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침해 대상행위자가 실시권자인 경우 그 실시권자에게 전용품을 제작ㆍ납품한 행위가 간접침해를 구성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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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9.09.25
대법원 2019. 2. 28. 선고 2017다290095 판결[손해배상(지)]에 대하여
1. 사안의 개요
가. 원고는 2004. 9. 15. A회사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 사건 실시계약을 체결하였다.
- 원고는 A회사에게 A회사에 속하며 “구분 가능한 시행 장소(a distinct operational location)"에서 ‘마찰이동 용접방법 등’이라는 명칭의 방법의 발명인 이 사건 특허발명의 공정을 비독점적으로 사용할 것을 허락한다.
- A회사는 "다른 자에게 사용권을 허락할 수 없다(shall not have the right to sub-license any party)".
나. 피고는 2002. 10. 29.부터 2014. 2. 28.까지 A회사에게 마찰교반용접기22대 등을 제작·납품하였다
다. 원고는 2015. 12. 11.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하여, 피고가이 사건 특허발명에만 사용되는 마찰교반용접기들을 제작하여 A회사에게 납품하였고, 그 과정에서 이 사건 특허발명을 사용하여 마찰교반용접기의 검수·시연을 하였는데, 이러한 피고의 각 행위는 원고 특허권의 간접침해 또는 직접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7. 6. 16. 피고의 간접침해를 인정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6억 8,000만 원 상당을 지급하라는 일부 승소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6. 7. 8. 특허법원에 항소하였다.
마. 특허법원은 2017. 11. 16. 피고의 위 각 행위가 간접침해 또는 직접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7. 12. 13. 대법원에 상고하였다.
바. 대법원은 2019. 2. 28.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2. 대법원 판결(대상 판결)의 요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직접침해 대상행위자가 실시권자인 경우 그 실시권자에게 전용품을 제작ㆍ납품한 행위가 간접침해를 구성할 수 있는지 여부로서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가.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1) 특허법 제127조 제2호는 특허가 방법의 발명인 경우 그 방법의 실시에만사용하는 물건을 생산․양도․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그 물건의 양도 또는 대여의청약을 하는 행위를 업으로서 하는 경우에는 특허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간접침해 제도는 어디까지나 특허권이 부당하게 확장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실효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4다42110 판결 등 참조).
방법의 발명(이하 ‘방법발명’이라고 한다)에 관한 특허권자로부터 허락을 받은 실시권자가 제3자에게 그 방법의 실시에만 사용하는 물건(이하 ‘전용품’이라고 한다)의 제작을 의뢰하여 그로부터 전용품을 공급받아 방법발명을 실시하는 경우에 있어서 그러한 제3자의 전용품 생산․양도 등의 행위를 특허권의 간접침해로 인정하면, 실시권자의 실시권에 부당한 제약을 가하게 되고, 특허권이 부당하게 확장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특허권자는 실시권을 설정할 때제3자로부터 전용품을 공급받아 방법발명을 실시할 것까지 예상하여 실시료를책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당해 특허권의 가치에 상응하는 이윤을 회수할 수 있으므로, 실시권자가 제3자로부터 전용품을 공급받는다고 하여 특허권자의 독점적 이익이 새롭게 침해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방법발명에 관한 특허권자로부터 허락을 받은 실시권자가 제3자에게 전용품의 제작을 의뢰하여 그로부터 전용품을 공급받아 방법발명을 실시하는 경우에 있어서 그러한 제3자의전용품 생산․양도 등의 행위는 특허권의 간접침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원심은, 피고가 방법발명인 이 사건 특허발명의 통상실시권자인 A회사로부터 의뢰를 받아 A회사에게 이 사건 특허발명의 전용품인 마찰교반용접기를 제작․납품한 행위가 이 사건 특허발명에 관한 원고의 특허권을 간접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특허권 간접침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잘못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원심은 피고가 A회사에게 마찰교반용접기를 제작․납품하는 과정에서 마찰교반용접기의 성능을 확인할 목적으로 이 사건 특허발명을 사용하여 검수․시연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이어서 피고가 이 사건 특허발명의 통상실시권자인 A회사에게 마찰교반용접기를 제작․납품하는 행위가 이 사건 특허발명에 관한 원고의 특허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이상, 그러한 제작․납품행위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위와 같은 검수․시연행위가 별도로 이 사건 특허발명에 관한 원고의 특허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특허권 침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없다.
3. 대상 판결의 의의
대상 판결은 직접침해 대상행위자가 실시권자인 경우 그 실시권자에게 전용품을 제작ㆍ납품한 행위가 간접침해를 구성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최초로 설시한 것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대상 판결이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간접침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특허권자가 실시권자의 통상적인 실시태양에 부당한 제한을 가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서 타당하다고 할 것입니다. 특허법원 판결에서는 특허권자가 약정을 통하여 실시권자에게 위와 같은 행위를금지할 수는 있으나, 원고가 그러한 제한을 부가하였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특허권자가 약정을 통하여 실시권자의 일정한 실시 태양을 제한할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 만일 특허권자가 실시권을 허여하면서 실시 태양을 일정하게 제한하고 싶다면 실시계약에 명확하게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