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강소로펌 성공시대 <2> 법무법인 다래 - 조용식 대표 변호사 인터뷰
- 조회수
- 116
- 작성일
- 2014.10.06
강소로펌 성공시대] <2> 법무법인 다래
대형로펌 제치고 지재권 분야 6년째 1위
변호사 절반 이상 이공계 출신
오슬람 특허 무효 이끌어내고 기아차 디자인 표절의혹 씻어줘
중기 특허컨설팅 지원도 앞장
<조용식(53) 법무법인 다래 대표변호사가 22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다래는 영국의 법률 전문지 체임버스앤파트너스가 선정하는 지재권 분야 국내 최고 로펌에 6년 연속 선정되는 등 지재권 분야의 강자로 꼽힌다. 이호재 기자>
램프 제조업체 A사는 2000년대 중반 자체 기술로 개발한 무전극 램프를 출시해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었다. 무전극 램프는 필라멘트와 같은 전극이 없는 램프로 형광램프와 비슷한 광효율을 내면서도 수명이 길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성장세를 타던 A사에 예상치 못한 암초가 나타났다. 2009년 세계적인 조명기구 업체인 독일의 오슬람이 A의 무전극 램프 기술은 자신의 특허 기술을 베낀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던 A사와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오슬람의 소송전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보였다. 더구나 A사의 무전극 램프는 회사의 대표 상품이었기 때문에 소송에서 지면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던 터였다. 당시 특허 전쟁에서 A사를 대리하고 나선 법무법인(로펌)이 다래였다.
특허 소송에서 방어하는 측에겐 두 가지 대응 전략이 있다.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하거나 특허 자체가 새로울 게 없어서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다. 다래는 후자 전략을 택했다. 오슬람의 원천 특허기술이 당시에 나와 있던 여러 기술의 결합에 불과해 무효라고 주장한 것이다.
다래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2011년 특허심판원에서 오슬람의 특허가 무효라는 심판결과를 받아냈고 오슬람은 A기업과 원만하게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에서 다래의 승소 사례는 이뿐이 아니다. 올해 5월 기아자동차의 표절 의혹을 씻어준 대법원 판결도 다래의 작품이다. 기아차의 모든 차종에 적용된 이른바 '호랑이코 그릴' 디자인에 대한 저작권 분쟁에서 1심과 항소심, 대법원에서 모두 승소한 것이다.
다래는 2013년말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를 대리한 영업비밀•프로그램 저작권 침해사건에서 승소해 41억원의 손해배상을 받아내기도 했다. 국내 법원이 특허 권리를 인정하는데 다소 보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손해배상액은 기록적인 수치로 평가된다.
지난 1999년 특허법원 1기 판사 출신인 박승문(54)•조용식(53) 대표변호사가 의기투합해 세운 다래는 변호사와 변리사 수가 40여명인 중소로펌이다. 하지만 지식재산권 분야에서는 대형로펌에 뒤지지 않는 강자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의 유명 법률 전문지 체임버스앤파트너스(Chambers & Partners)가 선정하는 지재권 분야 국내 최고의 로펌에 2008년부터 6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는 점을 봐도 다래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다래는 변호사들이 엄지를 치켜세우는 로펌으로 유명하다.
한 대형 로펌의 지재권 분야 전문 변호사는 "지식재산권 소송과 특허 컨설팅, 중소기업 맞춤형 서비스 등에서 다래는 독보적인 영역을 갖추고 있다"며 "전문성이 강한 분야에서는 대형 로펌도 의뢰인에게 다래를 추천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다래는 소송 대리나 특허 출원 등 대부분 특허 로펌들이 담당하는 지재권 업무를 뛰어넘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데도 앞서나가고 있다. 새로운 특허를 개발하고 싶은데 어떤 기술이 적합한지 고민하는 기업들을 위한 특허컨설팅 서비스가 대표적인 신사업이다. 특정 산업 분야의 특허 기술 흐름을 정리한 '특허맵'을 제시하고 해당 기업이 갖춘 기술 역량을 파악해 '이러이러한 방향으로 신기술 개발에 투자해 보라'며 특허 전략을 짜 주는 것이다. 다래는 특히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으며 현재 100개를 넘는 기업들이 다래의 '코치'를 받고 있다.
다래의 지식재산권전략 사업화팀은 높은 수준의 실전경험과 우수인력을 바탕으로 특허 기반 연구개발(R&D) 사업에도 두각을 나타냈다.
