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가압류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집행채권자의 고의·과실 추정에 관한 판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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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9.01.21
[본안소송 각 심급의 법적해석 내지 평가상의 차이로 인해 결과가 달라진 경우를 中心으로]
1. 부당가압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있어서 판례의 일반적인 법리
대법원은 “가압류나 가처분 등 보전처분은 그 피보전권리가 실재하는지 여부의 확정은 본안소송에 맡기고 단지 소명에 의하여 채권자의 책임하에 하는 것이므로, 그 집행 후에 집행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패소확정되면 그 보전처분의 집행으로 인하여 채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집행채권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사실상 추정되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고의ㆍ과실의 추정이 번복될 수 있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다31033판결 등)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법원은 “채권자가 가압류결정을 받아 집행한 후 그에 관한 본안소송에서 피보전권리의 일부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패소한 경우, 일단 채권자로서는 실제 채권액보다 많은 가액을 주장하여 가압류결정을 받음으로써 그 차액만큼 부당한 가압류 집행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그 범위 내에서는 채권자의 고의ㆍ과실도 추정되나, 채권자가 가압류 신청 당시 그 주장하는 채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고의ㆍ과실의 추정이 번복되어 부당한 가압류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책임은 인정되지 않는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13241 판결 등)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2. 본안소송 각 심급의 법적해석 내지 평가상의 차이에 따른 추정의 번복
가.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다29373 판결 손해배상(기)
1) 사실관계
전▽고속의 대표이사 소외 1, 2는 자기주식을 매각하고자 하였고, 피고들을 비롯한 전▽고속의 일부 기존주주들은 이를 막기 위하여 이 사건 자기주식 처분이 있기 이전인 2008. 12. 10.과 12. 11. 전▽고속, 대표이사 소외 1, 2를 상대로 이 사건 자기주식을 매각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자사주 임의매각 유지청구의 소를 제기하고 그 유지가처분 신청을 하여, 가처분 사건의 심문기일이 2008. 12. 29.로 지정됨
전▽고속의 대표이사 소외 2는 위 심문기일에 앞서 이 사건 자기주식 매각을 안건으로 이사회를 소집하여 2008. 12. 23. 이사회를 개최하였고, 위 이사회가 ‘주식 매각대금은 1주당 20,000원으로 매각하되, 그 구체적인 처분방법은 대표이사에게 위임’하기로 결의함
이에 따라 대표이사 소외 1, 2는 그 다음 날인 2008. 12. 24. 원고들 및 이 사건 자기주식 매수인들에게 이 사건 자기주식을 매각함
그러자 피고들은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자기주식 매수인들과 전▽고속을 상대로 자기주식 매매계약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같은 날 이 사건 자기주식의 매매는 다른 주주들의 이익을 해하는 불공정한 절차 및 방법에 의한 것으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자기 주식 처분의 무효를 통한 주주권의 비율적 가치보존이라는 권리를 피보전권리로 하여 의결권행사금지 등의 가처분을 신청
법원은 위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자기주식 매수인들은 본안판결 확정 시까지 전▽고속이 개최하는 주주총회에서 이 사건 자기주식 매매계약에 의하여 취득한 별지 주식 목록 기재 각 주식에 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여서는 아니 되고, 위 주식에 기한 배당금, 기타 가지급금을 받아서는 아니 되며, 위 주식을 처분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결정(이하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이라 한다)을 함
이 사건 자기주식 매수인들과 전▽고속은 이 사건 가처분 결정에 이의하였으나, 위 법원은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을 인가하는 결정을 함
한편 법원은 ‘위 자기주식 처분 당시 전▽고속이 급히 이 사건 자기주식을 처분할 필요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반면, 위 자사주임의매각 유지가처분 사건의 심문기일이 2008. 12. 29.로 예정되어 있었음에도 전▽고속의 대표이사 소외 1, 2가 위 이사회 결의를 거쳐 다음 날인 2008. 12. 24. 이 사건 자기주식 처분을 위하여 이사회를 소집하고 이사 과반수의 결의를 거쳐 주주 및 임원에게 제대로 통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급박하게 자기주식을 매각한 점, 이 사건 자기주식을 제3자에게 처분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주식을 추가로 배정받을 기존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점, 당시 경영권 분쟁이 있어 이 사건 자기주식이 우호적인 주주에게 매각되는 것은 대표이사 소외 1, 2의 경영권 유지에 중대한 문제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자기주식 처분행위는 대표권 남용에 해당하고,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자기주식 매수인들이 전▽고속의 기존주주, 직원 또는 거래업자 내지 그 가족들로서 위 자기주식 처분 공고로부터 수 시간 이내에 거액의 매수대금을 모두 입금하여 기존 매매가격보다 훨씬 저가에 이 사건 자기주식을 취득한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 자기주식 매수인들은 대표권 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자기주식 매매계약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청구인용판결을 선고
