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조사확정재판 활용성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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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6.08.11
I. 논의의 배경
금융기관이나 기업의 부실책임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의 경우 통상 민법 또는 상법을 근거로 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이사 등의 책임을 추궁하여 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칭함) 제352조1)에서는 비송사건의 일종으로서 법원이 간이·신속하게 법인의 이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존재·내용을 확정하고 이사에 대한 손해배상을 명하는 조사확정재판제도(이하 ‘본 제도’)가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 본 제도는 크게 활용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본 제도를 활용할 경우 예상되는 장점 및 유의점 등을 검토하여 보고자 한다.
Ⅱ. 본 제도 활용 시 예상되는 장점
1. 신속성
일반적으로 소송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의 경우 변론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소송의 과정이 길게는 수년에 이를 정도로 장기화된다. 조사확정재판의 경우 비송절차로서 통상의 소송에 비하여 확정되기까지 단축된 기간을 기대할 수 있다. 기간의 단축은 장기화되는 소송 진행에서 소모되는 비용을 줄여준다.또한, 보전처분과 함께 조사확정재판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경우 부실책임자의 변제 재원이 흩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승소액 대비 집행되는 금액의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
2. 인지 비용 절감 효과
가. 민사소송에 의할 경우 인지액
민사소송 절차에 의할 경우 소송목적의 값(이하 ‘소가’라 함)에 따른 인지세를 계산한 값은 아래와 같다.
나. 조사확정재판 절차에 의할 경우 인지액
대법원 예규에 의하면 조사확정재판신청시 인지액은 1,000원이다.
다. 소결
일반적으로 부실책임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소가는 억단위 이상의 고액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인지액 비용 절감효과가 상당히 유의미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조사확정재판에 대해 불복하여 이의의 소를 상대방이 제기하게 되는 경우에도 이에 대한 인지액은 상대방이 부담하게 되므로 부담을 덜 수 있다.
Ⅲ. 본 제도 활용 시 예상되는 장점
1. 가집행 선고를 받지 못함
조사확정재판 절차에 의할 경우 신청에 의한 결정으로서 판결로 볼 수 없어 가집행의 선고를 결정 주문에서 받지 못하게 된다. 강제집행은 가집행의 선고가 없는 경우 판결이 확정되어야만 할 수 있다. 조사확정재판의 경우 결정서 송달일로부터 1월이 경과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므로 강제집행이 가능하나, 만약 그 기간 안에 상대방으로부터 이의의 소가 제기되는 경우에는 확정되지 않으므로 강제집행 역시 할 수 없다.
조사확정재판의 결과에 대한 불복이 없는 경우에는 가집행선고 여부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나, 만약 결과에 불복하게 되어 이의의 소를 제기하게 되는 경우 강제집행이 늦춰질 수 있다.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청구액에 대해 법원이 이사의 책임 제한 비율을 적용하여 감액하는 등의 이유로 청구액이 전부 인용되지 않는다. 조사확정재판 결과 역시 청구액에 대한 감액이 이루어지게 될 경우 이에 대해 파산관재인이 이의의 소를 제기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게 되면 결과적으로 애초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을 때보다 집행 단계만 늦어지는 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의의 소에 대한 판결은 가집행선고를 하게 되므로, 기존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비하여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2.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적용 안됨
가. 민사소송과 조사확정재판 비교
민사소송에 의할 경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소촉법’이라 함) 제3조 제1항2)이 적용되어 소장 송달 다음날부터 연 20%의 법정이율이 적용된다. 그러나 조사확정재판 절차에 의할 경우 소촉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연 5% (또는 연6%)의 법정이율만 적용된다.