다래의 성공은 철저한 전문화 전략의 결과물이다. 박승문 대표변호사는 "전문병원이 자신만의 전문성으로 종합병원에 맞서듯이 다래도 지재권 분야에서는 다른 로펌이 제공하지 못하는 다양하고 깊이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운영해왔다"고 밝혔다.
이러한 신념 아래 다래는 어떤 산업의 지재권 서비스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기계, 전기, 화학 등 기술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실제로 다래 변호사 중 절반 이상은 이공계 학부 출신이다. 윤정열 변리사의 경우 특허법원 기술심리관과 특허심판원 심판관 경력을 자랑하며 김희근 변리사는 자동차회사에 근무했고 차량기술사 자격도 갖고 있다. 업무를 배분할 때 사건을 수임해온 사람이 아닌 해당 분야를 가장 잘하는 사람에 맡기는 전통도 전문성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기업 기술권리 지켜줬을 때 산업발전 기여 보람 느껴"
조용식 법무법인 다래 대표변호사는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특허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1998년 설립된 특허법원의 1기 판사라는 남다른 경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듬해 '최초의 특허법원 판사'라는 타이틀을 과감히 버리고 변호사로 개업했다. 국내 법원은 2년마다 재판부를 이동해야 하는 터라 지재권에만 매진하기 어려워서다.
결국 1999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지재권 전문 로펌인 다래를 설립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특허법원 판사 경력까지 포함하면 무려 17년간 지재권이라는 한 우물만 파고 있는 셈이다.
조 대표는 지재권에 대한 남다른 열정에 대해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변호사 생활을 하다 보면 '내가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 부가가치가 있는 건가'하는 회의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지재권 분야는 단순히 분쟁의 조력자가 아니라 국가 산업발전에 동참한다는 측면에서 동기부여가 많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외국계 기업의 특허 공세에 맞서 국내 기업의 소중한 기술 권리를 지켜줬을 때나 중소기업과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분야의 특허 출원에 성공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국내 지재권 현실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여전히 지재권 보호 의식이 낮은 현실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식재산권 보호 순위는 60개국 중 40위에 그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지재권 침해 결정이 나와도 손해배상 수준이 굉장히 낮고 형사상 문제가 됐을 때도 실형 선고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미국과 같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을 도입해 지재권 보호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경제] 서민준기자 morandol@sed.co.kr
<원문> http://economy.hankooki.com/lpage/society/201409/e2014092220142293800.htm
대형로펌 제치고 지재권 분야 6년째 1위
변호사 절반 이상 이공계 출신
오슬람 특허 무효 이끌어내고 기아차 디자인 표절의혹 씻어줘
중기 특허컨설팅 지원도 앞장
<조용식(53) 법무법인 다래 대표변호사가 22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다래는 영국의 법률 전문지 체임버스앤파트너스가 선정하는 지재권 분야 국내 최고 로펌에 6년 연속 선정되는 등 지재권 분야의 강자로 꼽힌다. 이호재 기자>
램프 제조업체 A사는 2000년대 중반 자체 기술로 개발한 무전극 램프를 출시해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었다. 무전극 램프는 필라멘트와 같은 전극이 없는 램프로 형광램프와 비슷한 광효율을 내면서도 수명이 길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성장세를 타던 A사에 예상치 못한 암초가 나타났다. 2009년 세계적인 조명기구 업체인 독일의 오슬람이 A의 무전극 램프 기술은 자신의 특허 기술을 베낀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던 A사와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오슬람의 소송전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보였다. 더구나 A사의 무전극 램프는 회사의 대표 상품이었기 때문에 소송에서 지면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던 터였다. 당시 특허 전쟁에서 A사를 대리하고 나선 법무법인(로펌)이 다래였다.
특허 소송에서 방어하는 측에겐 두 가지 대응 전략이 있다.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하거나 특허 자체가 새로울 게 없어서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다. 다래는 후자 전략을 택했다. 오슬람의 원천 특허기술이 당시에 나와 있던 여러 기술의 결합에 불과해 무효라고 주장한 것이다.
다래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2011년 특허심판원에서 오슬람의 특허가 무효라는 심판결과를 받아냈고 오슬람은 A기업과 원만하게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에서 다래의 승소 사례는 이뿐이 아니다. 올해 5월 기아자동차의 표절 의혹을 씻어준 대법원 판결도 다래의 작품이다. 기아차의 모든 차종에 적용된 이른바 '호랑이코 그릴' 디자인에 대한 저작권 분쟁에서 1심과 항소심, 대법원에서 모두 승소한 것이다.
