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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동연구계약 체결 시 유의할 사항

    조회수
    419
    작성일
    2016.12.15
1. 들어가며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도 어느 한 기업, 학교, 연구소에서만 이루어져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시대이다. 따라서 복수의 기업, 학교, 연구소들이 공동으로연구개발을 수행하는 프로젝트, 특히 여러 국가의 기업, 학교, 연구소들이참여하는 국제공동연구가 점차 보편화되어 가고 있다. 이와 같은 국제공동연구(international cooperative research)는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하여 연구결과를 산출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그렇게 만들어진연구결과가 누구의 소유이고, 누가 어떤 조건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사업화는 누가 하고 이익은 어떻게 분배하는지, 연구결과 보호를 위해 누가 어떤 의무를 부담할 것인가 등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큰 문제 중의 하나는 각국의 특허법 및 관련 지식재산권 법률에서정한 공동 권리에 대한 규정이 상이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한국의 특허법에서는 공동으로 소유한 특허의 경우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도 스스로실시할 수는 있으나, 그 외에 제3자에게 통상실시권을 허락하거나, 전용실시권을 설정하거나, 특허권에 질권을 설정하거나, 지분을 양도하는 등의 경우에는 반드시 다른 공유자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 반면 미국의 특허법에서는 공유자가 공유특허를 사용할 때 다른 공유자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는등의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따라서 극단적인 경우에는 다른 공유자의 경쟁자에게도 라이선스를 부여하거나 지분을 양도할 수도 있다.

또한 공유특허의 경우에는 공유자가 공동으로 특허를 출원해야 하는데 미국이나 유럽의 기업, 학교, 연구소 등은 한국(또는 그 밖에 시장이 작은 국가)에 비용을 들여 특허를 출원하는 데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미국이나 유럽 시장이 충분히 크기 때문에 굳이 작은 한국 시장에서 해당기술을 사용할 필요가 없고, 특허가 침해당한다고 해도 시장이 작기 때문에 손해배상을 많이 받기도 어려우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특허출원이 기 때문에 출원 비용이 적지 않고, 한정된 특허출원비용을 투자하기에는미국, 유럽, 중국 등과 비교하여 우선순위도 밀리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인하여 한국에서의 특허 출원에 적극적이지 않은 경향이 있다. 따라서 미국이나 유럽의 기업, 학교, 연구소가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공동으로 개발된연구결과에 대한 특허를 한국에 출원하는 것에 호의적이지 않을 경우 한국의 기업, 학교, 연구소가 특허를 한국에서 아예 출원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설령 출원에 동의한다 해도 한국의 기업, 학교, 연구소가 모든 출원비용을 부담하되 권리는 공유하고 그로부터 얻는 이익은 분배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등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한국과 다른 국가의 학교, 기업, 연구소 등이 국제공동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국제공동연구계약의 내용을 협의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법률문제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률 전문가가 아니라 실제 연구를 담당하는 연구자들끼리 서로 협의하여 계약서를 작성한 후 서명하기 때문에 추후 위와 같은 문제를 포함한 여러 분쟁들이 발생할 위험이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학교, 기업, 연구소 등은 국제계약이나 법률 전문가의부재, 전문 지식이나 경험의 부족 등으로 인하여, 영문으로 작성되는 국제공동연구계약서의 작성을 상대방 국가의 학교, 기업, 연구소 등에 일임하는경우가 많다. 따라서 계약서의 내용이 상대방 국가의 학교, 기업, 연구소등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성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국의 학교, 기업, 연구소 등은 그렇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작성된 계약서의 초안을 면밀히 검토할 능력도 부족하기 때문에, 아무런 수정도 하지 않은 채 전달 받은 초안 그대로 서명하는 경우도 많다. 더구나 상대방 연구비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을 한국의 학교, 기업, 연구소 등이 제공하는 경우에도 국제공동연구계약의 내용은 오히려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성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아래에서는 국제공동연구계약을 직접 협의하고 체결하는 실무자들을위하여 국제공동연구계약 체결 시 주의해야 할 주요 사항들을 간략하게 정리하여 살펴보도록 한다.

