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9. 2. 21 선고 2017후2819 전원합의체 판결 [등록무효(특)] [공 2019상,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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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9.06.24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가. (1)구 특허법(2013. 3. 22. 법률 제116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33조 제1항 전문은 “이해관계인 또는 심사관은 특허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이해관계인이란 당해 특허발명의 권리존속으로 인하여 법률상 어떠한 불이익을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어 그 소멸에 관하여 직접적이고도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을 말하고, 이에는 당해 특허발명과 같은 종류의 물품을 제조ㆍ판매하거나 제조ㆍ판매할 사람도 포함된다. 이러한 법리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허권의 실시권자가 특허권자로부터 권리의 대항을 받거나 받을 염려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가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다.
(2)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특허권의 실시권자에게는 실시료 지급이나 실시 범위 등 여러 제한 사항이 부가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실시권자는 무효심판을 통해 특허에 대한 무효심결을 받음으로써 이러한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특허에 무효사유가 존재하더라도 그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기까지는 그 특허권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함부로 그 존재를 부정할 수 없으며, 무효심판을 청구하더라도 무효심결이 확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러한 이유로 특허권에 대한 실시권을 설정받지 않고 실시하고 싶은 사람이라도 우선 특허권자로부터 실시권을 설정받아 특허발명을 실시하고 그 무효 여부에 대한 다툼을 추후로 미루어 둘 수 있으므로, 실시권을 설정받았다는 이유로 특허의 무효 여부를 다투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3) 이와 달리 실시권자라는 이유만으로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1977. 3. 22. 선고 76후7 판결, 대법원 1983. 12. 27. 선고 82후58 판결을 비롯한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나.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명칭을 “AMVP 모드에서 영상 부호화 방법”으로 하는 이 사건 특허 발명(특허등록번호 생략)의 특허권자로서, 동영상 관련 표준특허풀인 MPEG LA(www.mpegla.com)의 'HEVC Patent Portfolio License' 프로그램(이하 'HEVC 라이선스 프로그램'이라 한다)에 이 사건 특허권을 등재하여 라이선서(Licensor)로 등록되어 있다.
(나) 피고는 HEVC 라이선스 프로그램에 자신의 특허권을 등재한 라이선서(Licensor)임과 동시에 위 특허풀 목록에 있는 특허발명을 실시할 권리를 가진 라이선시(Licensee)로 등록된 자로서, 이 사건 특허발명과 같은 종류의 동영상 압축기술을 사용한 영상 관련 물품을 제조ㆍ판매하는 자이다.
(다)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는 경우에는 HEVC 라이선스(license) 계약 제6.1조에 따라 원고와 MPEG LA 사이의 계약은 실효되고, 이 사건 특허발명은 HEVC 라이선스 프로그램에서 제외되므로, 피고로서는 아무런 제약없이 이 사건 특허발명을 실시할 수 있게 된다.
(2)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특허발명의 실시권자로서 특허발명의 권리존속으로 인하여 법률상으로 불이익을 입어 그 소멸에 관하여 직접적이고도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한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무효 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당사자가 변론종결 후 주장ㆍ증명을 제출하기 위하여 변론재개신청을 한 경우 당사자의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 그러나 변론재개신청을 한 당사자가 변론종결 전에 그에게 책임을 지우기 어려운 사정으로 주장ㆍ증명을 제출할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하였고, 그 주장ㆍ증명의 대상이 판결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주요한 요증사실에 해당하는 경우 등과 같이, 당사자에게 변론을 재개하여 그 주장ㆍ증명을 제출할 기회를 주지 않은 채 패소의 판결을 하는 것이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에서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민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절차적 정의에 반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변론을 재개하고 심리를 속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법원이 변론을 재개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예외적인 요건 등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후436 판결, 대법원 2018. 7. 26. 선고 2016두4578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변론종결 전에 원고에게 책임을 지우기 어려운 사정으로 원고가 주장ㆍ증명을 제출할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하였고, 그 주장ㆍ증명의 대상이 판결의 결과를 좌우할 만큼 주요한 요증사실에 해당하는 등 원심법원이 변론을 재개하여 심리를 속행해야 할 예외적인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원심 변론종결 후 참고서면을 제출하였음에도 원심이 변론을 재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변론재개의 필요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원심은 이 사건 특허발명의 특허출원서에 '우선권 주장의 취지 및 이 사건 선출원의 표시'가 기재되지 않아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하여 구 특허법 제55조 에 따른 우선권 주장의 효력이 인정될 수는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하여 구 특허법 제29조 제2항 또는 제29조 제3항 본문의 규정을 적용할 때에는 구 특허법 제52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사건 모출원의 국제출원일인 2012. 1. 20.에 출원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특허법 제52조 제2항, 제55조 제2항의 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관하여
확대된 선출원에 관한 구 특허법 제29조 제3항에서 규정하는 발명의 동일성은 발명의 진보성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양 발명의 기술적 구성이 동일한가 여부에 의하되 발명의 효과도 참작하여 판단할 것인데, 기술적 구성에 차이가 있더라도 그 차이가 과제해결을 위한 구체적 수단에서 주지ㆍ관용기술의 부가ㆍ삭제ㆍ변경 등에 지나지 아니하여 새로운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 정도의 미세한 차이에 불과하다면 양 발명은 서로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1. 6. 1. 선고 98후1013 판결,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후145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 사건 특허발명의 특허청구범위 제7항의 한정사항과 선행발명 1의 대응되는 구성은 '공간 AMVP 후보자의 움직임 벡터가 현재 예측 유닛의 크기 및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특허법 제29조 제3항의 확대된 선출원 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원장 김명수(재판장) 대법관 조희대 권순일 박상옥 이기택(주심) 김재형 박정화 안철상 민유숙 김선수 이동원 노정희 김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