다래는 2013년말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를 대리한 영업비밀•프로그램 저작권 침해사건에서 승소해 41억원의 손해배상을 받아내기도 했다. 국내 법원이 특허 권리를 인정하는데 다소 보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손해배상액은 기록적인 수치로 평가된다.
지난 1999년 특허법원 1기 판사 출신인 박승문(54)•조용식(53) 대표변호사가 의기투합해 세운 다래는 변호사와 변리사 수가 40여명인 중소로펌이다. 하지만 지식재산권 분야에서는 대형로펌에 뒤지지 않는 강자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의 유명 법률 전문지 체임버스앤파트너스(Chambers & Partners)가 선정하는 지재권 분야 국내 최고의 로펌에 2008년부터 6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는 점을 봐도 다래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다래는 변호사들이 엄지를 치켜세우는 로펌으로 유명하다.
한 대형 로펌의 지재권 분야 전문 변호사는 "지식재산권 소송과 특허 컨설팅, 중소기업 맞춤형 서비스 등에서 다래는 독보적인 영역을 갖추고 있다"며 "전문성이 강한 분야에서는 대형 로펌도 의뢰인에게 다래를 추천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다래는 소송 대리나 특허 출원 등 대부분 특허 로펌들이 담당하는 지재권 업무를 뛰어넘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데도 앞서나가고 있다. 새로운 특허를 개발하고 싶은데 어떤 기술이 적합한지 고민하는 기업들을 위한 특허컨설팅 서비스가 대표적인 신사업이다. 특정 산업 분야의 특허 기술 흐름을 정리한 '특허맵'을 제시하고 해당 기업이 갖춘 기술 역량을 파악해 '이러이러한 방향으로 신기술 개발에 투자해 보라'며 특허 전략을 짜 주는 것이다. 다래는 특히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으며 현재 100개를 넘는 기업들이 다래의 '코치'를 받고 있다.
다래의 지식재산권전략 사업화팀은 높은 수준의 실전경험과 우수인력을 바탕으로 특허 기반 연구개발(R&D) 사업에도 두각을 나타냈다.
다래의 성공은 철저한 전문화 전략의 결과물이다. 박승문 대표변호사는 "전문병원이 자신만의 전문성으로 종합병원에 맞서듯이 다래도 지재권 분야에서는 다른 로펌이 제공하지 못하는 다양하고 깊이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운영해왔다"고 밝혔다.
이러한 신념 아래 다래는 어떤 산업의 지재권 서비스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기계, 전기, 화학 등 기술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실제로 다래 변호사 중 절반 이상은 이공계 학부 출신이다. 윤정열 변리사의 경우 특허법원 기술심리관과 특허심판원 심판관 경력을 자랑하며 김희근 변리사는 자동차회사에 근무했고 차량기술사 자격도 갖고 있다. 업무를 배분할 때 사건을 수임해온 사람이 아닌 해당 분야를 가장 잘하는 사람에 맡기는 전통도 전문성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기업 기술권리 지켜줬을 때 산업발전 기여 보람 느껴"
조용식 법무법인 다래 대표변호사는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특허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1998년 설립된 특허법원의 1기 판사라는 남다른 경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듬해 '최초의 특허법원 판사'라는 타이틀을 과감히 버리고 변호사로 개업했다. 국내 법원은 2년마다 재판부를 이동해야 하는 터라 지재권에만 매진하기 어려워서다.
결국 1999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지재권 전문 로펌인 다래를 설립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특허법원 판사 경력까지 포함하면 무려 17년간 지재권이라는 한 우물만 파고 있는 셈이다.
조 대표는 지재권에 대한 남다른 열정에 대해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변호사 생활을 하다 보면 '내가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 부가가치가 있는 건가'하는 회의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지재권 분야는 단순히 분쟁의 조력자가 아니라 국가 산업발전에 동참한다는 측면에서 동기부여가 많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외국계 기업의 특허 공세에 맞서 국내 기업의 소중한 기술 권리를 지켜줬을 때나 중소기업과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분야의 특허 출원에 성공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국내 지재권 현실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여전히 지재권 보호 의식이 낮은 현실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식재산권 보호 순위는 60개국 중 40위에 그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지재권 침해 결정이 나와도 손해배상 수준이 굉장히 낮고 형사상 문제가 됐을 때도 실형 선고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미국과 같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을 도입해 지재권 보호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경제] 서민준기자 morandol@sed.co.kr
<원문> http://economy.hankooki.com/lpage/society/201409/e201409222014229380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