2. 연구결과물의 소유권 문제

국제공동연구에서 소유권(ownership)이나 사용권(right to use)이 문제가되는 기술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가. 기존 기술


국제공동연구가 시작되기 전에 각자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기술(이하‘기존 기술’)에 대한 소유권은 국제공동연구와 관계없이 그대로 유지된다.물론 국제공동연구계약에서 ‘기존 기술’의 소유권이나 그 지분을 다른 참여자들에게 유상 또는 무상으로 양도한다는 특별한 합의를 한다면 소유권에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국제공동연구를 하면서 ‘기존 기술’의 소유권을 양도하기보다는 추후 사업화(commercialization) 시 사업화주체에게 실시권(license)을 부여하여 기술료를 받거나 사업화 수익을 분배하기로 약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 단독 개발 기술


국제공동연구 과정에서 각자가 단독으로 개발한 기술(이하 ‘단독 개발 기술’)은 원칙적으로 ‘단독 개발 기술’을 개발한 자가 모든 소유권을 가진다. 그러나 한국의 기업, 학교, 연구소가 상대방의 모든 연구비를 지원하는 경우에는 우월한 협상력1)을 사용하여 상대방의 ‘단독 개발 기술’에대하여 공동 소유(joint ownership)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다. 공동 개발 기술


국제공동연구 과정에서 공동으로 개발한 기술(이하 ‘공동 개발 기술’)은그 기술 개발에 기여한 자들이 공동으로 소유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때‘기여(contribution)’라 함은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주요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이를 실제로 구현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그저 프로젝트 관리를 하였다거나, 지시에 따라 단순히 실험이나 시험을 수행하였다거나, 연구공간이나 자금을 지원한 것은 ‘기여’라고 보지 않는다.‘공동 개발 기술’은 기여율에 따라 공동 소유 지분이 달라질 수 있는데,개별 건마다 각각 별도로 기여율을 논의하여 결정하기로 합의하는 경우도 있고, 국제공동연구계약에서 일괄적으로 균등한 지분을 가지는 것으로 합의하는 경우도 있다. ‘공동 개발 기술’ 건수가 많다거나, 기여율을일일이 논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거나, 공동연구를 어느 일방 당사자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동등하게 기여하여 수행하는 경우라면, ‘공동 개발 기술’의 기여율을 건별로 논의하여 결정하는 것보다는일괄적으로 국제공동연구계약에서 균등 지분으로 합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2)


3. 연구결과물의 사용 및 사업화 문제


가. 기존 기술


국제공동연구 수행기간 내에는 참여자들에게 국제공동연구 수행목적으로만 사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기존 기술’에 대한 무상(royalty-free)의 비독점적(non-exclusive)인 실시권을 부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양도 불가(non-transferable) 및 재실시권 부여 불가(non-sublicensable)의 조건을 붙임으로써 공동연구 목적을 위해 참여자들에게 부여한 무상실시권이 제3자에게 넘어가는 것도 미리 예방할 필요가 있다.


국제공동연구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공동연구 수행이 완료되면 연구결과물을 사용하여 사업화를 해야 하는데, 만일 연구결과물을 사용할 때 반드시 ‘기존 기술’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면, 사업화를 하려는 자는 ‘기존기술’의 소유자로부터 ‘기존 기술’에 대한 별도의 사용 허락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국제공동연구계약에서 계약기간 만료 후 다른 참여자들에게 ‘기존 기술’에 대한 무상의 실시권을 부여하지 않고 개별적으로별도의 유상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 학교나 연구소는 비영리기관이어서 직접 사업을 할 수 없으므로사업화를 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기존 기술’에 대한 실시권을 부여하는대신 그에 대한 기술료를 받거나 수익을 분배받는 방식으로 이익을 얻을수 있다. 반면 기업은 각자가 사업화를 할 수 있으므로 각자 독립적으로사업화를 하여 수익을 독점하기로 하는 경우도 있고, 지역을 나눠서 미국이나 유럽은 상대방이, 한국 및 아시아는 한국 기업이 사업화를 하기로 정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영업망이나 브랜드 가치 등 사업 역량이더 뛰어난 어느 일방 당사자가 대표로 사업화를 하고 그로부터 발생하는수익은 일정 비율로 분배하기로 하거나, 어느 일방은 부품을 만들어 납품하고 다른 일방은 이를 조립한 완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수직적인 구조의 사업화를 하는 경우도 있다.


나. 단독 개발 기술


‘단독 개발 기술’의 경우는 ‘기존 기술’과 마찬가지로 공동연구 수행기간내에는 무상의 실시권을 부여하되,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공동연구 수행이 완료되면 사업화를 할 때 별도의 유상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하는경우가 많다. 자세한 내용은 위 가.항의 설명을 참고하도록 한다.


