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
지난 5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아래에서는 ‘상가임대차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그 중요 내용은 권리금에 관한 것인데, 권리금을 둘러싸고 앞으로 많은 분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하여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2. 권리금에 대한 종전의 대법원 판례
대법원 판례는 “영업용 건물의 임대차에 수반되어 주고받는 권리금이란 영업시설·비품 등 유형물이나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know-how) 또는 점포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일정 기간 동안의 이용대가”라고 정의해 왔지만, 권리금이 임대차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으며, 임차인과 후속 임차인 사이에서 권리금이 수수된 경우는 물론, 심지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였더라도 “그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수 또는 약정기간 동안의 이용이 유효하게 이루어진 이상 임대인은 그 권리금의 반환의무를 지지 아니한다.”고 판시해 왔다.1)
3. 개정 상가임대차법에서 권리금보호규정을 신설하였다.
이러한 대법원 판례는 권리금 수수와 관련된 그 동안의 상거래 관행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리금에 대하여 아무런 보호가 주어지지 않음으로써 권리금을 주고 영업용건물을 임차한 상인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준다는 현실적인 문제점이 있었고,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권리금을 보호해 줄 것인지, 보호해 준다면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상당 기간 많은 논의가 있었으며, 이러한 논의들이 이번 상가임대차법 개정에 반영되었다고 할 것이다.
가. 권리금과 권리금계약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개정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3은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에서 영업을 하는 자 또는 영업을 하려는 자가 영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대가로서 임대인, 임차인에게 보증금과 차임 이외에 지급하는 금전 등의 대가”를 권리금으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권리금계약으로 정의하였다.
나. 상가임대차법에서 권리금은 어떤 방식으로 보호되는가?
권리금을 보호하는 방식에는,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식,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하는 것을 임대인이 방해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 등이 있을 수 있는바, 개정법 제10조의4 제1항은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①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수수하는 행위, ②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 하여금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 ③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④그 밖에 정당한 사유2)없이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10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3)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함으로써,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하는 것을 임대인이 방해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부여하였다.
다.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는 경우 임대인은 어떠한 책임을 지고 그 책임의 한도는 어디까지인가?
만약 임대인이 위에서 본 금지행위를 함으로써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여 임차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4) 그러나 이 경우 손해배상액은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한다(제10조의4 제3항).
라. 임차인은 자신이 권리금을 받기 위해서 임대인에게 어떠한 행위를 해야 하는가?
그리고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회수하려면,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의 보증금 및 차임을 지급할 자력 또는 그 밖에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할 의사 및 능력에 관하여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제10조의4 제5항).
마. 개정법 시행시기와 적용 범위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규정은 개정법 공포일(2015. 5. 13.)부터 시행되는데5), 시행 당시 존속 중인 임대차부터 적용된다(부칙 제3조).
4. 권리금수령 보호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상가임대차
이상과 같이, 개정 상가임대차법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하고는 있지만, 모든 경우의 권리금 회수를 보호하는 것은 아니다. 즉, 현재의 임차인이 후속임차인을 물색하여 신규임차인에 대한 정보를 임대인에게 제공한 경우에 한하여 현재의 임차인에게 권리금 회수 기회가 주어지며, 이러한 보호 요건에 해당하더라도,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이 유통산업발전법 제2조에 따른 “대규모 점포”6), 또는 “준대규모 점포”7)의 일부인 경우, 국유재산법에 따른 “국유재산” 또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따른 “공유재산”인 경우에는 귄리금 회수기회 보호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함을 유의하여야 한다(제10조의 5).
5. 기타사항
그 외에 개정법에는 임차인의 차임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에는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규정(제10조의 8), 임대인 또는 임차인에게, 차임 또는 보증금이 임차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그 밖의 부담의 증감이나 경제 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에는 상대방에 대하여 차임 또는 보증금에 대하여 증감을 청구할 수 있는 규정(동법 제11조), 표준권리금계약서 권장 규정(제10조의 6), 권리금평가기준 고시 규정(제10조의 7) 등이 신설되었다.
