 거절결정을 하였고, 원고는 이에 불복하였으나 특허심판원 역시 심사결정을 지지하며 기각하는 심결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이 심결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특허법원은 2015허642로 심리하여 이 사건 출원서비스표는 구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4, 7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심결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자, 피고 특허청장은 대법원에 상고하였다. 


나. 대상판결의 요지


(1) 다수의견은 이 사건 출원서비스표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인 'AMERICAN'과 기술적 표장인 'UNIVERSITY'가 결합하여 전체로서 새로운 관념을 형성하고 있고 나아가 지정서비스업인 대학교육업 등과 관련하여 새로운 식별력을 형성하고 있으므로 구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4호, 7호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2) 제1별개의견은, 다수의견이 표장 구성 자체에 의한 '본질적인 식별력'이 문제되는 영역에 '사용에 의한 식별력'이라는 판단기준을 혼합함으로써 적용 영역과 법적 효과가 다른 두 규정의 구별을 불가능하게 한다고 비판함과 동시에, 지리적 명칭과 대학교를 의미하는 단어가 결합된 표장이 실제 특정 대학교의 명칭으로 사용되고, 해당 대학교의 운영 주체가 그 명칭에 대하여 상표출원을 하는 경우에는 그 결합표장은 전체로서 새로운 관념을 낳거나 새로운 식별력을 형성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3) 제2별개의견은 현저한 지리적 명칭과 대학교를 의미하는 단어가 결합된 표장이 대학교의 고유 업무인 대학교육업, 교수업 등과 관련하여 출원된 것이라면, 이러한 표장은 그 자체로 상표등록을 받기에 충분한 본질적인 식별력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구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다. 검토


앞서, "1556210429853_qqq.jpg"라는 상표가 단순히 '서울에 있는 대학교'라는 의미가 아니라  '서울특별시 관악구 등에 소재하고 있는 국립종합대학교'라는 새로운 관념이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 사이에 형성되어 충분한 식별력을 가지므로, 구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4호, 제7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판결이 있었다.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 식별력 없는 표장과의 결합에 의하여 본래의 현저한 지리적 명칭 등을 떠나 새로운 관념을 낳거나 새로운 식별력을 형성하는 경우" 구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4, 7호 적용이 배제된다는 법리를 확인한 것이다. 

 

대상판결의 다수의견 역시 기존 대법원 판례의 일관된 법리에 따라 판단한 것으로, 현저한 지리적 명칭과 '대학교'가 결합된 표장의 식별력 판단에 있어서, 해당 표장을 교명으로 하는 대학교가 지정서비스업의 수요자들에게 상당한 정도로 알려져 있다는 점을 '새로운 식별력 형성'의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제1별개의견은 구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4호의 식별력은, 현저한 지리적 명칭에 식별력 없는 다른 표장이 결합되어 표장의 구성 자체에 의하여 새로운 식별력이 형성되었느냐 하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지 상표를 사용한 결과 특정인의 상품에 관한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수요자들이 인식하게 되었느냐 하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위의 다수의견을 비판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대상판결에는 구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4호 규정의 취지, '본질적 식별력' 과 '사용에 의한 식별력'과의 구분 등 다양한 쟁점과 해석이 존재하고, 결론에 이르는 논리에 있어 각 의견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특허청 개정심사기준 (2019. 1. 1. 시행)


특허청은 '현저한 지리적 명칭+ 대학교' 표장의 식별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반영하고, 상표심사의 정확성 및 일관성 제고를 위해 다음과 상표심사기준을 정비하였다


1. 1. 6 현저한 지리적 명칭에 '대학교'가 단순결합된 표장은 식별력이 없는 것으로 보되, 출원인이 제출한 상표 사용실적을 감안할 때 특정인의 상품에 관한 출처표시로 식별될 정도로 알려진 표장의 경우에는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인정할 수 있다. 이 때, 심사관은 '현저한 지리적 명칭+대학교'로 구성된 표장은 일반수요자들이 대학교 명칭으로 용이하게 인식하는 점을 감안하여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 인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출원인이 제출한 상표 사용실적을 바탕으로 판단함에 있어, '현저한 지리적 명칭+대학교' 로 구성된 표장이 대학교 명칭으로 널리 사용된 결과, 일반수요자에게 대학교의 명칭으로 현저하게 알려져 특정 대학교 명칭으로 인식되는 경우에는 교육 관련 업종 외의 이종 상품서비스에 대해서도 식별력을 인정할 수 있다. 이 때, 현저하게 알려져 특정 대학교 명칭으로 인식되는지 여부는 ⅰ) 50년 내외 대학교 명칭으로 장기간 사용, ⅱ) 전국적인 인지도 보유, ⅲ) 대부분의 연령층에서 특정 대학교 명칭으로 인식되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 있다.


4. 마치며


대상판결에 대하여, "제33조 제2항에 따른 식별력 인정논리의 상당부분을 제1항에 따른 식별력을 인정하는 기준으로 포섭함으로써 제1항과 제2항의 서로 다른 식별력 개념을 사실상 혼용하고 있다"고 하면서 "제1항과 제2항의 서로 다른 식별력 논리 사이의 구분이 무너져 상표법 전체의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 는 타당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바, 법원이 제시해온 "결합으로 본래의 현저한 지리적 명칭을 떠나 새로운 관념을 낳거나 새로운 식별력을 형성하는 경우"에 대한 판단 기준과 그 의미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대상판결을 계기로 지속적인 후속 논의를 통해 현행 규정이 입법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운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1] 박준석, 현저한 지리적 명칭의 식별력 취득을 어떤논리로 인정할 것인가?-대법원 최근 판례들에 대한 비판, 법조 676, 201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