다. 공동 개발 기술


‘공동 개발 기술’은 공동소유자(joint owner)가 아닌 경우에는 위 가.항이나 나.항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계약기간 내에는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되, 그 이후에는 별도의 유상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공동 개발 기술’의 공동소유자들 사이의 사용 조건은 계약마다다른 경우가 많다. 이는 앞서 예를 든 것처럼, 한국 특허법의 경우 ‘공동개발 기술’을 사용하려면 다른 공동소유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지만 수익 분배 의무는 없는 반면, 미국 특허법의 경우에는 별도의 동의나 수익분배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중국 특허법의 경우에는 별도의 동의가 필요 없지만 계약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수익을 분배해야 하는 등 국가마다 ‘공동 개발 기술’에 대한 사용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동소유자의 ‘공동 개발 기술’ 사용 조건은 국제공동연구에서 이견이 많이 발생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공동 개발 기술’의 공동소유자는 다른 공동소유자들의 동의 없이 ‘공동개발 기술’을 사용하도록 하고 수익도 분배하지 않기로 합의하는 경우도있지만, 공동소유자도 건별로 다른 공유소유자들과 사용 조건, 수익 분배등을 협의하여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으며, 사전 통지만 하면 ‘공동 개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경쟁이나 분쟁을 예방(예를 들면 공동소유자가 다른 공동소유자의 경쟁사에게 ‘공동 개발 기술’에 대한 실시권을 부여하는 경우 사전에 차단시킬 필요가 있음)하기 위해 사전 동의를 구하도록 하되 수익 분배는 하지 않기로 합의하는 경우도 있다.


4. 연구결과물의 보호 및 권리 확보 문제


가. 기존 기술


‘기존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 등 법적 보호(legal protection)를 받기 위한 조치를 취할 책임은 그 소유자에게 있다. 따라서 ‘기존 기술’에 대한특허 출원 여부, 출원 국가 등은 모두 그 소유자가 결정하고 출원 비용(등록·유지 비용 포함)도 모두 부담해야 할 것이다.


나. 단독 개발 기술


‘단독 개발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도 원칙적으로는 그 소유자가 결정하고 출원 비용이나 출원 업무도 그 소유자의 책임이다.


그러나 앞서 예를 든 것처럼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국가의 기업, 학교,연구소 등은 ‘단독 개발 기술’에 대하여 자국이나 주요 국가에 특허를 출원하더라도, 시장 크기, 보호 필요성, 출원 비용이나 등록·유지 비용 등여러 이유 때문에 한국이나 그 밖의 국가에서의 특허 출원이나 등록을포기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그러한 경우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개발된연구결과물을 사용하여 사업화할 때 해당 ‘단독 개발 기술’의 소유자와사업화를 위한 실시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 기술이 한국이나 다른 특정국가에 특허로 등록되지 않아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만일 국제공동연구 과정에서 만들어진 ‘단독 개발 기술’이 한국이나 특정 국가에 특허로 등록될 필요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소유자가출원을 거부하거나 포기한다면, 다른 참여자가 비용을 부담하여 특허 출원을 하되 그 국가에 등록되는 특허권을 양도 받고 그 소유자에게는 무상의 실시권을 부여하기로 합의하는 경우도 있다.


다. 공동 개발 기술


‘공동 개발 기술’은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동소유자가 공동으로 출원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위 나.항에서 설명한 바와같이, 공동소유자 중 일부가 한국이나 다른 특정 국가에 특허를 출원하기를 거부하거나 포기하는 경우에는 그 국가에서 ‘공동 개발 기술’의 특허 출원이 불가능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한 경우를 대비하여 국제공동연구계약에서 ‘공동 개발 기술’의 공동소유자 중 일부가 특정 국가에서특허 출원을 거부하거나 포기하는 경우 다른 공동소유자들이 그들의 비용으로 특허를 출원하고 특허권도 그들이 공유하며, 출원을 포기한 공동소유자에게는 무상의 실시권만 부여하도록 하는 조항을 넣기도 한다. 또한 출원을 포기한 공동소유자의 ‘공동 개발 기술’에 대한 지분을 다른 공동소유자들이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는 경우도 있다.


5. 준거법 및 분쟁 해결 문제


국제공동연구계약은 여러 국가의 기업, 학교, 연구소들이 당사자로 참여하기 때문에 계약의 해석, 효력, 그 밖의 분쟁 발생 시 어떠한 법을 기준으로할지를 정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준거법(governing law)이라고 한다. 한국의 기업, 학교, 연구소 등은 당연히 한국법에 가장 익숙하기 때문에 한국법을 준거법으로 한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준거법이 계약서 초안을 작성하여 한국의 기업, 학교, 연구소 등에게 넘겨주는 외국 당사자의 자국법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한국의 당사자는 이를 그대로수용하여 서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국제공동연구계약을 협의하고체결하는 한국의 실무담당자들이 준거법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때문일 것이다.