1)대법원 2013.12.26. 선고 2013다63257 판결 등
2)다음의 사유를 말함 ( 제10조의4 제2항 )
1.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보증금 또는 차임을 지급할 자력이 없는 경우
2.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할 우려가 있거나 그 밖에 임대차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3.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
4. 임대인이 선택한 신규임차인이 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고 그 권리금을 지급한 경우
3) 제10조(계약갱신 요구 등)
①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3.8.13.>
1.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2. 임차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3. 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4.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轉貸)한 경우
5. 임차인이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
6.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가 멸실되어 임대차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7. 임대인이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하기 위하여 목적 건물의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경우
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사시기 및 소요기간 등을 포함한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임차인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그 계획에 따르는 경우
나. 건물이 노후·훼손 또는 일부 멸실되는 등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경우
다.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 또는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경우
8. 그 밖에 임차인이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4) 이 경우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는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한다(동조 제4항).
5) 다만, 제4조의 개정규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부칙 제1조).
6) 다음 각 목의 요건을 모두 갖춘 매장을 보유한 점포의 집단으로서 별표에 규정된 것
가. 하나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둘 이상의 연접되어 있는 건물 안에 하나 또는 여러 개로 나누어 설치되는 매장일 것
나. 상시 운영되는 매장일 것
다. 매장면적의 합계가 3천 제곱미터 이상일 것
<별 표>
가. 대형마트: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용역의 제공장소(이하 "용역의 제공장소"라 한다)를 제외한 매장면적의 합계가 3천제곱미터 이상인 점포의 집단으로서 식품·가전 및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점원의 도움 없이 소비자에게 소매하는 점포의 집단
나. 전문점: 용역의 제공장소를 제외한 매장면적의 합계가 3천제곱미터 이상인 점포의 집단으로서 의류·가전 또는 가정용품 등 특정 품목에 특화한 점포의 집단
다. 백화점: 용역의 제공장소를 제외한 매장면적의 합계가 3천제곱미터 이상인 점포의 집단으로서 다양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현대적 판매시설과 소비자 편익시설이 설치된 점포로서 직영의 비율이 30퍼센트 이상인 점포의 집단
라. 쇼핑센터: 용역의 제공장소를 제외한 매장면적의 합계가 3천제곱미터 이상인 점포의 집단으로서 다수의 대규모점포 또는 소매점포와 각종 편의시설이 일체적으로 설치된 점포로서 직영 또는 임대의 형태로 운영되는 점포의 집단
마. 복합쇼핑몰: 용역의 제공장소를 제외한 매장면적의 합계가 3천제곱미터 이상인 점포의 집단으로서 쇼핑, 오락 및 업무 기능 등이 한 곳에 집적되고, 문화·관광 시설로서의 역할을 하며, 1개의 업체가 개발·관리 및 운영하는 점포의 집단
바. 그 밖의 대규모점포: 제 가호부터 제 바호까지의 규정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점포의 집단으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
(가) 용역의 제공장소를 제외한 매장면적의 합계가 3천제곱미터 이상인 점포의 집단
(나) 용역의 제공장소를 포함하여 매장면적의 합계가 3천제곱미터 이상인 점포의 집단으로서 용역의 제공장소를 제외한 매장면적의 합계가 전체 매장면적의 100분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점포의 집단. 다만,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매장면적의 100분의 10의 범위에서 용역의 제공장소를 제외한 매장의 면적 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
7)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점포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
가. 대규모점포를 경영하는 회사 또는 그 계열회사(「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계열회사를 말한다)가 직영하는 점포
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회사가 직영하는 점포
다. 가목 및 나목의 회사 또는 계열회사가 제6호가목에 따른 직영점형 체인사업 및 같은 호 나목에 따른 프랜차이즈형 체인사업의 형태로 운영하는 점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