원고들을 포함한 일부 이 사건 자기주식 매수인들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는데, 위 법원은 2010. 5. 28. ‘주주는 일정한 요건에 따라 이사를 상대로 그 이사의 행위에 대하여 유지(류지)청구권을 행사하여 그 행위를 유지시키거나, 또는 대표소송에 의하여 그 책임을 추궁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을 뿐 직접 제3자와의 거래관계에 개입하여 회사가 체결한 계약의 무효를 주장할 수는 없고, 자기주식이 제3자에게 처분되어 기존주주들의 회사에 대한 비례적 이익(의결권 등)이 감소되어 주식의 가치가 희석되는 것은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하여 기존주주들의 회사에 대한 비례적 이익이 증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실적ㆍ경제적 이익에 불과할 뿐이라 할 것이어서, 피고들이 제3자인 전▽고속과 이 사건 자기주식 매수인들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위 소를 각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같은 날 이 사건 가처분의 항고심법원 또한 ‘자기주식을 처분하게 되면 신주발행과 유사하게 기존주주들의 회사에 대한 비례적 이익이 감소되어 주식가치가 희석되고 현 경영진이 자기주식을 우호적인 제3자에게 처분할 경우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 될 수 있어 신주발행과 같이 그 처분의 공정성이 문제될 소지가 있다 하더라도, 신주발행과 자기주식 처분의 성격이 달라 상법상의 신주발행무효의 소에 관한 규정이 유추적용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설령 유추적용된다 하더라도 이미 제소기간이 도과하였으므로, 채권자들(이 사건의 피고들)이 자기주식 처분행위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피보전권리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을 취소하고, 위 가처분 신청을 기각
이에 피고들이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항소심판결과 동일한 이유로 기각되어 확정되었으며, 재항고도 같은 날 기각되어 확정
2) 판단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① 피고들이 전▽고속 이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주임의매각 유지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기일까지 지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전▽고속의 대표이사 소외 1, 2가 위와 같이 급박하게 이사회를 소집하여 그 이사회에서 이 사건 자기주식 처분 결의가 이루어졌고, 주주 및 임원에게 제대로 통지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 다음 날 수 시간 만에 대표이사 소외 1, 2에게 우호적인 원고들이 거액의 매매대금을 준비하여 즉시 이 사건 자기주식을 매수하였으며, 그로 인하여 경영권 분쟁에서 피고들이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될 우려도 있었던 이상, 피고들로서는 이 사건 자기주식 처분의 공정성을 충분히 의심할 만한 상황이었던 점,
②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들이 일반 거래통념상 불공정하게 행해진 것으로 보이는 위 자기주식 처분의 유효성을 다툴 권리가 있다고 믿고 이 사건 가처분 집행에 이른 데 대하여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이 사건 가처분 결정에 대한 가처분이의 사건의 제1심법원과 피고들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자기주식 매매계약의 무효 확인 사건의 제1심법원은 모두 이 사건 자기주식 처분이 대표권 남용에 해당하고,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자기주식 매수인들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 피고들 승소판결을 선고하였던 점,
④ 그 후 제1심판결과 제1심결정이 번복되어 피고들의 패소가 확정되기는 하였으나, 위 소송에서 피고들이 최종적으로 패소한 것은, 피고들이 주주로서 이사의 행위에 대하여 유지청구권을 행사하여 그 행위를 유지시키거나 또는 대표소송에 의하여 그 책임을 추궁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을 뿐 직접 제3자와의 거래관계에 개입하여 회사가 체결한 계약의 무효를 주장할 수는 없다거나, 자기주식 취득의 무효를 다툴 제소권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는데, 이는 사실관계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들의 확인의 이익 또는 제소권 등에 관한 법적 해석 내지 평가상의 차이에 기인하는 점,
⑤ 주주인 피고들의 이사에 대한 유지청구권은 상법상 인정되는 적법한 권한이고, 피고들이 이를 본안청구권으로 하여 자사주 임의매각 유지가처분 신청을 하였으나, 그 심문기일에 앞서 자기주식 취득을 안건으로 한 이사회가 급박하게 개최되고 자기주식 매각이 결의됨으로써 피고들은 더 이상 유지가처분 신청사건이나 유지청구 사건에서 다툴 수 없게 되었는데, 만약 위와 같이 급박하게 자기주식 처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본안인 유지청구 사건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적어도 유지 가처분신청은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의 경우 고의ㆍ과실의 사실상 추정이 번복되는 특별한 반증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피고들의 고의 또는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다.
