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창작성’ 판단기준 강화와 미니멀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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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7.07.18
І. 들어가며
디자인보호법 제33조2항에서는 디자인등록출원 전에 그 디자인이 속하는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제33조1항1호·2호에 해당하는 디자인 또는 이들의 결합(=공지 등이 된 디자인 또는 이들의 결합)에 의하거나 국내외에서 널리 알려진 형상·모양·색채 또는 이들의 결합(=주지형태)에 의하여 쉽게 창작할 수 있는 디자인(신규성 위반에 해당하는 디자인을 제외한다)에 대하여는 동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창작성’ 또는 ‘창작비용이성’ 이라고 한다. 이러한 디자인에 독점배타권을 부여하는 것은 법목적에 반하며, 일정 수준 이상의 디자인만을 등록 대상으로 하여 높은 수준의 창작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Ⅱ. 창작성 판단의 객체적 기준의 변화
1. 2005.7.1. 시행법
종전에는 ‘창작성’ 판단의 기준이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형상·모양·색채’로서 ‘국내주지형태’로 부터만 창작성을 판단하였다. 그러나 높은 수준의 창작을 유도함으로써 고도의 경쟁 환경을 조성하여 세계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의 우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지 등이 된 디자인의 결합’에 의해 쉽게 창작이 가능한 디자인도 디자인등록 받지 못하도록 개정 하였다.
2. 2012.1.1. 시행 심사기준
(1) 캐릭터에 관한 판단
어린이들의 절대적 사랑을 받은 ‘뽀로로’의 유사복제 캐릭터인 ‘마시뽀로(마시마로가 뽀로로의 탈을 쓰고 있는 형태)’가 인형에 대하여 디자인등록 출원 및 등록된 사건이 발생하여 논란이 일었다. ‘뽀로로’와 같은 유명 캐릭터를 보호할 수 있는 규정이 미비하여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심사기준>은 당업계에서 간행물이나 TV 등을 통하여 널리 알려져 있는 디자인을 주지디자인으로 보게 되었고, 이에 따라 TV나 영화를 통해서 널리 알려지게 된 캐릭터도 주지디자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다.
(2) 공지 등이 된 디자인이 주지의 형상·모양 등과 결합한 경우
종전에는 ‘공지 디자인의 결합’ 또는 ‘국내주지형태’로부터 쉽게 창작이 가능한지 판단하였으나, 대법원 판례 2008후491 판결을 반영하여 공지 등이 된 디자인이 주지의 형상·모양 등과 결합한 경우에도 용이 창작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3. 2014.7.1. 시행법
(1) 각각의 공지디자인으로 부터의 창작성 판단
1) 종전의 문제점 : 2005년 시행법은 창작성 판단의 인용참증으로서 ‘공지 등이 된 디자인의 결합’을 추가하였는데, ‘공지 디자인의 결합’뿐만 아니라 ‘각각의 공지디자인’으로부터도 창작성 판단이 가능한지에 대하여 견해가 대립되었다.
2) 대법원은 “디자인보호법 제33조제2항은 그 디자인이 속하는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공지 디자인의 결합에 의해 용이 창작 할 수 있는 것은 디자인등록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공지 디자인의 결합뿐만 아니라 디자인 각각에 의하여 용이하게 창작할 수 있는 디자인도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 규정 취지는 공지 디자인의 형상·모양·색채 또는 이들의 결합을 거의 그대로 모방 또는 전용하였거나, 이를 부분적으로 변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전체적으로 볼 때 다른 미감적 가치가 인정되지 않는 상업적·기능적 변형에 불과하거나, 또는 그 디자인 분야에서 흔한 창작수법이나 표현방법에 의해 이를 변경·조합하거나 전용하였음에 불과한 디자인 등과 같이 창작수준이 낮은 디자인은 그 디자인이 속하는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용이하게 창작할 수 있는 것이어서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없다는데 있다”고 하였다(2008후2800).
3) 이에 개정법은 대법원 판례를 반영하고 창작성 판단의 강화를 위하여 ‘공지 등이 된 디자인 또는 이들의 결합’으로 명문에 규정하였다. <심사기준>도 ‘하나의 공지디자인과 유사한 경우 원칙적으로 신규성을 적용할 것이나, 출원된 디자인이 공지디자인과 대비해서 전체적인 심미감에 차이는 있으나 창작수준이 낮은 경우에는 용이 창작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규정하여 하나의 공지디자인으로 부터의 창작성 판단이 가능하게 되었다.
(2) 국외주지형태로 부터의 창작성 판단
국내디자인의 창작수준을 제고하고 국외 유명 디자인의 모방을 방지하기 위해 널리 알려진 형태의 범위를 국외까지 확대하여 ‘공지디자인 또는 그 결합’ 뿐만 아니라 ‘주지형태’에 대해서도 국제주의를 취하고 있다.
Ⅲ. 미니멀리즘과 심사기준의 변화
1. 특허법원 判例와 심사기준
최근에는 장식을 최소화하고 간결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디자인(Minimalism Design)이 트랜드가 되었다. 아이폰과 같이 둥근 사각형과 원형 버튼으로 이루어진 형태는 종전의 심사기준 등으로 판단해 볼 때 ‘주지형태’에 의해 용이 창작이 가능한 범위였다. 그러나 이러한 심플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에도 종전과는 다른 미감이 존재하기 때문에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 이에 특허법원은 ‘주지형태에 의한 용이 창작은 기본적 형상이나 모양 등에 의해 물품 디자인의 형태를 구성하는 것이 그 디자인이 속한 분야에서 통상 행해짐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그 분야에서 그러한 기본적 형상·모양에 의하여 구성하는 것이 과거에 전혀 없었던 경우에는 창작이 용이하다고 볼 수 없다(2015허8370)’고 판시하여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창작성을 인정하고 있고, 2017.1.1.심사기준도 이를 반영하였다.
2. 의견제출통지시 심사관의 증거 제시 필요 여부
(1) 종래에는 심사관은 공지디자인을 창작성 판단의 기초로 하는 경우에는 의견제출통지서에 디자인이 게재된 간행물이나 웹사이트 주소 등을 증거로서 첨부하여 제시해야 했으나, 주지형태 또는 주지디자인을 용이 창작 판단의 기초자료로 하는 경우에는 증거를 제시할 필요가 없었다. 이에 단순히 원기둥, 삼각뿔 등 주지형태라는 이유만으로 증거 제시 없이 창작성을 근거로 거절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되어 문제가 있었다.
(2) 2017.1.1.시행 심사기준은 ‘명백한’ 주지형태 또는 주지 디자인을 창작성 판단의 기초 자료로 하는 경우에만 증거를 제시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고, 원칙적으로 심사관은 출원디자인의 창작 내용이 통상의 창작자에게 있어서 흔한 창작수법이나 표현방법임을 나타내는 구체적인 증거를 출원인에게 제시해야 하며, 당업자에게 있어 흔한 창작수법이나 표현방법이라는 사실이 심사관에게 현저한 사실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증거를 제시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하였다. 예를 들어 완구업계에서 실제 자동차를 그대로 자동차 장난감으로 전용하는 방법 등의 경우는 증거 제시가 반드시 요구되지 않는다.
Ⅳ. 마치며
창작성은 물품과의 가분성을 인정하는 규정이고, 신규성 판단과 달리 주관적인 판단이 배제되기 어렵기 때문에 객관적 판단과 일관적인 법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우수하게 창작된 디자인을 강력한 권리로서 보호하고 디자인의 창작 수준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창작성 요건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