나. 소결
신청인 입장에서는 지연이자에 대하여 소송에 의할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 또한, 지연이율이 낮아 피신청인의 이행을 촉구하는 측면에서 심리적 압박이 덜 되는 것은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부실책임자에 대한 손해배상액 집행금액이 소송승소액의 20~30% 정도밖에 이르지 않기 때문에, 피신청인의 자력상황에 따라 고려되어야 할 경우도 있겠으나 집행 금액이 낮은 현실적인 상황에서 우선시 하여야 할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오히려 지연손해금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인지액에서의 비용 절감과 절차 신속화에 따른 채무자의 변제재원 확보 효과를 이익형량해 보면 감수할 만 하다고 할 것이다.
3. 기타
부실책임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조사확정재판에 대한 선례가 충분하지 않으므로 위 절차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예컨대 어느 기간 정도의 신속성이 담보되는지, 법원이 신청인의 소명의 정도는 어느 정도를 요구할지 등을 비롯하여 선례가 쌓이기 전까지는 가늠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또한 변론절차가 아닌 신속하고 간이한 결정절차에서 고액의 배상을 명하는 것에 대하여 법원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점도 고려하여야 한다.3)
IV. 검토 및 결론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손해배상청구 조사확정재판은 비용절감효과가 확실히 예상되고 신속성도 기대할 수 있으므로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다만, 위 유의점을 고려하였을 때, 우선적으로는 상대방의 불복의 여지가 거의 없고 주장, 입증이 용이한 책임 추궁에 대하여만 조사확정재판 신청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인다. 예컨대, 횡령·배임 등의 형사소송에서 유죄임이 밝혀진 부실책임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가 그러할 것이다.이사의 선관주의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해서도, 판례의 기준이 보다 명확하여지고 이를 반영한 검토가 충분히 이루어지면 조사확정재판제도를 더욱 활발하게 이용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설령 법원의 결정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하더라도, 기각에 대하여는 다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일부 인용에 대하여 파산관재인도 불복할 수 있으므로 감수할 위험이 크지 않다고 본다.
V. 참고자료
법인파산실무(박영사,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 실무연구회 저)
로앤비 온라인 주석서 (http://www.onju.com) - 채무자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
파산법연구3(박영사, 임치용 저)
법원실무제요 민사소송[Ⅰ],[Ⅱ] (법원행정처<2005>)
예금보험공사 통계 (http://www.kdic.or.kr)
1) 제352조 (손해배상청구권 등의 조사확정재판)
①법원은 법인인 채무자에 대하여 파산선고가 있는 경우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파산관재인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이사등에 대한 출자이행청구권이나 이사등의 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존부와 그 내용을 조사확정하는 재판을 할 수 있다.
②파산관재인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청구권이 있음을 알게 된 때에는 법원에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재판을 신청하여야 한다.
③파산관재인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청을 하는 때에는 그 원인되는 사실을 소명하여야 한다.
④법원은 직권으로 조사확정절차를 개시하는 때에는 그 취지의 결정을 하여야 한다.
⑤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청이 있거나 제4항의 규정에 의한 조사확정절차개시결정이 있은 때에는 시효의 중단에 관하여는 재판상의 청구가 있은 것으로 본다.
⑥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사확정의 재판과 조사확정의 신청을 기각하는 재판은 이유를 붙인 결정으로 하여야 한다.
⑦법원은 제6항의 규정에 의한 결정을 하는 때에는 미리 이해관계인을 심문하여야 한다.
⑧조사확정절차(조사확정결정이 있은 후의 것을 제외한다)는 파산절차가 종료한 때에는 종료한다.
⑨조사확정결정이 있은 때에는 그 결정서를 당사자에게 송달하여야 한다.
2)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제3조 (법정이율)
① 금전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심판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을 선고할 경우, 금전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법정이율은 그 금전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장(訴狀)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書面)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의 다음 날부터는 연 100분의 40 이내의 범위에서 「은행법」에 따른 은행이 적용하는 연체금리 등 경제 여건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에 따른다. 다만, 「민사소송법」 제251조에 규정된 소(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채무자에게 그 이행의무가 있음을 선언하는 사실심(事實審)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抗爭)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타당한 범위에서 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3) 파산법연구3 (임치용 저, 박영사) P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