물론 한 나라의 법률이 자국 기업, 학교, 연구소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성되어 있지는 않겠지만, 어떤 경우에는 외국 기업, 학교, 연구소에게자국민과 같은 권리를 부여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 나라에서만 존재하는독특한 법률, 법조항, 법리, 판례, 상관습 등이 존재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한국의 기업, 학교, 연구소는 그러한 독특한 법률, 법조항, 법리, 판례, 상관습 등을 전혀 모르는 반면, 상대방은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익숙하기 때문에, 분쟁이 발생하면 우리에게 여러 모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특히 준거법은 국제중재(international arbitration) 시 중재인(arbitrator)을선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만일 준거법을 상대방의 자국법으로 정하면중재인도 그 나라 법의 전문가를 선정할 수밖에 없고, 그러한 중재인은 결국 그 나라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중재인이 상대방 국가 사람이고 준거법도 상대방 국가법이라면 아무리 국제중재를 한다 하더라도 여러 면에서 상대방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능하면 준거법은 우리에게 유리하도록 협상 초기에는 한국법을주장하되, 합의가 되지 않으면 상대방 국가법이 아니라 제3국법으로 정하여야 할 것이다. 이 때 제3국법으로는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영국법(laws of England)을 많이 선택하기도 하지만, 한국법과 유사하고 한국 변호사들에게 익숙한 일본법이나 독일법을 준거법으로 정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분쟁 해결(dispute resolution) 방법도 상대방 국가의 법원에서 소송(litigation)으로 해결하는 것은 가장 피해야 한다. 상대방 국가의 법원에서소송을 하게 되면 계약이 적용되는 법, 사건을 심리하는 법원과 판사, 재판에서 사용되는 언어, 소송의 절차와 규칙 등 모든 것이 상대방 국가의 것이므로 이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의 기업, 학교, 연구소가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물론 소송대리인을 선임하겠으나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가아니라면 언어 장벽이 있을 수 있고,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원활한 소통이 어려울 수 있으며, 시차도 다르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이 쉽지않을 수도 있다. 또한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우리가 상대방 국가까지 직접가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상대방은그러한 부담이 거의 없다. 따라서 국제공동연구계약에서는 다른 국제계약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분쟁을 중재로 해결하기로 하는 합의를 하게 된다.


중재합의는 분쟁이 발생하면 소송과 중재 중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중재로만 해결하는 것으로 기재되어야 하고, 중재지, 중재기관(중재규정),중재인 수, 중재 언어를 미리 정하여야 한다. 중재지는 가능하면 서울이 가장 좋지만 한국에서 가까운 아시아 주요 도시(도쿄, 홍콩, 싱가폴)도 나쁘지 않다. 중재기관은 대한상사중재원이 가장 좋겠지만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국제상업회의소(ICC)를 많이 선택하며, 홍콩(HKIAC), 싱가폴(SIAC), 런던(LCIA), 미국(AAA/ICDR)의 주요 중재센터도 신뢰할 수 있는 중재기관으로 유명하다. 중재인은 3명으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중재비용이중재인 수에 비례하여 과도하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1명으로 정하기도 한다. 중재 언어는 대부분의 경우 영어로 한다. 중재의 경우 언어를 영어로한다 하더라도 한국의 기업, 학교, 연구소는 현지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여야 하는 소송과 달리 한국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으므로의사소통도 수월한 장점이 있다.


6. 기타


그 외에도 국제공동연구계약에서는 당사자가 많은 경우 프로젝트 관리 및의사 결정에 관한 규칙을 자세히 정할 필요가 있고, 학교나 연구소와 같은비영리기관에서는 논문 발표나 출판 시 보다 자유롭고 폭넓은 권리를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추후 분쟁을 예방하기 위하여 각 당사자가 수행해야 할세부 업무 내역, 일정, 예상 결과물, 기여도 등을 포함한 공동연구계획서를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작성하여 계약서에 첨부할 필요도 있다.



7. 나오며


이와 같이 국제공동연구계약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중요하게고려해야 할 이슈들이 적지 않다. 특히 공동연구 자체보다는 법률적인 문제가 많기 때문에 법률 전문가가 아닌 연구자들끼리 협의하여 계약서를 작성하고 서명하는 일은 가급적 지양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제공동연구를위한 협의를 할 때 사전에 변호사의 자문을 받거나, 계약서 초안 작성 또는 최종안 검토를 변호사에게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변호사의 자문을 받는 것이 여러 가지 사정상 쉽지 않다면, 적어도 위에서 언급된 사항들을 염두에 두면서 국제공동연구를 위한 협의를 하고계약서를 작성한다면 많은 시행착오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1) 만일 한국의 기업, 학교, 연구소가 소위 “슈퍼 갑”의 위치에 있다면 아예 소유권을 양도하도록 요구할 수도 있겠으나, 위탁연구가 아니라 국제공동연구에서는 그러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 국가의 기업, 학교, 연구소는 한국의 기업, 학교, 연구소를 동등한 지위의파트너로 보기 때문에 그러한 요구에 응하지도 않을 것이다.


2) 공동연구개발의 취지를 살려서, 계약서에서는 ‘단독 개발 기술’과 ‘공동 개발 기술’의 소유권을 원칙적으로 구분하여 놓는 대신, 실제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공동연구를 하면서 나오는 연구결과물을 대부분 공동 소유로 하기로 하는 내부적인 합의를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