나. 대법원 1993. 3. 23 선고 92다49454 판결
1) 사실관계
원고가 피고의 운송의뢰에 따라 피고의 기계들을 운송하던 도중, 위 기계들을 싣고가던 원고 소유의 풀카고트럭에 화재가 발생하여 위 기계들이 전소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피고는 위 사고가 원고의 지휘, 감독을 받는 위 트럭운전사인 소외 박운◇, 유영□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그 사용자인 원고는 위 사고로 인하여 피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 손해배상채권 금 100,003,304원을 청구금액으로 원고 소유인 위 트럭외 11대의 화물차를 가압류함
피고는 위 가압류사건의 본안소송으로 원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판시와 같이 제1심에서 패소하고 항소심에서 피고 일부승소의 판결이 선고되었으나 상고심에서 파기환송된 후 피고가 위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취하함
2) 판단
피고는 피고 소유의 이 사건 위 기계들이 전소된 사고는 원고가 위 기계들을 그의 지배하에 두고 운송하던 도중에 원고 소유의 판시 트럭에 화재가 발생함으로써 일어난 것이므로 적어도 원고는 위 트럭운전사인 위 박운◇, 유영□의 사용자로서 그들의 업무집행상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위 사고로 피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확신하고 고문변호사와의 상의를 거친 끝에 이 사건 가압류집행에 이르게 된 사실, 또 실제 위 가압류사건의 본안으로서 원고에게 그 사용자책임을 묻는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과 상고심인 대법원에서도 위 화재사고는 원고의 피용자들인 위 박운◇와 유영□이 위 기계들을 다른 물품과 혼재하지 말라는 피고측 운송주선인의 지시에 위배하여 위 트럭의 적재함에 발화의 위험성이 많은 화공약품인 아질산소다 360포대를 위 기계들과 함께 혼재하면서 위 아질산소다 위에 덮개도 씌우지 않은 잘못으로 위 아질산소다가 습기가 생성되기 쉬운 야간에 운송되는 과정에서 습기에 노출되었고 이로 인하여 아질산소다가 수화물을 생성하여 그 수화물이 운송 중 아질산소다 포대끼리 또는 차체나 위 기계에 충격되거나 차량으로부터 발생하는 열을 흡수하여 발화함으로써 일어나게 된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는 사실, 다만 상고심인 대법원에서는 위 박운◇와 유영□의 위와 같은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그와 같은 과실만으로는 실화책임에관한법률 소정의 중대한 과실로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이를 중대한 과실로 보아 원고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파기환송한 사실을 각 인정하고, 그 인정사실에 의하여 원고의 피용자들인 위 박운◇와 유영□이 위 기계들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위 인정과 같은 잘못을 범하여 피고 소유의 위 기계들을 전소케하는 사고를 야기하였다면 일반 거래통념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위 소외인들의 사용자인 원고에게 위 화재사고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청구권이 있다고 믿고 이를 피보전권리로 삼아 이 사건 가압류집행에 이른데 대하여 어떤 잘못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나아가 그 본안소송에서도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청구권을 부인하게 된 사유가 사실관계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실화책임에관한법률 소정의 '중대한 과실'의 유무에 관한 법적해석 내지 평가상의 차이에서 기인된 것이고 또한 이 사건 본안소송의 항소심에서 피고의 일부승소판결이 선고된 바도 있다는 점까지 보태어 보면 그 후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되어 결과적으로 피고의 청구가 인용되지 아니하였다는 점만을 들어 이로서 곧 이 사건 가압류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또 피고가 전소된 위 트럭을 이 사건 가압류의 목적물에 포함시켰다 하더라도 이 사건 가압류신청 당시는 이 사건 사고 직후라 그의 손해액을 구체적으로 확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데다가 피고로서는 위 가압류의 목적물의 가액을 확인할 수도 없었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손해를 끼칠 목적으로 부당하게 과도한 가압류집행을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
3. 결 론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판례는 가압류 등 보전처분 이후 본안소송에서 채권자가 패소하는 경우, 채권자의 고의 또는 과실을 추정하고 있으나, 본안소송의 1심과 2심의 판단이 사실관계의 차이가 아닌 법적해석 내지 평가상의 차이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 추정번복 사유로 삼고 있으며, 그러한 사유 이외에 또는 그러한 사유에 더하여 다른 여러 정황 등을 종합한 결과 채권자에게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고의 또는 과실추정을 번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